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

ꡔ자본론ꡕ 1권 해제 (6)

[편집자 주: ꡔ정세와 노동ꡕ은 펭귄 판 ꡔ자본론ꡕ에 실린 에르네스트 만델의 해제(Introduction)를 번역․연재 중이다. 이번 호에는 “6. 맑스의 핵심적 발견: 잉여가치이론”(Capital, Volume 1, Penguin Books, 1976, pp. 46~54)을 번역하여 싣는다.]

에르네스트 만델

번역: 강성윤(교육위원장)

6. 맑스의 핵심적 발견: 잉여가치이론

리카도를 포함한 고전학파 정치경제학자들은 이윤을 임금이 지불된 후 남는 순수입으로 보았다. 실제로 이 개념에 대한 집착이 매우 강했기 때문에 리카도는 임금재 산업에서의 생산비 증감만이 유일하게 이윤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치재 산업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든 간에, 또는 심지어 원료에 어떤 일이 일어나든 간에 전체적인 이윤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었다.

이 견해는 불완전하며 따라서 잘못된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최소한 사회 계급들 사이의 소득 분배라는 문제를 생산과정에서 일어나는 것의 함수로서 이해하려는 시도였다. 리카도 이후 ‘속류’ 경제이론의 옹호자들, 특히 신고전학파 한계주의자들은 ‘왜?’라는 질문을 하려고 애쓰지 않으며, ‘어떻게?’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에만 만족할 뿐이다. 그들은 단지 ‘요소들’(노동, 자본, 토지)이 시장에서 다른 ‘가격들’을 갖는다는 것에만 주목하며, 어떻게 이 가격들이 변동하는가를 연구하는 것에 스스로를 한정한다. 이윤, 이자, 지대의 원천을 고찰하는 일, 노동자들이 낯선 기업가를 위해 일할 때 자신들의 노동생산물의 일부를 반드시 포기해야만 하는지 묻는 일, 이러한 전유(專有)가 어떠한 속임수나 음모도 없이 참으로 정직한 교환행위의 결과로서 발생하게 되는 메커니즘을 조사하는 일,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에 관한 이러한 기본적인 질문들을 해명하는 것은 맑스에게 남겨졌다.

전(前)자본주의 사회에서 지배계급의 수입과 소비의 원천은 결코 고찰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누구라도 그것이 생산자들이 노동한 과실의 일부를 지배계급이 전유한 결과라는 것을 알고 있다. 중세의 농노가 일주일의 반은 자신의 토지에서 일하고 나머지 반은 귀족이나 교회의 영지에서 보수를 받지 않고 일한다면, ‘도덕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그는 세속적인 또는 성스러운 보호 ‘서비스’와 ‘교환하기 위해’ 부불노동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이러한 ‘교환’을 시장에서 진행되는 교환과 혼동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상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도 결코 경제적 교환이 아니며, 가장 비직접적인 방식으로라도 ‘가격이 매겨질’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주고받지 않는다. 시카고의 소상인이 갱단으로부터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호 서비스’는 농노에 의해 ‘구매되지’ 않는다. 그것은 그가 좋든 싫든 간에 사회의 편제에 의해 그에게 지워지는 강제이다. 따라서 전자본주의 지배계급이 얻는 사회적 잉여생산물의 원천은 (노동서비스의 형태를 취하든, 이러한 노동서비스의 물적 생산물의 형태이든, 아니면 화폐지대의 형태일 경우에도) 명백히 생산자가 투입한 부불노동이다.

노예제의 경우 이러한 사정은 더 명백하다. 특히 노예의 빈약한 음식조차도 주인으로부터 주어지지 않고, 그 주의 일곱 번째 날[주인을 위해 노동하지 않아도 되는 날―역자]에 그 스스로 조달해야 하는 극단적인 예에서 더욱 그렇다. 실제로 이러한 노예 농장들을 고려할 때, 역사적 유물론에 대한 가장 회의적인 비판자들이라 할지라도 사회의 생산물 전체가 ―주인을 부양하는 부분뿐만 아니라 노예를 부양하는 부분까지도― 노예들만이 투입한 사회적 노동이라는 오직 하나의 원천을 갖는다는 것을 의심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을 보았을 때, 모든 것은 훨씬 더 복잡하고 최소한 훨씬 더 불명확해 보인다. 채찍을 든 감독이나 무장한 집단과 같이 노동자로 하여금 그가 생산하거나 소유한 어떤 것이든 포기하도록 강제하는 인격화된 잔인한 폭력은 나타나지 않는다. 그의 자본가와의 관계는 스스로 생산한 상품의 소유자들로서 시장에서 만나는 소장인이나 농부의 교환행위와 동일한 교환행위에 기초하는 있는 것처럼 보인다. 노동자는 그의 ‘노동’을 임금과 교환하기 위해 판매하는 것처럼 보인다. 자본가는 그 노동을 기계, 원료,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노동과 ‘결합하여’ 최종생산물을 생산한다. 자본가가 임금을 지불하기 위한 화폐뿐만 아니라 이러한 기계들과 원료들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 요소들의 결합’으로부터 나온 최종생산물을 노동자가 소유해야만 한다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

이것이 자본주의 하에서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표면 아래를 조사함으로써 맑스는 노동과 자본 사이의 이 특수하고 예외적인 ‘교환’을 창출해 내는 독특한 사회적 조건들을 검토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거부할 경우에만 부정할 수 있는 일련의 놀라운 결과들을 찾아낸다. 첫째로, 자본가들과 노동자들 사이에는 제도적인 조건의 불평등이 자리잡고 있다. 자본가는 노동력을 지속적으로 구매하도록 강요받지 않는다. 그는 오직 노동력의 구매가 그에게 이윤을 가져다줄 때에만 그렇게 한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그는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하고, 심지어 그의 공장을 좋은 시절이 올 때까지 폐쇄하면서까지 기다리는 편을 선호한다. 반면에 노동자(이 단어는 여기서 육체노동자라는 더 엄밀한 의미만이 아니라 이 문장에 의해 특히 명확해지는 사회적 의미로 사용된다)는 그의 노동력을 판매해야만 하는 경제적 강제 하에 있다. 토지를 포함한 생산수단에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대규모로 축적된 식량에 무상으로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그 시간 동안 그를 생존할 수 있게 해 줄 만큼의 돈을 비축하기 못했기 때문에, 그는 자본가에게 자신의 노동력을 지속적으로 그때그때의 교환비율대로 판매해야만 한다. 이와 같은 제도적인 강제가 없다면, 완전히 발전한 자본주의 사회는 불가능할 것이다. 실제로, 만일 그러한 강제가 없다면 (예컨대 대규모의 토지가 무상으로 존재하는 곳에서는) 부르주아 계급이 그 무상의 토지에 대한 접근을 어떻게 해서든지 금지할 때까지 자본주의는 제대로 성장하지 못할 것이다. 식민화에 관한 ꡔ자본론ꡕ 제1권의 마지막 장[‘근대적 식민이론’―역자]은 이 점을 매우 훌륭하게 서술하고 있다. 아프리카, 특히 남아프리카의 역사, 뿐만 아니라 포르투갈, 벨기에, 프랑스와 영국 식민지들의 역사는 이 분석을 놀라울 정도록 확증해준다.^*1) 만약 사람들이 자신들의 노동력을 판매하도록 하는 경제적 강제가 전혀 없는 조건에서 살고 있다면, 억압적인 법률적이고 정치적인 강제를 통해 기업가에게 필요한 인간노동력을 제공하도록 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본주의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지나가는 김에 하는 말이지만, 노동조합의 기능은 이 분석에 비추어 보는 즉시 명백해진다. 단결하여 예비기금을 조성한 노동자들은 적어도 몇 주일 동안은 자신들의 노동력을 지속적으로 주어진 시장임금률대로 판매해야 하는 강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자본주의는 결코 그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은 ‘본성(nature)’―인간 본성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부르주아 사회의 심원한 본성―에 반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난폭한 초기 자본주의에서 노동조합이 금지되었던 이유이다. 그것은 또한, 노쇠한 자본주의 하에서, 우리가 노동자들의 파업권―노동자들이 언제든지 주어진 가격에 자신들의 노동력을 판매하는 것을 그만둘 수 있는 권리―을 부정하는 상황으로 점진적으로 회귀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서 맑스의 통찰력은 부르주아 국가의 최고 권력기관들에 의해 명확히 입증된다. 자본주의 하에서 노동은 근본적으로 강제된 노동이다. 가능하기만 하다면 언제나 자본가들은 위선적으로 이 강제를 ‘노동시장’에서의 ‘평등하고 정당한 교환’이라는 연막 아래 숨기려고 한다. 위선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게 되었을 때, 그들은 자신들이 처음에 했던 방식, 노골적인 강압으로 회귀한다.

물론 맑스는 근대적 공장들에서 생산을 조직하기 위해서는 육체노동자들과 정신노동자들의 사회적 노동력을 결합시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완벽하게 알고 있었다. 토지, 건물, 에너지, 도로나 수도와 같은 산업기반시설, 기계설비, 조직된 사회구조, 통신수단 등을 공급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생산조건들 없이는 공장 생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도로와 운하가 ‘가치를 생산한다고’ 가정하는 것은 명백히 터무니없는 짓이다. 이것은 기계가 그 스스로 어떤 가치를 ‘생산한다고’ 가정하는 것만큼이나 비논리적이다. 이 모든 ‘요소들’에 대해서는 오직 그것들의 주어진 가치의 일부가 생산과정에서 살아 있는 노동의 산출물에 합체되는 것을 통해서 유지되고 재생산되어야만 한다고 말할 수 있을 뿐이다.

우리는 토지와 기계류에 대한 소유권(사적 전유권)이 그 소유자가 이 ‘요소들’의 마멸에 대한 보상 이상의 기대 ‘수익’을 받지 않을 경우에는 그 ‘요소들’을 생산과정에 합체시키지 않는 상황을 초래한다는 것에 주목할 때 진실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이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으로부터 소유권이 그 ‘수익’을 ‘생산하였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또한 그것은 소유권의 주인이 노동력의 소유자와 동등한 지위에서 만난다는 것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오직 우리가 ‘자본주의적 노예 사회’, 노예 소유주가 토지 소유자로부터 토지를 임차하는(빌리는) 공장주에게 노동력을 임대하는(빌려주는) 사회에 살고 있을 경우에만, 모든 소유자들 사이에 제도적 평등―물론, 비록 노예 소유주와 노예 사이의 평등은 아니지만!―이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명백히 그와 같은 경우에 노예 소유주는 자신이 노예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비용 이상의 ‘순수익’을 받지 않고서는 노예를 빌려주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둘째로, 사회의 소수가 재산과 생산수단에의 접근을 독점하며 모든 또는 거의 모든 직접생산자들을 배제시키는 사회는 도저히 인간들 사이의 ‘타고난 능력과 성향의 불평등’의 산물일 수 없다. 실제로 이런 사회는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이 수만년 동안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동안 존재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가까운 과거, 이를테면 150년 전까지도 이 행성의 생산자들 중 10분의 9가 ―그 압도적 다수는 농업생산자들이었다― 그들의 생산수단과 생계수단에 어떤 방식으로든 직접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 생산자들을 생산수단으로부터 분리시키는 것은 맑스가 ꡔ자본론ꡕ 제1권 제8편 ‘이른바 시초축적’에서 자세하게 분석한 바 있는 길고 피비린내 나는 역사적 과정이었다.

셋째로, 노동자는 자본가에게 자신의 노동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노동력, 일정한 시간 동안 노동할 수 있는 능력을 판매한다. 이 노동력은 자본주의 하에서 상품이 된다.^**2) 노동력은 다른 모든 상품과 마찬가지로 그 자체로 특정한 가치(교환가치)―그것을 재생산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량, 즉 노동자와 그의 자식들을 일정한 강도로 노동을 계속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소비재의 가치―를 갖는다. 그러나 노동력은 특수한 질, 자본가를 위한 특수한 ‘사용가치’를 갖는다. 자본가가 노동력을 생산과정에서 ‘소비할’ 때, 노동자는 가치를 생산한다. 그의 노동은 이중의 능력, 즉 생산과정에서 소비된 원료의 가치와 기계가치의 일부를 최종생산물에 이전함으로써 가치를 보존하는 능력과 스스로를 소비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윤과 지대의 원천에 대한 모든 신비는 생산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자기 노동력의 가치, 그들이 받는 임금의 등가물보다 더 큰 가치를 생산할 수 있다는 (그리고 생산해야만 한다는―그렇지 않으면 자본가는 그들을 고용하지 않을 것이다) 점을 이해하자마자 끝장난다. 우리는 우리가 출발했던 전(前)자본주의 사회들로 되돌아왔으며, 외관상의 ‘평등한 교환’이라는 거미줄을 제거할 수 있었다. 중세의 지대나 노예소유주의 생계와 마찬가지로, 자본주의적 이윤, 이자, 지대도 노동자들이 생산한 것과 그들을 유지하기 위해 그들이 받는 것 사이의 차이로부터 비롯된다. 자본주의 하에서 이 차이는 물질적 산출이라는 형태가 아니라 가치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 사실은 그 과정이 직접적으로 명백하게 보이는 것을 방해한다. 그러나 그것이 이 과정을 중세의 영주와 농노 사이의 ‘교환’과 근본적으로 다른 것으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블로흐가 맑스에 대한 다른 학문적 비판자들을 따라서 그랬던 것처럼, 맑스의 잉여가치이론을 ‘자연증가(unearned increment)’의 이론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3) 맑스의 잉여가치이론은 고전학파의 노동가치이론과 마찬가지로 자본가들의 수입에 대한 전유(appropriation)이론 또는 공제(deduction)이론이다. 자본가들은 상품의 유통과정과 수입의 분배과정에 앞서 노동자들이 이미 생산한 가치를 전유한다. 거시-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다른 말로 하면 부르주아 사회 전체로 볼 때, 사전에 생산되지 않은 어떠한 가치도 분배될 수 없다.

맑스는 모든 부르주아 계급의 이윤, 이자, 지대의 총합을 나타내는 잉여가치 개념의 발견을 스스로 그의 주된 이론적 발견으로 간주하였다.^****4) 그것은 계급투쟁의 원인과 내용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의 동학을 둘 다 설명함으로써 사회에 대한 역사과학과 자본주의 경제에 대한 과학을 하나로 결합시킨다.^*****5)

우리가 일단 잉여가치가 노동자들에 의해 생산된다는 것, 잉여가치란 화폐 형태, 가치의 형태로 있는 오래된(age-old) 사회적 잉여생산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기만 하면, 우리는 사회적 잉여생산물이 더 이상 기본적으로 (로마제국이나 18세기 프랑스 왕실과 같은 극도로 사치스러웠던 시기에조차 소비가 필연적으로 제한되었던) 사치재의 형태로  나타나지 않고 화폐의 형태로 나타나게 되었을 당시의 역사적 도약을 이해할 수 있다. 더 많은 화폐는 단지 그러한 사치재에 대한 추가적인 구매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기계, 더 많은 원료, 더 많은 노동력에 대한 추가적인 구매력을 의미한다. 여기서도 맑스는 경제적 강제를 발견하였다. 사적 소유, 다양한 기업들로 사회적 노동이 분열되는 것, 즉 일반화된 상품생산―자본주의―의 바로 그 본성이 시장점유율을 위한 경쟁을 강제한다. 자본을 축적할 필요, 잉여가치의 추출을 증대시킬 필요, 자본주의를 특징짓는 잉여가치에 대한 누를 수 없는 갈망, 모든 것이 여기에 있다: 자본의 축적 = 잉여가치가 추가자본으로 전환.

다시 한 번, 우리는 가치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심해야 한다. 가치는 사용가능한 사회적 총노동의 일정부분에 대한 지배이다. 이 기본적인 사실을 상기하는 것으로 잉여가치이론을 비판하면서 ‘자본의 생산성’(여기서의 자본은 기계로 이해된다)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이해하는 데 충분하다.^*6) 공상과학소설에서가 아니라면, 기계는 결코 그 스스로 사용가능한 사회적 노동능력의 어떤 부분도 고용할 수 없다. 그런 이유로, 우리가 살고 있는 보다 평범한 세계에서는 기계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고용하고 해고한다. 맑스가 설명하고자 하는 것은 그렇다면 이 사람들의 노동생산물이 어떻게 분배되며, 왜 그렇게 되는가이다.

물론 맑스는 기계가 노동의 사회적 생산성을 증대시킨다는 점을 ‘부정하지’ 않았다. 반대로, ꡔ자본론ꡕ 제1권의 15장을 읽어보면 맑스가 당대의 어떤 경제학자보다 더 기술의 잠재력에 대해 잘 알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의 비판자들과 다른 ‘속류’ 경제학의 옹호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문제는 매우 단순한 것이다. 즉, 노동생산성이 증대된 결과를 왜 자본가들이 전유해야만 하는가이다. 왜 함께 일하는 많은 사람들의 결합된 생산성―ꡔ자본론ꡕ 제1권의 출간된 판본에서는 생략된 원래의 제7편(‘제6장’―｢직접적 생산과정의 제결과｣, 김호균 옮김, ꡔ경제학노트ꡕ, 이론과 실천, 1988, pp. 45-194)에서 맑스가 핵심적으로 분석한 유명한 ‘공장의 집합적인 노동 잠재력’―과학자들과 기술자들, 손과 두뇌로 일하는 노동자들, 기계 발명자들과 힘든 노동을 하는 사람들의 결합된 생산성이 기계소유자의 이윤을 증대시켜야만 하는가? 확실히 기계가 가치를 ‘창조하는’, 즉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량을 ‘창조하는’ 어떤 신비한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은 아니지 않은가?^**7) 오히려 그 소유자가 그러한 결합의 생산물을 전유할 수 있는 지위에 있기 때문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다시 맑스의 잉여가치이론으로 돌아간다.

최근 자본가들의 이윤에 대한 변호론의 재미있고, 약간 놀랍기조차 한 혁신이 알키안과 뎀제츠에 의해 기업이론이라는 형태로 전개되었다.^***8) 서로 다른 ‘공동투입물(co-operative inputs)’의 소유자들은 선천적인 책임회피성향(natural tendency to shirk)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가정되는데, 왜냐하면 그들은 여가, 매력적인 노동조건, 동료 노동자들과 대화할 시간과 같은 ‘비금전적 재화’(!)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알키안과 뎀제츠에 따르면, 책임회피를 억제하려면 누군가가 팀 구성원들의 작업을 감독하는 권리와 함께 스스로 책임회피하는 것을 싫어하는 성향을 동시에 가져야 한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그는 다른 모든 투입물에 대해 계약대로의 지불이 끝난 뒤 나머지를 받을 권리, 팀 구성원 자격을 박탈할 권리와 이 권리들을 판매할 권리를 가져야만 한다. 자본가와 동등한 지위에서 ‘공동의 팀’ 구성원으로 선발되었다는 좋은 소식을 무척이나 기쁘게 받아들고 난 다음, 평균적인 노동자는 도대체 어떤 신비한 이유 때문에 이 모든 ‘경제적으로 필수적인 권리들’을 갖는 ‘누군가’가 항상 ‘생산수단이라는 투입물’의 소유자이고 결코 ‘노동력이라는 투입물’의 소유자가 아닌지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자본가는 책임회피라는 악덕으로부터 자유롭거나, 여가나 매력적인 노동조건에 전혀 끌리지 않기 때문일까? 아니면 혹시 자본주의의 변호론자 여러분께서 생산수단의 독점적 소유를 통한 잉여가치 전유라는 사실을 말로써 부정하려고 애쓰기 때문은 아닐까?《노사과연》

― 다음호에는 “7. 맑스의 자본이론”과 “8. 맑스의 자본축적이론”이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