민주주의적 집중주의(Democratic Centralism―이하 민주집중제)는 노동자계급운동의 중요한 이론중 하나이다. 이것은 1906년 러시아 혁명 과정에서 러시아 사회민주노동당에 의해 당의 조직원리로서 채택되었고, 이후 코민테른 제2차 대회에 이르러서는 세계공산주의운동의 일반적인 조직원리로 발전하였으며, 사회주의국가들에서 민주집중제는 당조직 원리를 넘어 사회주의국가조직의 원리로까지 발전하였다.

이렇듯 당의 조직부터 사회주의 건설의 과정에 이르는 역사적 발전과정을 지나왔기 때문에 민주집중제는 비록 현실 사회주의진영의 ‘쓰라린 패배’에도 불구하고 또한 자율주의류의 비난―‘민주집중제 : 민주주의의 탈을 쓴 강제적인 집중수단’ 등의―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노동자계급운동(조직)의 기본원리 중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¹⁾

그런데 현재 이러한 민주집중제가 우리에게는 노동자계급운동의 훌륭한 전통으로서 혹은 노동자계급운동의 발전을 위한 이론으로서 이용되고 있지 못하다. 오히려 이것은 작년과 올해 보건의료노조의 만행과 최근 민주노총 대의원 대회의 파행적 진행에서도 볼 수 있듯이, 사회적 합의주의를 표방하는 기회주의자들에 의해 처음에는 자신들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관철하려는 수단으로 이후에는 자기정당성 확보의 근거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민주집중제는 사회적 합의주의자들에 의해 자신들을 정당하게 비판하는 사람들에 대한 비난의 무기로까지 활용되고 있다. 물론 사회적 합의주의에 대한 정당한 반대자들은 비록 현재 소수이지만 이들 비난에 대해 올바르고 당당하게 반비판하고 있으며, 정당한 행동으로 맞서고 있지만 실천적으로 미숙한 면이 보이고 이론적으로도 좀 더 검토해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글은 민주집중제에 대한 이론적 검토를 하려 한다. 이를 통해 민주집중제가 뜻하는 진정한 뜻이 무엇인가를, 특히 민주집중제의 여러 원리 중 중요한 하나인 “비판의 자유와 행동의 통일”의 원리에 대한 레닌의 사상을 중심으로 다루어 조직통합의 원리로서 민주집중제의 의미와 이를 실현하는 구체적 방법을 알아보고자 한다.

이것을 통해 우리는 어떤 연유에서든 현재 노동자 대중에 대한 지도성을 확보하고 있어 ‘다수의 대중적 힘’을 갖고 있고 또 그것을 근거로 현재 민주노총 및 노동조합의 상층부를 구성하고 있는 사회적 합의주의자들이 민주집중제라는 노동자계급의 조직원리를 어떻게 왜곡하고 있는가를, 그래서 현재 다수라는 힘을 이용하여 자신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관철하려드는 것을 통해 결국 조직을 분열로 몰아간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또한 이 글을 통해 우리―현재에는 올바름에도 불구하고 비록 소수에 속해있지만 머지않아 그 올바름으로 인해 다수가 될 우리―는 소수파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이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1. 들어가며 ― 단결

맑스는 이렇게 말했다.

자본은 집적된 사회적 힘인 데 반해,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력을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자본과 노동 사이의 계약은 결코 공정한 조건으로 맺어질 수 없다. 한편에는 물질적 수단 및 노동 수단의 소유를 두고 다른 한편에는 살아 있는 생산적 에너지를 두는 사회의 관념으로 보더라도 공정한 조건으로 맺어질 수 없다. 노동자의 유일한 사회적 힘은 그 수이다. 그러나 그 수의 힘은 단결되어 있지 않으면 꺾인다. 노동자가 단결하지 못하는 것은 그들 자신들 사이의 불가피한 경쟁에서 생겨나서 영속화된다.(강조 원문)²⁾

“집적된 사회적 힘”인 자본과는 달리  “노동자의 유일한 사회적 힘은 그 수이”며 이것은 단결되어 있어야 나타난다. 따라서 노동자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단결해야 한다. 그리고 “노동자가 단결하지 못하는 것은”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지만, 그것은 “그들 자신들 사이의 불가피한 경쟁에서 생”긴다. 그런데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것은 노동자들 자신들에게 경쟁은 의지와 의식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것이며 또한 노동자로서 살아가는 데 있어서 경쟁은 이미 조건으로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업의 발전과 더불어 프롤레타리아트는 단지 수적으로만 증가하는 것이 아니다; 프롤레타리아트는 더 커다란 대중으로 집결되며, 그 세력이 증대하고, 자신의 힘을 점점 더 자각하게 된다. … ; 개별 노동자와 개별 부르주아 사이의 충돌들은 점점 더 두 계급들의 충돌이라는 성격을 띤다. 노동자들은 부르주아에 대항하는 연합들을 형성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 노동자들은 때때로 승리하나, 그것은 단지 일시적일 뿐이다. 그들의 투쟁들의 진정한 성과는 직접적인 전과(戰果)가 아니라 노동자들의 더욱더 확대되는 단결이다. … 프롤레타리아들의 계급에로의, 또 따라서 정당에로의 이 조직화는 노동자 자신들 사이의 경쟁에 의해서 매번 다시 파괴된다. 그러나 이 조직화는 매번 다시 더 강하게 더 견고하게 더 힘있게 발생한다.³⁾

부르주아 계급의 존립과 지배의 본질적 조건은 개인의 수중으로의 부의 누적, 즉 자본의 형성과 증식이다; 자본의 조건은 임금노동이다. 임금 노동은 오로지 노동자들 상호간의 경쟁에 근거한다. 부르주아지를 그 무의지적 무저항적 담지자로서 가지고 있는 바의 공업의 진보는 경쟁으로 말미암은 노동자들의 고립화 대신에 연합에 의한 노동자들의 혁명적 단결을 가져온다. 이리하여 대공업의 발전과 더불어, 부르주아지가 생산하며 생산물들을 전유하는 그 기초 자체가 부르주아지의 발 밑에서 무너져 간다. 부르주아지는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의 매장인을 만들어 낸다. 부르주아지의 몰락과 프롤레타리아트의 승리는 다 같이 불가피하다.⁴⁾

노동자계급은 자신들의 해방을 위해 단결을 이루어내야 한다. 그런데 자본주의사회에서 노동자들간의 ‘경쟁은 불가피’하고 경쟁은 노동자계급의 단결을 방해한다. 이러한 노동자계급의 불가피한 경쟁은 “프롤레타리아들의 계급에로의, 또 따라서 정당에로의” “조직화”까지 파괴한다. 그러나 비록 노동자계급의 단결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가능하며, 이 또한 불가피한 일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려는 노력을 매순간 경주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임무이다.

  만국의 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

2. 조직통합원리로서의 민주집중제

러시아 혁명 과정에서 민주집중제가 공식적으로 언급된 것은 1905년 12월 볼셰비키 협의회에서였다. 협의회는 ‘민주주의적 중앙집중제’를 결의하고 이를 실시하도록 권고했다. 또한 이것은 이후 러시아 사회민주 노동당 제4차(통일)대회에서 당규약으로 채택되었다.

러시아 사회민주노동당은 1903년 제2차대회를 거치면서 볼셰비키와 멘셰비키로 분열하게 된다. 이러한 분열은 계속되었으며 1905년 1월 9일 피의 일요일 이후 혁명의 도화선에 불이 당겨진 후에까지도 지속되었다. 결국 혁명적 시기의 전술을 결정해야 했던 4월의 제3차대회는 볼셰비키만의 대회가 되었으며, 1905년 제1차 러시아 혁명은 이후 실패하게 된다.

제3차대회 이전부터 또 이후에는 더욱더 많은 당원들이 당의 통일을 요구하였으며, 1905년 러시아 혁명의 경험은 당의 통합의 필요성을 절대적으로 강제하였고, 이에 따라 통합과 관련하여 많은 논의가 이루어졌다. 또한 비록 실패한 혁명이었지만 대중의 혁명적 자발성에 대한 경험과 혁명적 투쟁의 과정에서 확보된 ‘자유’와 활동조건들의 변화는 조직 통합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민주집중제’는 이러한 과정에서 확립되어 갔다.

레닌은 볼셰비키들만의 대회가 되어버린 제3차 대회에 대한 보고를 하면서 러시아 사회민주노동당의 분열을 개탄한다. 또한 당의 통일․통합을 강조하면서 제3차대회는 “소수파가 하나의 당에서 다수파와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모든 조치를 취”한 것으로 “모든 소수의 권리에 대한 정확하고 명확한 보장, 당 규약에 체현되어 있어 모든 당원들에게 구속력을 갖는 보장을 제공”하는 것 등을 통해 이를 실현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했다고 주장한다.

소수파는 이제 논쟁과 차이가 조직파괴로 귀결되지 않는 한, 그것들이 건설적 사업을 방해하거나 우리의 힘을 분열시키지 않고 또 전제와 자본가들에 대항하는 일치된 투쟁을 방해하지 않는 한, 자신의 견해를 옹호하고 이데올로기 투쟁을 수행할, 당 규약에 의하여 보장된 무조건적인 권리를 가진다.⁵⁾

레닌은 얼마 후 당의 분열이 끝나기를 원한다는 내용의 편지에 대해 답하며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분열에 종지부를 찍으려는 단순한 열망으로는 그것을 끝내기에는 충분하지 못하다. 그것을 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필요하다. 분열에 종지부를 찍는 것은 단일한 조직으로 통합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분열을 빨리 끝내기를 진정으로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든(“노동자”가 했으며 또한 예를 들어 플레하노프가 자신이 늪지파에 속해 있음을 깨달은 이래로 했듯이) 분열에 관한 불평, 비난, 맞비난, 절규, 열변에 그쳐서는 안된다. ― 그는 그런 공통의 단일한 조직의 유형을 즉시 개발하기 시작해야만 한다.⁶⁾

레닌에게 있어서도 당의 통합은 매우 중요한 문제인데 당시에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모두에게 절대적 구속력을 갖는 조직적 규범, 당 규약이 규정되어야 한다; 두 번째로, 팽팽히 필적하는 모든 지방 및 중앙 당 조직들과 기관들이 통합되어야 한다.⁷⁾

고 하며

지금까지 오직 R. S. D. L. P. 3차 대회만이 어떠한 소수파의 권리도 구조적으로 보장하는 규약을 제정함으로써 첫 번째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했다.⁸⁾

고 한다. 그리고 당 통일을 위한 기본적 원칙들로 다음의 것들을 제시한다.

우리는 조직의 기본적 원칙, 우리 견지에서 통합을 위해 필요한 것의 승인을 기꺼이 반복할 준비가 되어 있다 : 1) 다수에 대한 소수의 복종(인용부호 속에 “소수파”와 “다수파”와 혼동하지 말 것! 여기서 우리는 당 조직의 일반의 원칙을 다루고 있지 “소수파”와 “다수파”의 통합을 다루고 있지 않은데, 그것에 관해 우리는 나중에 말할 것이다. 추상적으로 말하자면 대등한 수의 “멘셰비키들”과 “볼셰비키들” 사이의 통합을 떠올리는 것이 가능하지만, 그러한 통합조차도 다수에 대한 소수의 복종이 원칙적으로 그리고 의무적으로 승인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2) 대회, 즉 정당하게 권한을 부여받은 모든 조직에서 선출된 파견원들의 회의는 당의 최고기관이어야 한다; 게다가, 이 선출된 파견원들의 어떠한 결정도 최종적이어야 한다(이것은 민주주의적 대의제의 원칙인데, 그 결정들이 승인구조 즉 국민투표에 복종되는 자문적 협의회의 원칙과 반대된다). 3) 당의 중앙기관(또는 위원들)에 대한 선거는 직접투표로 되어야 하며 또한 대회에서 거행되어야 한다. 대회 밖에서의 선거, 2단계 선거 등은 허용될 수 없다. 4) 지방과 중앙의 모든 당 출판물은 당 대회와 당의 적절한 중앙 또는 지방 조직에 완전히 통제되어야 한다. 당과 조직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당 출판물의 존재는 허용될 수 없다. 5) 당원자격이 내포하는 것에 관한 절대적으로 명백한 규정이 있어야 한다. 6) 마찬가지로, 어떠한 당 소수파의 권리도 당 규약에 명백하게 규정되어야 한다.⁹⁾

아직까지는 민주집중제에 대한 명확한 언급은 없지만, 소수파의 권리에 대한 부분이 중요하게 언급되며 새롭게 강조된다. 이처럼 민주집중제는 조직통합을 위한 노력의 과정과 동반하여 발생한 것이다. 레닌은 조직의 통합․통일을 위해서는 먼저 “다수에 대한 소수의 복종”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하고 이것은 “원칙적으로 그리고 의무적으로 승인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것이 지켜지지 않으면 그것은 당, 한걸음 더 나아가 조직이 아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머물며 이것만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는 더 나아가야 한다. 그것은 새롭게 강조된 소수파의 권리와 관련된 것이다.

3. 다수에 대한 소수의 복종

레닌이 제3차대회에 대한 보고에서 언급한 “모든 소수의 권리에 대한 정확하고 명확한 보장, 당 규약에 체현되어 있어 모든 당원들에게 구속력을 갖는 보장”이라는 주장이나 조직통합을 위해 제시한 여섯 가지 기본적 원칙의 여섯 번째인 “어떠한 당 소수파의 권리도 당 규약에 명백하게 규정되어야 한다”는 것은 모두 소수파의 권리와 관련된 것으로 이것은 당의 통일․통합을 위한 노력에서 매우 중요한 원칙이다. 여기서 소수파의 권리에 대한 것을 강조하는 것은 이것이 민주집중제라는 조직 원리의 형성과 내용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또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다수에 대한 소수의 복종”이란 기본적 원칙은 이미 이전부터 주장되어오던 것으로 새로운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른바 “(중앙)집중주의제”의 시절부터의 표현이다. 하지만 여기서 “다수에 대한 소수의 복종”이라는 원칙을 살펴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앞서 레닌이 제시한 통일을 위한 기본적 원칙의 첫 번째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이기 때문이다.

레닌은 러시아 사회민주노동당 제2차대회를 마친 후 그것을 평가하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강령과 전술문제에 대한 통일은 당 통일을 위한, 당 사업의 중앙집중화를 위한 필요조건이긴 해도 충분조건은 결코 아니다(위대하신 조물주여, 모든 개념들이 혼동되어 있는 오늘날 어떤 초보적인 것들을 한 자 한 자 읽어 나가야 한단 말인가!). 후자는 그 위에 조직의 통일을 요구하며, 그것은 단순한 가족적 서클 이상의 어떤 것으로 성장한 하나의 당에서는 형식적 규약 없이는, 소수파의 다수파에 대한 그리고 부분의 전체에 대한 복종 없이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¹⁰⁾

레닌은 같은 글에서 ‘신��이스크라��’의 조직문제에 대한 기회주의를 비판하면서 이를 강한 어조로 다시 한번 반복한다.

조직문제에서의 추수주의는 무정부주의적 지식인이(최초에는 우연적이었을 수도 있는)무정부주의적 탈선을 견해의 체계로, 원칙의 특수한 차이로 격상시키기 시작할 경우 그의 근성의 자연스럽고도 불가피한 산물이다. 동맹대회에서 우리는 이러한 무정부주의의 발단을 목격했다; 신��이스크라��에서 우리는 그것을 견해의 체계로 격상시키는 시도를 목격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들은 사회민주주의 운동에 동참하는 부르주아 지식인들의 견해의 관점과 자신의 계급적 이해를 자각하게 된 프롤레타리아의 견해의 관점 사이의 차이에 대해 이미 당 대회에서 말해졌던 것을 두드러지게 확인시켜 준다. 예를 들어, 이와 동일한 신��이스크라��의 “실천적 활동가”는―우리가 이미 친숙해진 심오함으로―내가 당을 중앙위원회라는 형태를 띤 한 지배인에 의해 지도되는 “하나의 거대한 공장으로” 보이게 한다고 공공연히 비난한다. “실천적 활동가”는 자신의 이 무시무시한 말이 즉각적으로 프롤레타리아 조직의 실천이나 이론 모두에 친숙하지 못한 부르주아 지식인들의 근성을 무심코 드러낸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공장은 일부 사람들에게는 단지 요괴로 여겨지지만, 그것은 프롤레타리아트를 단결시키고 단련시키며, 그들에게 조직하라고 가르치며, 그들을 고생하고 착취당하는 주민의 모든 다른 부문들의 선두에 위치시켜온 자본주의적 협업의 그 최고형식을 대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맑스주의, 자본주의에 의해 훈련받은 프롤레타리아트의 이데올로기는 불안정한 지식인들에게 착취의 수단으로서의 공장(기아의 공포에 기초한 규율)과 조직의 수단으로서의 공장(기술적으로 고도하게 발전된 생산 형식의 조건들에 의해 결합된 공동 노동에 기초한 규율)을 구별하라고 가르쳤으며 또한 가르치고 있다. 부르주아 지식인들에게는 그렇게도 힘겨운 것인 규율과 조직이 프롤레타리아트에게는 바로 이 공장이라는 “학교”로 인해 매우 쉽게 획득된다. 이 학교에 대한 치명적 공포와 그것의 중요성을 조직하는 하나의 계기로 이해함에 있어서 완전한 실패는, 쁘띠부르주아적 생활양식을 반영하고 독일 사회민주주의자들이 에델아나르키스무스, 즉 “고귀하신” 신사들의 무정부주의라고 불렀고, 또는 내가 귀족적 무정부주의라고 부르고 했던 무정부주의의 일종을 유발시키는 사고방식의 특징이다. 이 귀족적 무정부주의는 러시아 허무주의자들의 고유한 특징이다. 그들은 당 조직을 괴물같은 “공장”으로 생각한다; 그는 전체에 대한 부분의 그리고 다수파에 대한 소수파의 복종을 “농노제”(악셀로드 논문들을 보라)로 간주한다; 하나의 중앙의 지도 아래서의 노동의 분업은 그로 하여금 사람들을 “톱니바퀴와 수레바퀴”로 바꾸는 것(편집자들을 기고자들로 변질시키는 것이 그러한 전환의 특히 흉악한 일종으로 간주되었다)에 반대한다는 희비극적 울부짖음을 불러 일으킨다; 당의 조직 규약에 대한 언급은 사람들은 규약이 전혀 없이도 잘 해 나갈 수 있다는(“형식주의자들”을 위해 의도된) 경멸적인 말과 모욕적인 찡그림을 불러일으킨다.(강조 원문)¹¹⁾

“강령과 전술문제에 대한 통일은 당 통일을 위한, 당 사업의 중앙집중화를 위한 필요조건이긴 해도 충분조건은 결코 아니다.” 충분조건에는 “조직의 통일이 요구”되며, 그것은 “형식적 규약”, “소수파의 다수파에 대한 그리고 부분의 전체에 대한 복종” 등이 필요하다. 이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그것이 하나의 조직이라면, 즉 어떤 목적의 달성을 위해 의식적으로 결합된 조직이라면, 그것도 노동자계급이 자기해방을 위해 결성한 조직이라면, 그 조직은 통일되어 있어야 한다. 조직이란 행동의 통일, 실천적 활동에서의 통일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를 위해 “소수파의 다수파에 대한 그리고 부분의 전체에 대한 복종”은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비록 노동자계급의 조직일지라도, 아니 노동자계급의 조직이기에 의견차이는 피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며¹²⁾, 비록 피할 수 없는 일일지라도 노동자계급의 통일과 단결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은 노동자계급의 선진부대의 임무이기 때문이다.¹³⁾ 이러한 이유로 혁명의 승리 이후에도 레닌은 러시아 볼셰비키가 성공한 근본적인 한 조건을 중앙집중화에서 찾으며¹⁴⁾ 노동자계급에 대한 소부르주아의 악영향을 격퇴하기 위해서도 엄격한 중앙집중화와 규율을 강조한다.¹⁵⁾

4. 소수파의 권리 보장

앞서 살펴본 대로 ‘다수에 대한 소수의 복종’은 오래 전부터 주장되어온 것이었고 ‘소수파의 권리 보장’은 볼셰비키만의 대회였던 제3차대회에 이르러서야 규약에 명시된다. 또한 이것은 당 통일을 위한 기본적 원칙들의 하나로 다시 한 번 천명된다. 그렇다면 ‘소수파의 권리 보장’이란 무엇인가? ‘다수에 대한 소수의 복종’이라는 제1원칙 하에서 ‘소수파의 권리보장’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통합은 필수적이다. 통합은 지지되어야 한다. 통합을 위하여, 우리는 전술에 관하여 동지적인 방식으로 멘셰비키들과 경쟁해야 한다; 우리는 모든 당원들을 확신시켜야 하며, 우리의 논쟁을 찬반여부에 대한 실제적인 설명, 프롤레타리아트의 입장과 그 계급적 목표의 설명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그러나 통합은 우리로 하여금 결코 전술에 관한 불일치를 숨기거나 아니면 우리의 전술을 완전하고 성실하게 설명하는 것을 회피하게끔 하지 않는다. 그런 종류의 것은 안 된다. 우리가 올바르다고 간주하는 전술을 위한 이데올로기적 투쟁은 끝까지, 즉 통합 당 대회가 열릴 때까지 공개적이고 솔직하며 단호하게 수행되어야 한다. 전술은 당의 당면한 활동을 규정하며, 따라서 통합대회는 오직 하나의 계열의 전술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전술은 당원들의 다수에 의해 동의되는 전술이어야 한다: 다수가 명확한 입장을 취했을 때, 소수는 그 정치적 행동에서 다수에 복종해야 하지만, 동시에 다음 대회에서 문제를 비판하고 그것의 해결을 옹호할 권리를 보유한다.

우리 당의 현 상황에서, 양 분파는 통합대회의 소집에 동의하였으며, 양자는 대회의 결정에 복종하기로 결정하였다. 통합대회는 무엇이 당의 통일된 전술이 되어야 하는가를 결정할 것이다. 우리의 의무는 이 대회의 소집을 앞당기기 위하여 모든 것을 다하는 것이며, 우리 당과 우리의 전술을 통일시킬 통합대회의 대의원을 선출하려고 투표함에 있어서 모든 당원들이 함부로가 아니라 사려 깊게, 사건에 대한 완전한 지식을 가지고서, 양쪽의 주장을 충분하게 검토한 다음에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최대의 정력으로 모든 당원들에게 두마에 참여하는 문제에 관한 전술적 차이를 가능한 한 분명하게 확신시키는 것이다.¹⁶⁾

통일된 전술이 결정되기 전까지 이견이 있는 경우 치열한 논쟁은 불가피하다. 당시처럼 비록 “통합”의 문제가 필수적이고 또 거의 무조건적으로 지지되는 경우라도, 그것이 “결코 전술에 관한 불일치를 숨기거나”, “전술을 완전하고 성실하게 설명하는 것을 회피하게끔 하지 않는”데 왜냐하면 “올바르다고 간주하는 전술을 위한 이데올로기적 투쟁은 끝까지, 즉 통합 당 대회가 열릴 때까지 공개적이고 솔직하며 단호하게 수행되어야”하기 때문이며, 대회에서 “당의 통일된 전술”을 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통일된 전술”은 “다수에 의해 동의되는 전술이”고 “다수가 명확한 입장을 취했을 때, 소수는 그 정치적 행동에서 다수에 복종”하는 것이다. 여기에서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다수가 명확한 입장을 취했을 때, 소수는 그 정치적 행동에서 다수에 복종해야”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앞에서 살펴본 것에 대한 반복이다. 또한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공개적이고 솔직하며 단호하게 수행”되어야 하는 “이데올로기적 투쟁”, “당원들의 다수에 의해 동의되는” “오직 하나의 계열의 전술”의 채택 역시 앞에서 보아왔던 것의 재확인이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복종의 조건에 대한 언급이다. “소수는 그 정치적 행동에서 다수에 복종해야”한다. “하지만”(!) “동시에”(!) 소수는 비판의 권리와 다음 대회에서 문제의 해결을 옹호할 권리를 보유한다.¹⁷⁾

이것은 단순한 다수결 원리를 넘어서는데 왜냐하면 비록 “당의 통일된 전술”이 다수의 의견으로 하나로 결정된 이후에도, 소수에게 그것, 즉 “당의 통일된 전술”에 대한 “비판의 권리”와 “다음 대회에서 문제의 해결을 옹호할 권리”가 여전히 남아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소수는 다수에 복종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은 행동과 관련해서 만이다. 그들에게는 다수의 결정에 대해 비판할 권리가 있으며, 또 이를 통해 다음 대회에서는 자신이 다수가 될 기회를 보장받는다. 즉 소수가 복종한다는 것은 어떤 사안이 결정된 후 그에 대한 공개적인 반대의사표시를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공개적이고 공공연한 반대의사표명에 대한 보장을 통해 이후에 자신들의 의견이 다수의견으로 될 수 있음을 보장받는 것이다. 이것이 ‘소수파의 권리 보장’의 실질적 의미이다.

5. 비판의 자유와 행동의 통일

앞서 살펴본 “다수에 대한 소수의 복종”과 “소수파의 권리 보장”은 결국 ‘비판의 자유와 행동의 통일’이라는 원칙으로 정식화된다. 이 원칙은 하나의 규율이고¹⁸⁾ 조직적 관계들의 유지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원칙이다.¹⁹⁾ 그렇다면 ‘비판의 자유’의 실제는 무엇이고 ‘행동의 통일’의 실제는 무엇인가?

1) 비판의 자유

러시아 사회민주노동당 제4차대회(통합대회)에서는 민주집중제를 당의 조직원리로서 규약에 명시하였다. 앞서 본대로 “통합대회는 무엇이 당의 통일된 전술이 되어야 하는가를 결정”하는 대회였고, 대회에서 결정된 것은 레닌과 볼셰비키가 의도하지 않았던 것들이었다. 레닌과 과거 볼셰비키들은 통합대회 직후 발표한 글을 통해 “다수에 대한 소수의 복종”과 “소수파의 권리 보장”의 실제를 보여주었다. 그들은 먼저 통합대회의 정치적 의미를 높이 평가한 후 다음과 같이 쓴다.

현재와 같은 혁명적 시기에, 당의 모든 이론적 전술적 편향들은 전례없는 급속성으로 노동계급을 계몽시키고 교육시키는 경험 그 자체에 의해 가장 무자비하게 비판된다. 그러한 시기에, 모든 사회민주주의자들의 의무는 이론과 전술 문제에 관한 당 내의 이데올로기 투쟁이 가능한 한 공개적이고 광범하고 자유롭게 수행되면서도, 어떤 경우에도 사회민주주의적 프롤레타리아트의 혁명적 행동의 통일을 저지하거나 방해하지 않도록 보증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²⁰⁾

이어 정세분석을 통해 자신이 판단하는 전술적 기본 목표를 설명한 후

우리는 통합대회가 이러한 임무들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고 심각하게 확신한다는 사실을 감출 수도 없고 또 감추어서도 안 된다. 대회의 가장 중요한 세 가지 결의안은 대회에서 숫적으로 우세한 과거의 “멘셰비키” 분파의 잘못된 견해의 특징을 분명하게 가지고 있다.²¹⁾

고 지적한 후 대회에서 결의된 세 가지 결정(농업강령, 두마에 관한 결의, 무장봉기에 관한 결의)을 공개적으로 비판한다. 대회에서 결정한 그 세 가지는 당연히 다수의 찬성에 의해 결정된 것이고, 러시아 당 대회라는 최고권위기구에서 결정된 “당의 통일된 전술”이다. 하지만 레닌은 이를 옳지 않다고 비판함으로써 ‘소수파의 권리’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당연히 레닌은 다음과 같이 말하며 대회의 결정에 대한 복종, 즉 소수파로서 다수파에 대한 복종을 다짐한다.

우리는 우리가 잘못된 것으로 간주하는 대회의 그러한 결정들에 대하여 이데올로기적으로 투쟁해야 하며 또 투쟁할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전체 당에 우리가 어떠한 종류의 분열에도 반대한다고 선언한다. 우리는 대회의 결정들에 대한 복종을 지지한다. 중앙위원회의 보이코트를 거부하고 공동사업의 가치를 인정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견해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비록 중앙위원회에서 무시할 만큼 소수를 이룰지라도 그들이 중앙위원회에 들어가는 것에 동의한다. 우리는 노동자들의 사회민주주의적 조직들이 통합되어야 한다고 깊이 확신하지만, 이러한 통합된 조직들에서는 당의 문제들에 대한 광범하고 자유로운 토론, 당 생활에서의 사건들에 대한 자유롭고 동지적인 비판과 평가가 있어야 한다.²²⁾

레닌의 이러한 생각은 곧 이어 발표한 글에서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대회 결정들에 대한 가능한 가장 광범한 토론을 추구해야 한다. 우리는 모든 당원에게 이 결의안들에 대해 의식적이고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라고 호소해야 한다. 우리는 모든 노동자들의 조직이 그 주제에 대해 철저하게 익숙해진 다음에 그들이 어떤 특정한 결정을 승인할 것인지 승인하지 않을 것인지를 선언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만약 우리가 진정하고 진지하게 민주주의적 집중주의를 우리 당에 도입하기로 결정했다면, 그리고 만약 우리가 노동자 대중들을 당 문제의 이성적인 결정에 끌어들이기로 결의했다면, 우리는 이 문제들을 언론에서, 집회에서, 서클에서, 그리고 그룹모임에서 토론해야 한다.

그러나 통합된 당에서 이러한 이데올로기 투쟁이 조직을 분열시켜서는 안 되며, 프롤레타리아트의 행동의 통일을 저해해서도 안 된다. 이것은 아직까지는 우리 당에서 새로운 원칙이며, 그것을 적절하게 구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

그러나 행동의 통일의 범위를 넘어서면, 우리가 유해한 것으로 간주하는 모든 조치, 결정, 그리고 경향에 대한 가장 광범하고 가장 자유로운 토론과 비난이 있어야 한다. 오직 그러한 토론, 결의와 항의를 통해서만, 우리 당의 진정한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 오직 이러한 조건 위에서만, 우리는 항상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진정한 당이 될 것이며, 명확하게 형성된 의견을 당의 다음 대회의 결정으로 전환시킬 올바른 방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나는 되풀이 한다: 의회그룹으로부터 권력을 획득하는 즉각적인 임무에 이르기까지 충분한 범위가 존재한다. 이 광대한 경계선 안에서, 이데올로기 투쟁은 분열을 야기하지 않고, 프롤레타리아트의 행동통일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진행될 수 있으며 또 진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 당이 오른쪽으로 너무 멀리 벗어나지 않기를 원하는 모든 사회민주주의자들에게 이 이데올로기 투쟁에 가담하라고 호소한다.(강조 원문)²³⁾

‘비판의 자유’란 이렇게 광범위한 것이다. ‘행동의 통일’을 전제하더라도 아니 반드시 전제하여야 하지만 ‘비판의 자유’는 ‘행동의 통일’의 범위를 넘어선 모든 것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2) 행동의 통일

앞서 본대로 당이 통일하는데 있어서 ‘조직적 통일’은 충분조건이며 이를 위해서는 ‘다수에 대한 소수의 복종’과 ‘전체에 대한 부분의 복종’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행동의 통일’은 복종의 표현이고 ‘조직적 통일’의 실현이며 완성이다. 그런데 이 ‘행동의 통일’ 또한 매우 광범위한 개념으로 이를 편협되게 이해해서는 절대 안 된다. 왜냐하면 이를 ‘비판의 자유’와 연관지어 적절하게 이해하고 적용하지 못하는 경우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분열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 살펴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토론의 자유, 행동의 통일-이러한 것이 우리가 획득하려고 노력해야 되는 것이다. 통합대회의 결정들은 이러한 측면에서 모든 사회민주주의자들에게 충분한 범위를 허용한다. “자치화”의 노선에 입각한 실제적인 조치들은 여전히 멀리 떨어져 있다; 그러나 농민의 혁명적 활동을 지지하는 문제와 쁘띠부르주아적 유토피아를 비판하는 문제에서, 모든 사회민주주의자들은 그들 사이에서 일치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프롤레타리아트의 행동의 통일을 저해할까 두려워하지 말고 자치화를 토론하고 그것을 비난해야 한다.

두마에 대해서 말하자면, 상황은 다소 다르다. 선거 동안에는 완전한 행동의 통일이 있어야 한다. 대회는 결정했다: 우리는 선거가 어디에서 개최되든지 간에 모두 선거에 참여할 것이다. 선거 동안에는 선거참여에 대한 어떠한 비판도 있어서는 안 된다. 프롤레타리아트에 의한 행동은 통일되어야 한다. 우리는 모두 두마가 언제 구성되든 간에 두마의 사회민주주의적 그룹을 언제나 우리의 당 그룹으로 간주할 것이다.

그러나 행동의 통일의 범위를 넘어서면, 우리가 유해한 것으로 간주하는 모든 조치, 결정, 그리고 경향에 대한 가장 광범하고 가장 자유로운 토론과 비난이 있어야 한다. 오직 그러한 토론, 결의와 항의를 통해서만, 우리 당의 진정한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 오직 이러한 조건 위에서만, 우리는 항상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진정한 당이 될 것이며, 명확하게 형성된 의견을 당의 다음 대회의 결정으로 전환시킬 올바른 방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불일치를 야기했던 세 번째 결의안, 봉기에 관한 결의안을 살펴보자. 여기에서 투쟁중의 행동통일은 절대적으로 필수적이다. 프롤레타리아 군대가 모든 신경을 긴장시키고 있는 전투의 한가운데에서는, 어떠한 비판도 그 대열에서 결코 허용될 수 없다. 행동에 대한 호소가 발행되기 전에는, 결의안 및 그 논거들과 다양한 명제들에 대한 가장 광범하고 가장 자유로운 토론과 평가가 있어야 한다.²⁴⁾

‘자치화 노선’과 ‘두마에 대한 결의’, ‘무장봉기’는 모두 통합대회에서 결의된 것들이다. 물론 이것은 다수의 입장으로 “통일된 전술”로서 결정된 것이다. 레닌은 이들 내용에 대해 ‘소수파의 권리’를 이용하여 사전에 조목조목 비판한다. 그러나 그것이 다수의 결정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행동의 통일’을 약속한다. 그러나 ‘행동의 통일’을 말로만 하거나 혹은 무비판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 조건을 고려하며 광범위하게 해석하여 적용한다.

즉, ‘자치화 노선’은 “실제적 조치”들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행동의 통일을 저해할까를 두려워하지 말고 토론하고 비판하라고 한다. 또 두마에 있어서는 선거동안에는 완전한 행동의 통일을 주장하며 선거에 대한 어떠한 비판도 금지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행동의 통일의 범위를 넘어서면, 우리가 유해한 것으로 간주하는 모든 조치, 결정, 그리고 경향에 대한 가장 광범하고 가장 자유로운 토론과 비난이 있어야 한다”는 단서를 붙인다. 봉기의 경우에도 투쟁 중에는 어떠한 비판도 결코 허용될 수 없다고 하지만 행동에 대한 호소가 발행되기 전에는 모든 논의가 가장 광범하고 가장 자유롭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한다. 이상에서 알 수 있듯이 레닌에게 있어서 ‘행동의 통일’은 바로 주어진 행동을 시작하고 추진하는 시점에서의 ‘행동의 통일’인 것이다. 레닌의 이러한 주장을 통해 우리는 ‘비판의 자유’가 얼마나 광범위한 범위를 갖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3) ｢비판할 자유와 행동의 통일｣²⁵⁾

러시아 사회민주노동당 중앙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결의문을 보낸다.

여러 당 조직들이 당 대회의 결정들이 비판될 수 있는 한계의 문제를 제기하였다는 사실을 고려하여, 중앙위원회는 러시아 프롤레타리아트의 이익이 항상 R. S. D. L. P.의 전술상의 가능한 최대의 통일성을 요구해 왔으며, 우리 당의 다양한 부분들의 정치활동상의 통일성이 이제는 전보다 더욱 필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서 다음과 같은 의견을 피력한다;

(1) 당 언론과 당 집회에서, 모든 사람에게 자신의 개인적 의견을 표현하고 자신의 개인적인 견해를 옹호할 완전한 자유가 허용되어야 한다;

(2) 대중적 정치집회에서 당원들은 대회의 결정들에 반하는 선동을 수행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

(3) 어떠한 당원도 그러한 집회에서 대회의 결정들에 반하는 행동을 호소하거나 대회의 결정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결의안을 제안해서는 안 된다.(모든 강조는 우리[레닌－인용자]의 것)²⁶⁾

레닌은 이 결의문의 작성자가 “당 내에서 비판할 자유와 당의 행동의 통일 사이의 관계에 대한 전적으로 그릇된 개념을 가지고 있다”고 비판한다. 또 “중앙위원회는 비판할 수 있는 자유를 부정확하고 너무 편협하게 정의하였으며, 행동의 통일을 부정확하고 너무 광범하게 정의하였다”고 비판한다. 왜냐하면 “당 강령의 원칙이라는 한계 내에서의 비판은 당 집회뿐만 아니라 대중집회에서도 아주 자유로와야”하며 “그러한 비판이나”, “선동”은 금지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당의 정치적 행동은 통일된 것이어야”하며 “명확한 행동의 통일을 침해하는 어떠한 호소도 대중집회나 당 집회 또는 당 언론에서 용납될 수 없”기 때문이다.

중앙위원회는 대회의 다수파의 입장을 대변하여 조직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다수파의 입장을 경향적으로 대변하며 그에 입각하여 결의문을 채택한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다수이기 때문에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며 언제든지 오류를 범할 수 있다. 또 그들이 취하는 입장이 모든 문제에서 언제나 다수를 형성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것은 사안에 따라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 따라서 레닌은 비판에서 한 발 더 나아간다. 그것은 중앙위원회가 범했던 오류를 피할 수 있는 가능한 방법의 제시와 중앙위원회의 결의문에 대해 당 전체 차원에서 검토하라는 다음과 같은 호소이다.

우리는 중앙위원회가 이 중요한 문제에 관한 결의안이 먼저 당 언론과 당 조직들에서 토론되게 하지 않은 채 발표함으로써 커다란 오류를 범했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토론은 우리가 지적했던 오류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우리는 모든 당 조직들에게 지금 중앙위원회의 이 결의안에 대해 토론하여 그것에 관한 명확한 의견을 표현하라고 호소한다.²⁷⁾

비록 그들이 당 대회에서 선출된, 그래서 당 조직을 대표하는 기구이며 많은 권한을 부여받고 있지만 “중요한 문제에 관한 결의”에 앞서 “당 언론”과 “당 조직들에서 토론되게” 해야 하는 것이다. 간부들만 몇몇 모이는 것이 아니라 “모든 당조직”―여기에는 중앙기구 혹은 대표기구만이 아니라 당 세포조직도 포함된다―이 이에 대해 토론하고 명확한 의견을 표현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피하는 길이다.

 6. 맺으며 ― 보건의료노조 사태와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단결과 조직은 노동자계급의 생명이다. 노동자계급의 모든 힘은 그곳에서 나온다. 조직화되고 단결한 노동자계급은 모든 것이지만, 그렇지 못한 노동자들은 아무 것도 아니다. 따라서 노동자계급(조직)을 분열시키는 것은 모든 것에 앞선 죄악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민주노총 대의원 대회 관련하여 전개되었던 일련의 사건과 작년과 올해에 있었던 보건의료노조 사태는 우리에게 많은 문제를 제기한다. 여기서는 앞서의 논의를 전제로 이 문제에 대해 간략히 다루면서 글을 맺도록 하겠다.

(1)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 민주집중제의 실종

‘사회적 교섭’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갈등은 현재 노동운동을 대립․분열시키는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이다. 이 문제는 지난 민주노총 집행부 선거 때부터 대립의 주요한 초점이었다. 이를 둘러싼 대립과 갈등은 급기야 대의원대회에서 물리적 충돌, 집행부 일부 간부들에 의한 전해투 조합원 폭행, 대의원 대회의 결의 없는, 집행부의 직권에 의한 ‘노사정 대표자회의’ 참가 등으로 이어졌다.²⁸⁾

문제가 된 ‘사회적 교섭(안)에 승인 건’은 올해 1월에 있었던 민주노총 33차 대의원대회에서 처음으로 상정되었다. 그런데 이는 안건 상정 직후 정족수 미달로 대의원대회가 유예되면서 안건의 처리가 무산되었다. 이에 이수호 위원장은 대의원대회 유예 선언 직후 빠른 시일 내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해 안건을 처리하겠다고 하였다. 이에 2월 1일 민주노총 제34차 임시대의원회의가 열리고 안건에 대한 찬반을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이 전개되던 중 이수호 위원장은 직권으로 토론의 종결과 표결을 하겠다는 선언을 하였다. 이후 일부 대의원들은 단상을 점거하였고 이어 정회․속개․표결․정회 등의 과정과 물리적 충돌을 거쳐 임시대의원대회는 결국 유회되었다. 한 번의 연기를 거쳐 3월 15일 제35차 임시대의원대회가 개최되었으나 이 역시 물리적 충돌과정에서 무산되게 된다. 3월 17일 민주노총은 ‘제9차 중앙집행위원회 및 총력투쟁본부 제18차 대표자회의’를 열고 위원장 직권으로 사회적 교섭을 추진키로 하여 대의원대회의 승인이 없는 ‘사회적 교섭’을 진행한다.²⁹⁾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의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우리는 민주집중제의 실종을 경험하게 된다. 이것은 임시대의원대회 조직과정의 규약위반 문제가 아니다. 대회 진행 상 있었던 발언권 제한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사소하다. 여기서 민주집중제의 실종으로 지적하는 것은 직권으로 ‘사회적 교섭’ 즉 ‘노사정대표자회의’에 참가하기로 결정하고 그렇게 한 것에 있다. 이것은 민주노총 내 다수파로서, 즉 민주노총 조합원의 다수의 지지를 받아, 그들의 힘을 기반으로 지도부를 책임지고 있는 집행부로써 이수호 집행부가 대의원대회 자체를 무시한 것이다.

이수호 집행부는 선거공약으로 ‘사회적 교섭’을 재개하겠다고 했고 당선되었다. 그리고 그는 대의원 대회 이전에 이미 ‘노사정 대표자회의’에 두 차례나 참석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자본과 정부의 노동자에 대한 극악한 탄압은 ‘노사정 대표자회의’에 참가나 ‘사회적 교섭’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것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었고 이 과정에서 ‘사회적 교섭’에 대한 내용은 제33차 대의원대회에서 다루기로 이수호 집행부에 의해 결정된 것이다(작년 9월 22일 임시대의원대회).³⁰⁾ 사실상 당선 시 공약으로서 제시된 ‘사회적 교섭’ 재개는 스스로들에 의해 폐기된 것이며, 이를 결정할 권한은 대의원대회로 넘어간 것이다. 따라서 대의원대회 진행의 어려움을 빌미 삼아 직권으로 ‘사회적 교섭’ 즉 ‘노사정대표자회의’에 참가한 것은 대의원대회를 무시한 처사이고 명백한 규율위반의 잘못인 것이다. 물론 일부 대의원 및 조합원들의 행위를 거론하며 억울함을 호소할 수도 있지만 그것 역시 다수파로서, 민주노총을 책임지고 있다는 바로 그 이유만으로도 많은 부분 집행부의 책임이다. 그리고 어찌되었든 그것이 규율위반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

또 한 가지 덧붙일 것은 사태가 물리적 충돌까지 이르게 된 것에는 다수파에게 민주집중제의 중요한 계기인 ‘소수파의 권리 보장’에 대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이미 현 집행부는 선거에 승리함으로서 다수인 것, 아니 다수이기 때문에 선거에 승리한 것이다. 따라서 다수파로서 소수파의 권리를 철저하고 의식적으로 보장하는 조치들을 통해 분열을 막거나 최소화하고 조직의 단결을 유지하도록 세심하게 노력해야 하며 그것을 우선해야 한다. 그러나 다수파는 힘의 논리에 기초하여 임시대의원대회를 계속 개최하는 결정―이것도 당연히 다수파라서 가능하다―을 통해 갈등을 증폭하였고 이것은 결국 물리적 충돌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³¹⁾

(2) 보건의료노조 사태 ― ‘민주집중제’란 말로 위장한 ‘민주집중제’의 파괴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해 산별교섭을 진행하였다. 그런데 협상과정에서 발표된 ‘잠정합의안’의 내용 중 “10장 2조”가 문제가 되어 노동운동(조합)진영 내에서 치열한 논쟁거리가 되었었다.³²⁾

그리고 이를 둘러싼 갈등과정에서 서울대병원지부는 조건부 탈퇴를 하게 되고, 보건의료노조 중앙위원회는 당시 서울대병원 지부장인 김애란 동지를 징계한다. 또 올해 3월 임시대의원대회에 앞서 보건의료노조 중앙위원회는 김애란 동지를 제명조치 한다. 임시대의원대회 이후 서울대병원지부는 보건의료노조를 탈퇴한다.

작년 산별교섭안에 대한 서울대병원의 투쟁과 가결 후 서울대병원지부의 조건부 탈퇴 결정과 올해 보건의료노조 탈퇴에 대해 당시 보건의료노조 이주호 정책기획국장과 보건의료노조는 민주주의의 위반이라고 혹독하게 비판한다. 현상적으로 보면 작년의 서울대병원지부의 ‘조건부 탈퇴’나 올해의 ‘산별노조탈퇴’는 명백히 민주집중제의 위반이다. 그러나 이러한 민주집중제 위반의 발생 책임은 서울대병원지부에게 있지 않고 그 일차적 책임은 전적으로 보건의료노조 중앙위원회에 있다. 왜냐하면 두 ‘탈퇴’의 계기 중 하나는 김애란 지부장에 대한 징계와 김애란 전지부장에 대한 제명조치 때문인데, 그것은 민주집중제를 파기한 것이기 때문이다.³³⁾

“중앙의 조직적 결정을 반대하는 것이 산별노조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고, 산별노조의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사안”이라는 것이 작년에 있었던 징계의 사유였고, “‘조건부 산별노조탈퇴’와 ‘10장 2조 폐기를 주장하는 유인물 배포, 동영상 제작 및 유포, 토론회 개최’ 등을 한 것이 조직 내 규율을 위배하고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는 것”이 제명의 이유였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민주집중제의 관점에서 보면 이것들은 어느 것 하나 징계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조건부 산별노조 탈퇴’의 결의 역시 마찬가지이다. “10장 2조”를 둘러싼 논쟁에서 이것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한 것은 서울대병원지부만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것은 객관적으로도 잘못됐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를 삼는 것은 그것의 옳고 그름이 아니다. ‘비판의 자유’라는 소수파로서 갖는 정당한 권리를 행사했다고 징계를 하는 보건의료노조 중앙위원회 다수야말로 ‘민주집중제’의 파괴자라고 비판하는 것이다. ‘민주집중제’란 말로 위장한 ‘민주집중제’의 파괴, 이것이 보건의료노조 사태의 조직적 본질이다. ≪노사과연≫

이론

민주집중제에 대하여³⁴⁾

― “비판의 자유와 행동의 통일”에 대한 레닌의 주장을 중심으로³⁵⁾

신양식 | 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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