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최악의 경제위기 이후 거의 6년이 지난 현재, 아르헨티나 대중의 투쟁에 대한 참여와 정치적 스펙트럼의 폭은 극적인 변화를 겪어왔다. 작업장내에서 투쟁은 부활했고 아르헨티나의 노동계급은 직접 민주주의, 파업, 사보타주, 그리고 공장점거 등 자유를 위한 역사적 도구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공공 병원, 대학, 은행, 회생기업, 그리고 부에노스아이레스 지하철에서 벌어진 노동 투쟁은 나라전체 노동계급에게 새로운 전망과 승리를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이런 노동운동의 부활과 대조적으로, 사회운동, 특히 실업 노동자들의 조직은 심각하게 파편화되었고 일부는 체제에 흡수되고 말았다. 가장 진보적이라 불리는 단체도 1990년대 말에 사용되었던 직접적인 저항, 공공위원회¹⁾(Popular assembly), 도로봉쇄 등의 투쟁형태에 대해 반대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의 생활 수준이 악화됨에 따라 많은 조직들은 1990년대의 유래가 없던 사유화와 노동계급의 불안정화 시기에 투쟁을 위해 재조직화 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의 아르헨티나의 경제위기 동안 노동자들의 요구는 실업보조금 증가에 국한됐다. 그러나 최근 노동자들은 삶을 꾸려갈 수 있는 수준의 임금과 사회적 조건의 개선을 요구하기 위해 전통적 노조안에서 독자적으로 기능하는 내부 위원회들을 조직해내기 시작했다.

이정표에 남을 만한 노동투쟁들

톰 웨첼(Tom Wetel)은 “노동자의 자유와 자치경영의 제도들”(Workers’ Liberation and Institution of Self-Management) 라는 그의 글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만약 우리가 사람들이 직접 자신의 삶을 관리하고 노동자들이 그들이 일하는 회사를 직접 운영하는 사회를 만들려 한다면 자치경영(self-management)의 과정은 먼저 노동자계급 대중조직의 자치적인 운영 속에서 나타나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http://nefac.net/node/2091)

아르헨티나의 새로운 조직화 운동은 폭넓은 상호 연대 네트워크와 노동계급의 투쟁에 있어서 자치적인 관리, 그리고 새로운 노동계급의 문화를 만들어냈다. 회생한 국영기업을 최전선에 놓고, 다시 활기를 띠게 된 급진적 노동 조직가들의 연합은 민주적 대안들과 노동자들의 자기결정권을 실현하기 위해 일하고 있다.

자발적 파업¹⁾을 통한 지하철 노동자들의 투쟁

　1990년대 말, 부에노스 아이레스 지하철 노동자들은 상급단체였던 운송노조(Union of Transport Workers-UTA)내에 내부 위원회를 만들기 위한 점진적인 투쟁에 들어갔다. 지하철 노동자들은 특별위원회들을 가진 총회를 통해 직접 민주주의와 수평적 조직기능을 강조하고 총회에서 결정된 것의 실행을 조정하는 조직구조를 발전시켰다. 지하철 노동자들은 2004년에 일련의 놀랄만한 작업중지 투쟁으로 6시간 노동일이라는 성과를 이루었고 2005년에는 독립적 파업을 통해 44%의 임금 인상을 얻어냈다.

　전 대통령인 카를로스 메넴은 공공부문을 로지오(Roggio) 운송그룹 계열의 메트로비아스(Metrovias) 사(社)로 넘기면서 1994년에 부에노스 아이레스 지하철을 민영화시켰다. 지하철이 민영화되자마자 사측은 구조조정에 들어가서 8시간 노동을 의무화 하고 임금을 삭감했으며 거의 60%에 달하는 노동자들을 해고시켰다. 그 결과 1994년 이전에 4,600명에 달했던 지하철 노동자들의 수는 민영화 직후 1,500명으로 감소했다. 그 중 800명은 새로 뽑힌 이들이었고 대부분 노조관련 경험이 일천한 미혼의 남성 및 여성이었다.

지하철 노동자 대표들의 전략은 UTA내에서 독립적으로 조직화하는 것이었다. 일반 조합원 들은 해고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서 UTA 직종별 노조선거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일반 조합원을 대표로 선출했다. 서서히 일반 조합원들은 UTA 직종별 노조로부터 독립적인 내부 위원회를 만들기에 충분한 노조 대표 의석을 차지하게 됐다. 위원회가 커짐에 따라 노동자들은 6시간 노동일을 다시 찾고 자동화된 개표기계의 폐기, 임금 인상들에 있어 자발적 파업으로 공세적 입장을 취하게 되었다.

지하철 노동자들의 승리는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노동법안을 흔들기 위해 10년 이상 로비를 벌여 왔던 사기업들에 대한 역공의 시작이 되었다. 지하철 노동자 대표들의 조직화를 위한 노력과 직접적 투쟁은 2003년까지 거의 모든 노동 분쟁에서 패배하고 착취적 작업환경에서 일해온 노동자들의 상징적 운동이 되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대학의 경제학자이자 ‘좌파 경제학자들’ 단체의 멤버 중 한 명인 에두아르도 루시타(Eduardo Lucita)는 8시간 노동일을 규정하는 1933년 법이 여전히 유효함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 노동자들의 평균 노동일은 10~12시간이라고 밝힌다. “오직 절반의 노동자들만이 정규직이고 나머지는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로서 일하고 있다. 그러한 노동자들에게는 노동강도, 노동일의 길이 및 임금지불에 대한 법적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아르헨티나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은 한 달에 200달러 가량일 뿐이다. 하지만 4인 가족의 최소생활비는 600달러에 이른다.

　1976년에서 1983년의 군사독재시기에서 시작해 1990년대의 신자유주의를 거치면서 많은 노동법은 노동의 유연화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개악되었다. 아르헨티나의 3대 노조들은 1990년대에 노동자 보호장치를 해체시키는 행위들을 막는데 실패했다. 제임스 페트라(James Petras)에 따르면 페론주의에 편향적인 유력노조인 노동연방(Confederation of Labor, GCT)은 독재 이후에 모든 정권에 협력했다. 반면 아르헨티나 CTA (Central of Argentian Workers), ATE(the State Employess Union) 등 다른 노조단체들은 노동자들의 요구와 운동을 지원하는 데 실패했다. 이런 둔감한 노조들을 대신해서, 병원, 학교, 은행 그리고 운송 등 공공영역의 많은 노동자들은 계급투쟁연합(the Class Struggle Coalition, MIC)으로 알려진 운동을 이끌어 오고 있다.

계급투쟁연합(The Class Struggle Coalition, MIC)

라틴 아메리카의 노동자 조직들은 그들 스스로 효과적으로 민주적으로 조직화 할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하고 있다. 공공보건노동자들과 공립학교 교사 및 통신 노동자들, 철도 노동자들 그리고 실업 노동자 조직들과 함께 지하철 노동자들은 MIC를 만들었다. 이는 아르헨티나 전역에 걸친 투쟁하는 풀뿌리 노동자 조직들의 연합이다. MIC의 14개 원칙은 민주적 조직화와 착취에 대항해 투쟁하는 노동자들 사이의 연합을 선언하고 있다. 이 연합에 참가하는 노동자들은 노동관료주의에 대해 적대적이고, 노동계급에 기반한 비판적인 정체성을 스스로에게 부여한다. 연합은 장기적으로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조합주의(syndicalist) 학교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MIC의 첫번째 교육워크샵은 유연노동법안들과 노조에 대한 사측의 전략에 초점을 맞췄다.

노예같은 노동조건에 대한 투쟁

아르헨티나는 이민자들 사이에 노동운동을 조직하는 데 주목할 만한 전통을 가지고 있다. 19세기 이래로, 노동계급 이민자들은 주일 휴무, 하루 8시간 노동, 최소임금 등을 포함하는 기본권을 위해 싸워왔다. 오늘날 새로운 노동착취공장들에서 극한에 이른 혹사는 새로운 세대의 이민노동자들의 조직화를 촉진시키고 있다.

　이주 증명서를 갖추지 못한 직물노동자들의 조직인 재봉노동자연맹(The Union of Seamstress Workers, UTC)은 시내에 위치한 거의 400개의 영세직물공장에서 작년에 벌어진 8,000건 이상의 노동학대의 사례를 보고했다. 이 안전하지 못한 공장에서 월평균 $100(그나마 모두 지급된다면)의 월급을 받으면서 대략 100,000명의 비합법 이주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폐결핵을 포함한 폐관련 질환은 인간 이하의 노동조건과 먼지와 섬유에 대한 지속적인 노출로 인해 일반적인 것이 되어가고 있다. 많은 노동자들이 하루에 12시간에서 16시간 동안 재봉기계에 앉아있기 때문에 등 쪽의 통증이나 건염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그 밖에도 다른 위험요소들이 산재해 있는데 2006년에 6명의 사망자를 낸 폭발사고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영세직물공장들 내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조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고에서 죽은 2명의 여성과 4명의 아이들은 공장 내에 갇혀있었다.

　“우리는 침묵한 채로 착취를 받아들여야만 했습니다. 이제 저는 지쳤습니다. 우리는 이제 싸움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동지들. 집회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는 2006년 4월 어느 일요일 저녁에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열린 직물노동자 집회에서 Ana Salazar가 한 말이다. UTC는 Avalleneda 공원 근처 노동계급들의 집회에 그 기원을 두고 있는데, 원래 그 집회는 직물노동자가 유일하게 공장을 벗어날 수 있는 주일에 가족들을 위해 열리는 사교적 모임이었다. 가족들은 공원의 한 귀퉁이인 집회장소에 모여들곤 했었다. 후에, 아르헨티나의 전통적인 노조는 비합법 이주노동자들을 받아들이길 거부했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그들의 비공식적인 집회를 기존에 조직된 노조 속으로 확장시켜나갔다.

　2006년 4월 30일에 6명의 생명을 앗아간 공장 화재 이후에 UTC는 영세공장에 하청을 주는 브랜드 의류업체에 대한 반대운동을 펼쳐나가기 시작했다. 그들은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있는 패션메이커의 사무실 밖에서 정부가 그 회사들의 직물공장을 정밀감사 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UTC 소속의 노동자들은 톱 청바지 메이커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현재까지 이 노조의 캠페인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 2006년 4월에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 정부는 볼리비아인과 파라과이인들을 고용하고 있는 착취작업장들에 대한 검사를 개시했다. 검사관은 최소한 100개의 공장을 폐쇄했다. (볼리비아 영사였던 Gonzalez Quint가 가장 큰 규모에 속하는 볼리비아인 소유 공장들이 차별적 기준을 적용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시정부의 착취작업장 규제 움직임에 항의한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검사는 보류되었고 많은 의류 제조업자들의 경우 그들의 작업장을 교외의 산업지구나 도시내의 새로운 지역으로 옮기면 그만이었다. UTC에 따르면 다른 제조업자들의 경우 낮 동안의 단속을 피해 밤 시간 동안 노동자들에게 작업을 시키기도 했다.

2003년 이래로 노예상태나 다름 없는 노동조건에 대한 수천 건의 보고들이 어떤 해결책도 찾지 못한 채 법원에 쌓여있다. 노동자들이 협박, 신체적 학대, 강제노동 등을 포함하는 부당한 처우를 경찰에게 고발할 때 대부분의 경우 경찰은 피해노동자들이 신분증을 가지고 있지 않은 불법이주노동자들이기 때문에 어떤 조치도 취할 수 없다고 얘기한다.

비록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당국이 착취작업장을 규제하는 데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지만 UTC는 노예나 다름없는 작업환경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계속해서 압력을 가하고 있다. 동시에 가난에 허덕이는 이민자들을 위한 주택정책 및 그들의 합법화 정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조직적인 노력은 헛되이 끝나지 않음을 투쟁의 결과는 보여준다. 시당국은 볼리바아 영사관을 거치지 않는 볼리비아와 파라과이의 불법 이민자들에 대해서 무료로 이민서류들을 처리해주는 사무실들을 열었다.

UTC는 또한 열악한 노동환경의 직물공장을 폐쇄하고 그것들의 운영권을 노동자들에게 넘기고 궁극적으로는 중개인들과 전체 성과급제도를 뛰어넘는 조합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을 제안한다. 이미 알라메다(Alameda) 위원회는 UTC와 함께 영세착취작업장의 대안으로 알라메다 노동자 조합(Alameda Workers’ Cooperative)을 만드는 작업에 참여했다. 이전에 영세작업장에서 일하던 대략 30명의 노동자들이 이제 매주 위원회들이 열리는 그 장소에 있는 조합에서 일을 한다.

올가 크루즈(Olga Cruz)는 이제 의복들을 재봉하는 조합에서 일을 한다. 그녀는 작업이 고생스럽기는 해도 이제는 삯일 작업장 중 하나에서 일할 때는 얻지 못했던 존중을 받는다고 얘기한다. “우리는 하나의 조합원으로서 일을 하고 모두 똑같은 월급을 받는다. 불법영세작업장에서는 의복 한 벌당 돈을 지급받았다. 그들은 직물을 공급했고 우리는 그것으로부터 100% 수작업으로 의류를 만들어내야 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라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것은 더 진보된 것이며 모든 작업자들은 똑같은 양의 작업을 한다.”

　착취공장에서의 학대상황을 폭로해서 해고된 Naomi Hernandez 역시 조합에서 새 일을 찾았다. Hernandez는 시의회 앞에 모인 군중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우리자신을 해방시키고 있다. 그것이 내가 느끼고 있는 바이다. 전에는 나는 자유인이 아니었고 어떤 권리도 없었다.” 이어서 그녀는 특별한 초대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제 우리는 알라메다 조합 및 UTC와 함께 싸우고 있다. 나는 자신의 권리가 침해 당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는 모든 노동자들이 노예같은 노동조건에 대항하는 이 운동에 함께 하기를 초대한다. “

기업회생과 새로운 노동문화

아르헨티나의 노동자 운영 공장들은 전세계 노동자들에게 그들도 얼마든지 사장이나 소유주 없이도 기업체를 잘 운영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노동자들이 그들의 작업장을 접수하는 새로운 현상은 2000년에 시작되었고 아르헨티나가 최악의 경제 위기를 2001년에 겪으면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 당시 국가전체에서 수천 개의 공장이 문을 닫았고 최근까지 수백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2001년에 노동자들의 손으로 넘어온 후 회생한 공장 중 가장 큰 Zanon 세라믹 공장(Neuquen의 Patagonian주에 위치)은 이제 470여 명의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다. 10,000명 이상의 아르헨티나 노동자들에게 일자리를 공급하고 있는 180여 개의 회생기업들과 함께, Zanon社는 생산에 대한 기본적인 명제를 재정의했다: 노동자 없이 사장은 기업을 운영할 수 없지만, 사장 없으면 노동자들은 기업을 더 잘 운영할 수 있다. 이 노동자 운영 공장들은 어쩔 수 없이 더 큰 자본주의 시장 안에서만 존재할 수 있지만, 그들은 새로운 노동문화를 위한 새로운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2005년 10월, 前 Zanon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없는 공장 ― the Factory Without a Boss(FaSinPat)’ 조합은 법적 공방에서 승리했고 연방법원에 일년 동안 회사를 운영할 권리를 갖는 합법단체로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해왔다. 2006년 10월로 만기일이 다가옴에 따라 노동자위원회는 행동과 공동체적 노력을 경주하기 위해 투표했다. 그리고 2006년 10월 20일, 노동자들은 연방으로부터 FaSinPat를 합법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3년 동안의 법적 투쟁에서 마침내 승리했다.

　아르헨티나 노동계급은 FaSinPat 노동자들의 잠정적인 승리를 축하했다. 이제 FaSinPat은 주어진 법적지위를 가지고 생산계획, 노동조건개선, 공동체 프로젝트의 개발 등의 업무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기념적인 성과의 한 부분으로써 조합은 다른 노동자들을 Zanon에 초청해서 그들이 사장과 소유주 없이도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노동자 위원회는 이제 그들이 다른 노동자들에게 자치경영(self-management)에 대해 교육해야 할 위치에 서 있다고 결의했다.

아르헨티나에서 사용되는 “자치경영(Self-Management)”이란 용어는 공동체나 단체가 스스로, 특히 기획과 경영 과정과 관련된 결정을 내리는 것을 지칭하는 스페인어의 “auto-gestion”이라는 단어로부터 나온 것이다. Zanon 노동자들은 그들이 모든 사업 결정에 참여하는 행동하는 조직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노동자 자치경영은 미래세대가 사적 이윤이 아닌 공동체를 위한 생산을 하고 노동자들을 착취하기보다는 그들에게 권한을 위임함으로써 자본주의의 논리를 뒤집기 위한 씨앗을 뿌리는 것을 돕고 있다. Zanon은 실용적인 민주주의의 대안과 노동자의 자기결정으로 귀결될 수 있는 회생기업 운동의 한 부분을 형성했다.

아르헨티나의 노동자 운영사업들은 각각 특정한 법적 기반과 생산조직의 형태를 가진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2001년 아르헨티나 금융붕괴의 과정에서 소유주에 의해 포기되거나 폐쇄된 사업을 노동자들이 인수한 것이었다. 보통 소유주들은 생산을 멈추고 임금지불을 중단하며 부도를 냈다. 그들의 공장을 인수하기로 한 노동자들의 결정은 어떤 이데올로기에서 나온 것이 아닌 당면한 상황에 대한 필연적인 선택이었다. 자신들의 일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즉자적인 판단이 노동자로 하여금 사장이나 소유주 없이 생산을 계속하도록 하는 결정을 내리도록 했다.

회생기업 중 대부분은 여러 해 동안 어떤 법적 기반 없이 자본주의 시장에서 기능했고 경쟁해왔다. 특정한 법정 규정 없이 많은 수의 노동자 운영 사업은 공급자 및 소비자들과 거래하는데 불이익을 겪었고 시장에서의 기반을 잃어갔다. 

2003년 이후, 노동자들은 법적 기반이나 정부 보조금 없이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Bauen 호텔 조합을 운영해왔다. 호텔을 인수한 후 노동자들은 서서히 피폐해진 호텔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서비스를 재개하기 시작했다. 호텔은 40명의 직원으로 다시 문을 열었고 지금은 150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종업원들은 2005년 12월 이후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 정부에 호텔을 전(前)소유주에게 되돌려 주려는 법안을 거부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힘을 모아왔지만 시 정부는 종업원들의 요구대로 그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을 반대했다. 만약 호텔 조합이 그들에게 우호적인 새로운 법안을 추진하는 데 실패한다면 조합원들은 그들의 호텔을 잃을 위기에 처할 것이다.

지역적인 수준에서 위에서 언급한 Bauen 호텔은 연합의 구축과 폭넓은 상호지지의 연결망을 개발하는 일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주요한 예이다. 법적 투쟁과 유명한 호텔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과제에 직면해서 조합원들은 그들의 뿌리를 한시도 잊지 않았다. 19층짜리 노동자 운영 호텔은 FaSinPat을 포함한 노동자 조직들의 정치적 중심이 되었다. 바닥은 아름답고 양질의 자기타일로 덮여 있는데, 그것은 노동자에 의해 운영되는 Zanon 세라믹 공장과 Bauen 호텔 사이의 거래의 상징물이다. 정기적으로 Zanon의 노동자들과 다른 사회 활동가들은 이벤트를 조직하고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머무르는 동안 Bauen 호텔에서 머무른다. MIC와 지하철 노동자 대표들은 정기적인 미팅을 호텔에서 갖고 국가 주도의 노동자 축출계획에 저항하는 노동자의 자치경영을 방어하기 위한 역량의 집중을 도모한다.

공장인수는 한 세기에 걸쳐 노동자계급의 자유를 위한 도구로 사용되어 왔다. 많은 역사적 투쟁에서 공장인수는 실제 생산을 장악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자본가들이 노동자들의 요구에 더욱 귀를 기울이게 하기 위해서 사용됐다. 

최근 아르헨티나 노동계급이 민영화와 노동법에 대한 공격으로부터 다시 힘을 회복하면서, 노동자 주도의 회생기업들은 평등에 기반한 모델, 직접 민주주의, 단결 및 연대 ― 이는 자본가의 그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개념이다 ― 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이 회생기업들은 전세계의 노동계급을 위한 새로운 노동자 계급의 주체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증가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폭력

30년간의 강력한 신자유주의 정책들은 아르헨티나 노동계급을 황폐화시켰다. 군사독재정권이 현재의 경제체제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30,000명의 활동가들과 학생들이 1976~83년의 군사독재 기간 동안 실종됐다. 어떤 이들은 인권재판과 노조와의 대립 속에서 정부가 보여준 행태는 과거 독재정권의 그것을 답습하게 있다고 지적한다.

항의하는 학생들과 선생, 공무원들, 실업자들 및 토착 공동체들은 중앙정부와 각 지방정부로부터 점증하는 적대행위에 직면하고 있다. 네스토르 키르치네르(Nestor Kirchner)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실패했고 노동자 조직에 대한 공세는 작년에 걸쳐 더욱 거세졌다. 2006년 국가 실업률은 여전히 12.5%에 머물러 있고 5백2십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매달 삶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임금을 받을 수 있는 직장을 찾는 데 실패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일어나 노동자들에 대한 국가의 직접적인 폭력의 사례는 카를로스 푸엔텔바(Carlos Fuentealba)라는 42살의 공립학교 선생의 죽음이었다. 그는 지난 4월 6일 한 경찰이 쏜 최루탄을 근접거리에서 머리에 맞아 사망했다. 푸엔텔바는 지역교사노조가 임금 인상과 공공 교육 지원을 요구하는 한 달 가량의 파업 후 조직한 도로봉쇄시위에 참가하다 사고를 당했는데, 교사의 죽음은 지방정부에 대한 반대와 노동자 조직들 간 연합을 위한 노력에 기름을 부었다.

아르헨티나의 중앙교사노조는 24시간 동안의 파업을 벌였고 국가노동자 총연맹은 두 시간 동안의 작업중지 투쟁을 벌였다. 공공운송노동자들의 파업은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거의 마비시켰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지하철 노조 대표인 카를로스 타보르다(Carlos Taborda)는 노동자들이 푸엔텔바의 죽음에 대한 뉴스를 들었을 때 격노했다고 밝혔다. “모든 노동자들은 그 선생의 죽음에 영향을 받았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항의하고 있는 것은 내게 그리 놀랍지 않다. 왜냐하면 노동자들의 인권이 침해 당했을 때 여기 아르헨티나의 노동계급은 움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카를로스 푸엔텔바는 Neuqen 지방의 첫 번째 시위 희생자는 아니었다. 그의 죽음은 테레사 로드리게스가 죽은 지 꼭 10년째 일어난 사건이었다. 당시 그녀는 잡역부였고 무고한 구경꾼에 불과했지만 1997년 4월 12일 시위 도중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정유도시 Cutral-Co에서 경찰은 당시 실업자 시위대가 봉쇄하고 있던 한 다리를 건너고 있던 그녀를 쐈다. 당시 시위는 최초의 피께테스(piquetes) ― 후에 국가 전체로 확대된 도로봉쇄시위 ― 였는데 이후 테레사 로드리게스는 도로봉쇄시위의 상징이 되었다. 하지만 그녀의 죽음에 대해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다. 살인죄로 기소된 4명의 경찰관들은 모두 풀려났고 사면되었다.

1995년 이후, 아르헨티나에서 60명 이상의 사람들이 시위도중 살해당했다. HIJOS ― 실종된 아이들의 조직 ― 출신 활동가인 훌리오 타라베라는 정부가 의도적으로 공포를 불어넣고 시위를 불법화하기 위해서 경찰의 폭력성을 용인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2년 동안 노조원들은 위협을 받았고 실제로 공격당하기조차 했다. 작년 봄에 UTC가 수백 건에 달하는 착취사례를 공개한 직후 12명 이상의 노조 대표자들이 협박을 받았다. 특히 충격적인 사건은 자신들의 작업장의 열악한 작업환경을 폭로한 직물노동자인 호세 올레아노(Jose Orellano)와 모니카 프리아스(Monica Frias)의 9살짜리 아들을 두 명의 남자가 납치한 것이었다. 납치범들은 칼로 소년을 위협하면서 “너의 부모에게 착취작업장에 대한 폭로를 멈추라고 얘기하라.”고 명령했다.

앞으로 나아갈 길

정부측의 탄압에 직면했지만 지하철 노조, 공공보건 노조 그리고 노동자 운영기업들같은 많은 아르헨티나의 노동자 조직들은 노동자들의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 폭넓은 연대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지하철 노동자들은 주정부의 탄압에 맞서 직접적인 행동으로 파업을 적극 이용할 것을 주장한다. Neuquen의 노동자 경영기업인 Zanon은 지역의 공동체 그룹, 투쟁중인 노동자들, 그리고 국내외의 회생기업들과 광범위한 상호연대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 FaSinPat 집단은 Neuquen 지방에서 결집하고 있는 운동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사회 조직들은 칠레, 우루과이 그리고 브라질에서처럼 사회 민주주의 정부들의 “진보적인 핑크빛 조류(pink tide)²⁾”의 부활로 인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점증하는 정부의 폭력성, 정치적 탄압 및 사회적 시위의 범죄화는 앞으로 펼쳐진 “핑크빛 길”에 반발하는 도전들의 예이다. 어떻게 계속해서 폭넓은 연합적 운동을 구축해 나가느냐는 문제야말로 아르헨티나의 노동자 계급 조직들이 공공지출의 축소와 함께 시도되는 정부의 친기업적인 정책 실행, 반체제 조직의 흡수 등에 대처하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정치적인 도전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의 독립적인 노조와 회생기업들은 노동자계급을 지켜내고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에 대항하는 전투에서 가장 발전된 전략을 대표하고 있다.

“단지 그 나라 국민들이 무책임하다는 것을 이유로, 왜 우리가 한 국가가 맑스주의로 흐르는 것을 방치해야만 하는 지 나는 이해할 수 없다.³⁾” 키신저가 1970년 6월 27일 칠레에 관한 40인 위원회의 미팅에서 한 말이다.⁴⁾ <노사과연>

아르헨티나 노동자들의 힘:

새로운 노동운동 문화의 창조

Marie Trigona⁵⁾*

번역 : 노성철(자료회원)

[역자 주: 남미의 노동운동에 대한 정보는 우리나라 언론은 물론이고 외국의 유명매체를 통해서도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글을 번역하면서 신자유주의의 폭력에 맞서 아르헨티나 노동자들이 어떻게 스스로를 조직하고 투쟁하고 있는 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습니다. 번역자의 미숙함으로 원문의 정보들을 정확히 전달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읽는 분들께 죄송할 따름입니다.

출처는 Monthly Review, 2007년 7/8월 합본호입니다. 오역에 대해 독자들께서 지적해주시고 바로잡아 주신다면 더없이 감사하겠습니다. 원문은 글쓴이의 블로그를 통해 읽으실 수 있습니다.

(http://mujereslibres.blogspot.com/2007/07/workers-power-in-argentina-in-monthly.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