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한국사회에서 이른바 주택문제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주택가격의 급속한 상승을 의미한다. 주택가격이 급속히 상승하면 전․월세를 살고 있는 사람들은 우선 오르는 전․월세 가격을 따라가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며 가뜩이나 팍팍한 생활이 더욱 어려워진다. 그들 중 어렵사리 돈을 모아 집을 사려했던 사람들은 이른바 ‘내 집 마련’의 꿈을 또 뒤로 미뤄야 하며 아마도 그렇게 모은 돈을 전세자금 충당을 위해 집주인에게 내줘야 할 것이다. 그래도 그들은 운이 아주 좋은 편이다. 왜냐하면 그들처럼 모아놓은 돈이 없어서 전세금을 충당하기 위해 은행에 융자를 내야 할 처지에 있는 사람들은 은행에 돈을 빌리고 이자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들도 운이 좋은 편이다. 왜냐하면 은행에 돈을 빌릴 이른바 ‘신용’이 부족한 사람들은 전세금 만큼의 돈을 월세로 전환해 지불해야 하는데 이 돈의 크기는 은행 이자보다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들은 운이 아주 나쁜 편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그 정도의 돈은 지불할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모아 둔 돈도 없고, 신용도 없고, 월세를 낼 능력도 없는 사람들은 자신이 살고 있었던 곳을 떠나 자신의 능력과 수준에 맞는 곳으로 떠나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¹⁾

그런데 주택문제는 왜 발생하는가? 그리고 그것을 직접적으로 유발시키는 주택가격의 상승은 멈추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데(이른바 ‘부동산 불패신화’) 이것은 왜 그러한가? 주택문제는 과연 해결 가능한 것인가? 만일 그렇다면 그것은 어떻게 가능한가?

주택문제는 계속 반복된다.²⁾ 그리고 이것은 노동자계급뿐만 아니라 소부르주아지들에게도 커다란 고통을 발생시킨다. 그래서 이것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자주 거론되며 계급․당파를 초월하여 전사회적으로 앞서 제시한 문제들에 대해 여러 견해와 온갖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하도록 한다. 하지만 그러한 주장의 대부분은 노동자계급의 입장과 거리가 멀고 또 과학적 관점을 결여하고 있다. 또한 노동자계급의 입장에서 과학적 관점을 견지하려고 하는 경우에도 그것을 철저하게 유지하지 못하여 잘못된 견해에 빠지고 있다.

이 글은 주택문제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경제학적 기초 지식을 검토하고 주택문제와 관련된 여러 현상을 이것에 입각해 분석할 것이고 엥겔스의 「주택문제에 대하여」를 검토하면서 주택문제에 대한 노동자계급의 관점과 태도는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갖고자 한다.

2. 경제학적 기초

자본주의사회에서 주택가격과 그에 규정받는 임대가격(전․월세비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향과 주기적으로 폭등하는 양상을 갖는다. 경험으로부터도 알 수 있듯이 현실에서의 주택가격과 임대가격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들은 극히 예외적이며 일시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줄기차게 상승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의 원인을 인구의 도시집중과 주택의 절대부족이라는 현상에 근거하여, 흔히 언급되듯이, 수요-공급 관계와 인플레이션에서만 찾는 것은 토지가격의 본질과 운동에 대한 이해 부족의 증거이다. 물론 다른 많은 상품들과 마찬가지로 토지 및 주택의 가격 역시 수요-공급관계에 의해서 커다란 영향을 받는다. 이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멈추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것으로 문제를 속류경제학의 견해에서 바라보는 것에 기인한다. 수요에 대한 공급의 부족, 이것은 분명 가격의 상승을 유발하며, 이 경우 공급을 늘리는 것을 통하여 그 가격의 상승을 저지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항상 되풀이하여 문제 자체를 새롭게 산출하므로 전혀 해결이 아닌 해결을 통하여” 해결하려는 속류적 사고방식이고 자본주의적 해결방법이다.³⁾ 따라서 우리가 여기에 머물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는 한 발 더 나아가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약간의 경제학적 지식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우리는 주변에서 사람이 살고 있는 건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낡아져 쓸모가 없어지는데, 정작 그 주택의 가격은 점점 더 올라가는 이상한 현상을 흔히 볼 수 있다. 그것은 주택가격이 주택건물가격과 토지가격으로 구성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올바른 이해가 가능해진다. 즉 주택건물가격은 그 주택을 지을 때 투여된 자본과 이윤의 합으로 결정된다. 그런데 주택은 일정한 대지위에 지어진다. 따라서 주택가격은 주택건물가격에 토지가격이 더해져 결정되게 된다. 이때 주택이 낡아가면서 주택건물가격이 점점 떨어지더라도 토지가격이 주택건물가격에 비해 더 많이 올라가게 되면 주택가격은 올라가게 될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것은 집이 점점 더 낡아지는데도 점점 올라가는 전․월세가격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⁴⁾ 이러한 현상을 보다 더 자세하게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먼저 지대로부터 출발하도록 해야 한다. 왜냐하면 토지가격 ― 주택가격의 구성요소의 하나고 주택가격 상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 의 본질과 운동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1) 지대

자본주의적 토지소유형태를 고찰하는 것은 자본분석에 필수적이다.⁵⁾ 그리고 이러한 고찰은 우선 농업생산에서 이루어지는데 여기서 차지농업가와 그에게 고용된 농업노동자 이외의 다른 인물, 즉 토지소유자를 발견하게 된다.⁶⁾ 현실의 경작자는 자본가에게 고용된 임금노동자이고, 자본가인 차지농업가는 농업을 자본의 하나의 특수한 착취분야로 삼아 자기의 자본을 투자하고 경영한다. 이때 자본가는 자신의 자본을 투하하기 위한 일정한 토지가 필요하고 토지소유자인 지주는 자신 소유의 토지를 자본가에게 빌려준다.

토지를 빌린 자본가는 자신이 이용하는 토지의 소유자에게 특정의 생산 분야에 자기의 자본을 이용하는 것을 허락한 대가로 일정한 기간에 계약상으로 확정된 화폐액을 지불한다. 이 화폐액이 지대이며 이것이 경작지․건축지․광산․어장․삼림 등등의 어느 것에 대하여 지불되더라도 이것은 지대라고 불린다. 또한 지대는 토지소유자가 토지를 자본가에게 계약에 의해 임대한 기간 전체에 걸쳐 지불된다. 그러므로 토지소유자의 경우 지대는 ‘토지소유의 경제적 실현’이며 가치증식의 형태이다.⁷⁾ 이러한 “지대는 [토지소유자가 땅의 한 조각을 임대해 매년 얻고 있는] 일정한 화폐액으로 표시된다.”⁸⁾

(2) 차액지대와 절대지대⁹⁾

1) 차액지대

지대는 차액지대와 절대지대로 나누어진다. 이중 차액지대는 같은 자본을 투여했을 때 토지마다 생산량이 다른 데서 발생한다. 즉 같은 크기의 자본이 투여되어 쌀이 각각 토지A에서는 10가마, 토지B는 20가마, 토지C는 30가마, 토지D는 40가마가 생산되면, 가장 생산량이 적은 최열등지인 토지A를 기준으로 토지B는 10가마, 토지C는 20가마, 토지D는 30가마가 더 생산된 것이다. 이때 이렇게 더 많이 생산된 것은 자본가의 몫이 아니라 지대로 되어 토지소유자가 갖게 된다. 이것은 그렇게 더 많이 생산된 것은 자본이 투여된 것 자체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토지의 비옥도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이유에서이다. 그리고 이렇게 발생한 지대가 차액지대이다. 이것은 토지의 생산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토지의 생산성에 영향을 주는 것은 토지의 비옥도도 있지만 토지의 위치도 큰 영향을 준다. 따라서 토지의 위치에 따른 생산성의 차이도 차액지대를 발생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며, 이는 특히 건축지에서 결정적이다. 이것이 차액지대의 제Ⅰ형태이다.

그런데 필요에 의해 같은 토지에 자본이 추가 투하되는 경우 차액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앞서와 같이 토지A, 토지B, 토지C, 토지D에 자본 100씩이 투하되어 쌀이 모두 100가마가 생산되었고 토지A를 기준으로 토지 B, C, D에 각각 10, 20, 30의 지대가 발생했다. 그런데 쌀이 더 필요하여 자본의 추가투하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토지B만이 추가 투하가 가능하여 자본100이 더 투하되었는데 쌀 5가마가 추가로 생산되게 되는 경우 이제 기준이 되는 것은 토지B에 추가투하 된 자본에서 생산한 쌀 5가마이다. 이제 토지A에서도 차액지대가 발생하게 된다. 이렇게 발생한 지대가 차액지대의 제Ⅱ형태이다.¹⁰⁾

2)절대지대

차액지대는 토지의 생산성과 관련해서 발생하는데 앞서의 설명에 근거하면 최열등지에서는 지대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토지A의 소유자는 자신에게 지대를 지불하지 않는 경우 차지농업가에게 공짜로 토지를 빌려주지 않을 것이다. 차지농업가는 자본투하에 대한 이윤을 얻어야 하고 토지소유자는 토지를 빌려준 대가로 지대를 받아야 하며 토지는 경작되어야 한다. 이러한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농업생산물의 가격이 오르면 된다. 이렇게 하여 발생한 지대가 절대지대이다. 이것은 토지의 비옥도․위치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으며 이것 역시 토지소유에 의해 발생한다.¹¹⁾

(3) 토지가격의 본질

현실에서 토지는 다른 상품들처럼 가격을 갖고 있으며 거래되고 있다. 일반적인 상품들이 가격을 갖는 것은 그것이 노동생산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지는 본래 자연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결코 노동생산물이 아니다. 따라서 토지가 가격을 갖는다는 것은 불합리하다.¹²⁾ 이러한 이유로 토지가격은 다른 상품들의 가격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고, 따라서 결정원리도 다르다. 앞서 본 것처럼 토지의 소유자는 지대를 수취하며 이것은 “매년 얻고 있는”, “일정한 화폐액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이러한 “일정한 화폐수입은 자본화될 수 있으며 가공의 자본에 대한 이자로 간주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토지에서 매년 200원의 지대가 발생한다고 하고 당시의 평균이자율이 5%이라면 이 토지는 4,000원에 판매되게 된다. 왜냐하면 이자율이 5%일 때 4,000원이라는 돈을 은행에 넣어두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200원의 이자를 받게 것과 같은 경제적 효과를 얻기 때문이다. 즉, 토지를 빌려주었을 때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200원의 지대를 벌 수 있다면 이것은 4,000원이라는 자본에 대한 이자로 간주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자본화된 지대가 토지의 구매가격 또는 가치를 형성하”¹³⁾게 되는 것이다. 즉, 정확히 다시 말하면 “사실은 토지의 구매가격은 토지의 가격이 아니라, 토지가 낳는 지대를 현행의 이자율에 따라 계산한 가격이다. 그러므로 지대의 이러한 자본화는 지대 그것을 전제하는 것이며, 지대가 그 자신의 자본화로부터 도출되고 설명될 수는 없다.”¹⁴⁾ 즉, 토지가격은 지대의 크기와 일반이자율의 관계에서 결정되고 변화하는 것이다. 또한 토지가격(지대의 자본화)이 지대의 존재를 전제한다는 것은 토지소유자에게 지대란 아무런 자본의 투하 없이도, 그가 단지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발생하는 것으로 바로 지대 때문에 토지가격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다만 현실에서 가격이 먼저 존재하고 이를 근거로 토지소유자가 지대를 청구하는 것으로 보이게 되는 것은 다른 많은 경제현상들처럼 본말이 전도되어 현상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이러한 사실을 잘 알게 해준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사회의 잉여노동의 일부를 공물로서 취득할 수 있으며 그리고 생산의 발달에 따라 점점 더 큰 비율을 취득할 수 있는 것은 다만 그들이 투지에 대한 소유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은, 다음과 같은 사정 ― 즉 자본화된 지대[바로 그 공물을 자본의 산물로 환원시킨 것]가 토지가격으로 나타나며 토지가 온갖 다른 거래품과 마찬가지로 매매될 수 있다는 사정 ― 에 의해 은폐되고 있다. 토지의 구매자에게는 자기의 지대청구권은 공짜로 얻은 것[즉 노동․위험부담․자본의 기업과 정신도 없이 얻은 것]으로 나타나지 않고 등가를 지불하고 얻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그에게는 지대는 [그가 토지 그리고 그것과 함께 지대청구권을 구매하는 데 사용한] 자본의 이자로서만 나타난다. 이것은 흑인노예를 구입한 노예소유자에게는 그의 흑인소유가 노예제도 그것에 의해 얻어진 것이 아니라 이 상품[노예]의 구매에 의해 얻어진 것으로 나타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구매는 그 소유권[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창조하지 않으며 이전시킬 뿐이다. 그 소유권은 구매되기 이전에 존재해야만 하며, 한 번의 구매가 그 소유권을 창조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련의 매매나 매매의 반복도 그 소유권을 창조할 수 없다. 그 소유권은 전적으로 생산관계에 의해 창조된 것이다. 생산관계가 그 외피를 벗어버리지 않을 수 없는 지점에 도달하면, 그 소유권의 물질적 기반 [즉 인간의 사회적 생산과정에서 그 소유권을 경제적으로 정당화시킨 것]은 사라지며 그와 함께 그 소유권에 바탕을 둔 모든 거래도 사라진다.¹⁵⁾

그런데 이상의 설명에서 토지의 가격이 지대의 존재를 전제한다고 할 때 하나의 의문이 생긴다. 그것은 아직 개간되거나 이용되고 있지 않은 토지인 미경작지의 가격인데 이것은 아직 지대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맑스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한 나라의 모든 토지가 점유되고 토지에 대한 자본투자․경작․인구가 모두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자마자 [이러한 사정들은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지배적으로 되고 농업까지도 정복하게 되면 당연히 전제되고 있다], 각종 질의 미경작지의 가격은 (차액지대만을 가정하면) 질과 위치에서 동등한 기경작지의 가격에 의해 결정된다. 이 미경작지는 어떤 지대도 낳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그 가격은― 추가적인 개간비용을 제외하면 ― 동일하다. 토지가격은 물론 자본화된 지대에 불과하다. 기경작인 경우에도 그것의 가격으로 지불되는 것은 장래의 지대일 뿐이다. 기경작지인 경우에도 그것의 가격으로 지불되는 것은 장래의 지대일 뿐이다. 예컨대 지배적인 이자율이 5%이라면 20년분의 지대가 한꺼번에 선불되는 것이다. 토지가 판매될 때 그것은 지대[여기에서 지대는 토지의 열매로 간주되고 있는데 이것은 물론 외관상의 현상에 불과하다]를 낳는 것으로 판매되며, 따라서 앞으로 지대를 낳는다는 성격에서는 기경작지나 미경작지나 차이가 없다. 미경작지의 가격은 그것의 지대― 이 지대의 자본화가 그 가격이다 ― 와 마찬가지로 [이 토지가 현실적으로 이용되지 않는 한] 순수히 환상적인 것이다. 그러나 그 가격은 이처럼 선험적으로 결정되며 구매자가 발견되자마자 실현된다. 한 나라의 현실적인 평균지대가 그 나라의 현실적인 연간지대총액과 이것의 총경작면적에 대한 비율에 의해 결정된다면, 미경작지의 가격은 기경작지의 가격에 의해 결정되며 따라서 기경작지에 대한 자본투하와 그것의 결과를 반영하는 것에 불과하다. … 미경작지의 명목가격이 형성되며 이리하여 미경작지도 상품으로 되며 그 소유자에게는 부의 원천이 된다. 이것은 동시에 왜 지역 전체의 토지가격이 미경작지의 가격을 포함하여 상승하는가를 설명하여 준다.¹⁶⁾

이제 우리는 주택가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토지가격의 본질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4) 토지가격의 운동

노동생산물로서의 일반적 상품의 가치는 그 상품의 생산에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에 의해서 결정된다. 그리고 그 상품들 가운데 특수한 상품인 금이 화폐로 전화된 후 상품은 자신의 가치를 금의 일정한 양으로 표현하게 되는데 이것이 상품의 가격이다. 따라서 상품 자신을 생산하는 노동생산성의 변화와 금의 생산을 위한 노동생산성의 변화에 따라서 가격이 변동한다. 그리고 이들 상품은 일반적으로는 사회적 생산력의 발전에 따라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토지의 가격은 이와는 전혀 다른 운동을 하게 되는데, 앞서 말한 대로 경향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이것은 ‘자본환원된 지대’로서의 토지가격(지대의 자본화)의 본질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토지가격이 지대의 크기의 움직임과 일반이자율의 움직임에 의해서 규정되기 때문이다. 먼저 여기서는 토지가격에 관해 “경쟁에 의한 일체의 가격 변동, 일체의 토지투기 그리고 소토지 소유를 무시”하고 토지가격의 운동을 살펴보겠는데 이것은 “지대가 증대하지 않아도 상승할 수 있”는 경우와 “지대가 증대하기 때문에 상승”하는 경우로 크게 나누어진다.

전자의 경우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토지가격은 지대가 증대하지 않아도 상승할 수 있다. 1) 단순히 이자율의 하락에 의하여. 이자율의 하락은 지대로 하여금 보다 고가로 판매되게 하며 따라서 자본화된 지대인 토지가격은 상승한다. 2) 토지에 합쳐진 자본의 이자가 증대하기 때문에.”¹⁷⁾ 그러하다.

앞서 본 것처럼 토지가격은 지대를 일반이자율로 나눈 값이므로 “지대가 불변의 크기라면 토지의 가격은 이자율에 반비례하여 등락한다. … 토지가격의 이 운동은 단순히 이자율에 의해 규제되며 지대 그것의 운동과는 무관하다. 이미 본 바와 같이 사회의 발전에 따라 이윤율은 저하하는 경향이 있고 또한 이자율도 [이윤율에 의해 규제되는 한] 저하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그리고 이자율은 [이윤율에 의한 영향을 도외시하더라도] 대부가능화폐자본의 증가에 따라 저하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토지의 가격은 지대의 운동이나 토지생산물의 가격[지대는 이것의 일부를 이룬다]의 운동과는 무관하게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¹⁸⁾

토지에 합체된 이자가 증대함으로써 토지의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자본은 토지에 고정될 수도 있고 토지에 합쳐질 수도 있다. 자본은 토질의 화학적 개량이나 시비 등등의 경우처럼 비교적 일시적으로 투하될 수 있고, 배수로․관개시설․경지정리․농장건물 등등의 경우처럼 비교적 항구적으로 투하될 수 있다.” 이처럼 토지와 일체가 된 자본을 ‘토지자본’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고정자본의 하나이다. 이렇게 “토지에 합쳐진 자본과 [이것에 의해 생산수단으로서의] 토지에 가해진 개량에 대한 이자”는, “진정한 지대”는 아니지만, 차지자본가가 토지소유자에게 지불하는 지대의 일부를 이룬다. 또한 토지에 합쳐진 모든 개량은 토지라는 실체의 불가분의 부속물로서 차지기간이 지나면 토지소유자의 소유로 되어버리며, 이것은 다음 번 임대계약 때 토지에 합쳐진 자본에 대한 이자로서 진정한 지대에 추가된다. 지대는 증대한다. 따라서 토지소유자가 땅을 팔려할 때 이러한 토지의 가격은 상승하게 되는데 그는 “토지를 판매할 뿐만 아니라 개량된 토지, 토지에 합쳐진 자본[자기는 아무런 비용도 들이지 않은 자본]을 판매하는 것이다.”¹⁹⁾

후자의 문제, 즉 “토지가격은 지대가 증대하기 때문에 상승할 수 있다.”²⁰⁾는 다음의 경우에 발생한다. 토지생산물의 가격이 올라가면 지대는 증대할 수 있다. 토지생산물의 가격이 올라가면 자본가에게 초과이윤이 발생하며, 이러한 상황이 다음 계약 때까지 계속된다면 이후 발생하는 초과이윤은 지대로 전환되어 지대가 증대하게 된다. 이 경우 이자율이 지대의 상승률 만큼 올라가지 않으면 이 지대의 상승의 결과로 토지의 가격은 올라간다. 그런데 “토지생산물의 가격이 불변이면서 지대가 증대할 수 있는 경우”²¹⁾도 있으며, 심지어 “토지가격은 토지생산물의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상승할 수 있다.”²²⁾

이상에서 보았듯이 토지에 대한 경쟁이나 투기, 인플레이션을 무시하더라도 토지가격은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서 경향적으로 상승하고, 토지소유자는 전혀 아무런 추가된 노력 없이도 사회적 생산의 결과 중 더 많은 몫을 차지하게 된다. 따라서 자본주의적 생산이 이루어지는 곳에서 토지는 확실한 투자(기)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5) 토지가격에 대한 투기의 영향

앞서 확인한 것처럼 토지가격은 경향적으로 상승하게 되며 이러한 까닭에 토지는 확실한 투자(기)의 대상이 된다. 그런데 이러한 상승이 항상 사회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토지가격의 상승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토지와 주택이 투기의 대상이 되어 그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폭등하여 이른바 서민들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문제로 될 때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반복적으로 나타나지만 늘 있는 일은 아니다.²³⁾

토지에 대한 투기는 특정한 시기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게 되며, 이것은 자본주의적 생산의 순환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즉, 토지에 대한 투기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순환과정에서 그 호황의 말기에 이르러 집중적으로 격화되고 공황국면의 일정한 진행과 더불어 진정되는 특징을 가진다. 이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이다. 즉, 자본주의적 생산은 이윤을 위한 무정부적 생산을 그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자본주의적 생산의 특징적 성격은 주기적으로 과잉 생산과 공황에 이르는데, 번영 즉 생산의 확대가 급격하게 진행되면 시장의 포화에 의한 자본 간의 경쟁의 격화, 생산부문 간의 불균형의 확대에 의한 원료가격의 등귀, 이자율의 등귀, 산업예비군의 감소 혹은 고갈에 의한 임금의 등귀 등으로 급격히 자본의 이윤율이 하락한다. 토지투기를 비롯한 일체의 투기의 격화는 자본의 이윤율의 급격한 저하, 곧 자본의 과잉생산과 관련이 있다. 호황기의 막바지에 자본의 이윤율이 급격히 떨어지면, 수많은 소자본은 더 이상 자본으로서 기능할 수 없게 되고 투기의 길로 쫓겨 들어가게 된다. 이것이 호황 말기에 보여지는 부동산 투기의 격화와 주식시장의 팽창의 이유이다.²⁴⁾ 이렇듯 주식시장의 급속한 팽창과 부동산 투기의 격화는 동일한 상황에서 동일한 이유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이지만 양자의 운명은 다르다. 사소한 차이는 이들에게 돌아오는 사회의 태도인데 부동산 투기자는 눈총을 받고 지탄을 받지만 주식투기자는 부러움의 대상이고 칭송을 받는다. 그러나 이것은 정말 사소한 문제에 불과하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이후 공황이 발생한 다음의 두 투기자의 운명인데 이는 극명하게 갈라진다. 주식투기자는 몰락하겠지만 부동산 투기자는 대개 거금을 손에 넣게 된다.

주식 투기자의 소자본은 주식 구매를 통해 대자본가의 손에 들어가게 되는데 대자본은 새로운 주식의 발행을 통해 이를 자신의 것으로 한다. 그리고 소자본들은 이윤율의 압박에 의해 이윤을 좇아 모험의 길로 들어선다. 그러나 공황의 국면에 들어서게 되면 자금의 압박을 받는 대자본들은 증권시장으로부터 자금을 철수하게 되며 이에 의해 주식의 가격은 폭락하게 된다. 이때 빚을 내거나 신용거래 등으로 자신의 원금을 넘어 투기에 참가한 투기자들은 원금을 날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완전히 파산하여 빚쟁이로 전락하게 된다.

그런데 토지․주택을 포함한 부동산 투기의 경우 상황은 달라지는데 공황시기 이자율이 높아져 가격의 어느 정도의 하락은 불가피하지만 주식과 같이 폭락하지는 않는다. 이것은 앞서 본 것처럼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동산가격의 운동에 의해서 그러하며 또한 부동산의 소유 자체가 높은 지대․임대료 수입을 보장하기 때문에 오히려 상승하는 경우도 있다.²⁵⁾

여기서 주제와 직접적인 상관은 없지만 하나의 의문이 생긴다. 아니 사실이 이와 같다면 투기가들은 부동산에 투기를 하지 않고 왜 주식에 투기를 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그것은 두 가지 투기에 대한 사회의 태도에 눈치를 보는 소부르주아적 소심함에도 기인하며, 경제현상을 거꾸로 보는 그들의 무지함에도 원인이 있지만 더욱 근본적인 것은 대부분의 소자본이 너무나 작기 때문에 부동산에 투기할 정도의 크기가 되지 못해서이며, 소유할 정도의 크기가 되더라도 일시적으로 가해지는 압박에 견딜 정도의 능력도 갖지 못해서이다. 이를 견딜만한 능력이 되어 부동산에 투자되는 소자본도 물론 있으며 현재에도 이러한 지주적․개인적으로 소유되어 있는 부동산 역시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의 소유는 국가와 자본에 의해 공격되고 있으며 이들은 자본주의적 소유․운영으로 변화할 것을 강요받고 그렇데 변하게 될 것이다. 일부는 임대사업이라는 성공적인 이름으로 대부분은 보유세라는 엄청난 압박에 의해 판매를 강제당하면서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몰락으로. 하지만 누구보다도 이것을 잘 알고 활용하는 것은 재벌이라고 불리는 독점자본들이다. 한국에서 토지․주택․건물, 기타 부동산의 최대 소유자․투기자들은 독점자본들이다. 그리고 이들의 소유는 장려된다.²⁶⁾

(6) 토지가격에 대한 인플레이션의 영향

인플레이션이란 사회의 변화하는 유통필요금(=화폐)량의 최소한도를 넘어 지폐를 유통에 투입함으로써 일어나는 현상으로 지폐가치의 저하에서 발생하는 물가의 명목적 상승을 말한다.²⁷⁾ 현재 자본주의 하에서 인플레이션은 ‘관리통화제’라는 이름 아래에서 구조화되어 국가의 주요정책수단이다. 특히 공황국면에서 자본이 극심한 이윤율의 압박과 자본가치 파괴의 압력을 받게 되면 국가는 불환은행권을 남발하게 되고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이렇게 발생한 인플레이션의 효과는 토지가격에 반영되며, 이에 따라 토지가격은 상승하게 된다. 

자본주의적 생산이 이루어지는 곳에서의 토지가격은 인플레이션이 없어도 경향적으로 상승하게 되는 것은 앞에서 말한 대로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은 토지가격에 반영되어 그것을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도록 한다. 그리고 이것은 토지문제를 사회문제의 가장 심각한 것의 하나로 만든다.

(7) 건축지지대

주택이 건설되는 토지인 건축지 역시 지대를 발생시킨다. 건축지지대의 근거 역시 다른 비농업용토지의 지대와 마찬가지로 진정한 농업지대의 원리에 의해 규제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약간의 특징이 있는데 그것은 위치가 차액지대에 대하여 압도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과 소유자가 완전히 수동적이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 대부분의 경우 독점가격이 지배적이고 빈곤을 가장 무자비하게 이용하는 것이다.²⁸⁾ 여기서 건축지지대를 필연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은 인구의 증가와 그에 따른 주택수요의 증가뿐만이 아니라 건축지 등에 투여되는 고정자본의 증가에 의해서이다.

급속히 성장하는 도시들에서는 투기적 건축업은 주택으로부터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지대로부터 이익을 얻으려고 한다. 이때 지대는 독점가격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고 독점가격이 지대를 발생시키기도 한다.²⁹⁾

(8) 주택가격과 주택임대가격

주택가격은 그것을 세우는데 들어간 건축비용과 건축비용에 대한 이윤으로 구성되는 주택건물가격과 그 건물이 차지하고 있는 토지가격의 합으로 나타난다. 주택소유권과 토지소유권이 일반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한국에서는 혼란에 빠지기 쉽지만, 앞서 본 것처럼 이 양자는 엄연히 다른 경제법칙에 따라 움직인다.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도시들에서의 건축업은 주택 그 자체로부터 이익을 얻으려고 하기보다는 지대의 상승으로부터 이익을 얻으려 한다.³⁰⁾

이렇게 결정되는 주택가격은 주택임대가격 결정의 기초가 된다. 주택임대가격은 주택에 투하된 자본(고정자본)에 대한 이자와 감가상각비를 의미하는 것으로 진정한 지대와는 다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건물의 임대는 토지의 임대를 이미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임대료에는 지대성분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보다 엄밀히 말하면 ‘주택임대가격’이라 하는 것은 그것의 본질은 고정자본으로 대부된 화폐자본의 이자이다.³¹⁾

(9) 토지소유와 토지국유화

한마디로 토지소유란 “어떤 사람들이 다른 모든 사람들을 배제하면서 지구의 일정한 부분을 자기의 개인 의지의 배타적인 영역으로 지배할 수 있는 독점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전제한다.”³²⁾ 그리고 지대의 취득은 토지소유가 자신을 실현하는 경제적 형태이며, 토지소유를 전제한다는 공통적 특징을 갖는다.³³⁾ 사적 소유가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재의 일반적인 관념속에서 “어떤 사람이 다른 모든 사람들을 배제하면서 지구의 일정한 부분을” 소유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 크게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보다 높은 경제적 사회구성체의 관점에서 보면, 토지에 대한 개개인의 사적 소유는 인간에 대한 인간의 사적 소유(노예 ― 인용자)와 꼭 마찬가지로 불합리한 것으로 나타날 것이다. 심지어 사회전체․한 국민․동시에 존재하는 사회들의 전체도 땅의 소유자는 아니다. 그들은 다만 땅의 점유자․이용자일 따름이며, 선량한 가장으로서 땅을 개량하여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어야 한다.”³⁴⁾

자본주의적 생산은 생산수단의 사적소유에 기초하고 있다. 또한 자본주의적 생산방식은 한편으로 직접적 생산자가 토지의 단순한 부속물의 지위로부터 해방되는 것, 다른 한편에서는 인민대중으로부터 토지를 수탈하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토지에 대한 사유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일반적으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이러한 한도내에서 토지소유의 독점은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역사적 전제이며 또한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을 영속화시키는 토대이다.³⁵⁾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지국유화’는 이론적으로 가능하고 자본의 효율적인 축적을 위하여 필요하기까지 하다. 왜냐하면 자본주의적 생산에 있어서 토지의 사적소유는 자본주의 발전에 주요한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적 토지소유는 기본적으로 기능자본(산업자본과 상인자본)과 분리되게 된다. 따라서 자본주의적 생산에서 토지구입에 투여되는 자본은 생산과 유통에서 기능하지 못하고 비생산적 토지에 동결되게 된다. 또한 토지소유자는 토지를 자본가에게 임대하여 주고 임대료를 받는데 이것은 사회적 평균이윤율을 넘는 초과이윤으로 토지에 대한 사유가 없다면 자본가의 몫으로 되는 부분이다. 토지소유가 없으면 지대도 없다. 따라서 토지소유는 자본의 축적을 방해하는 것이고 결국 자본주의의 발전을 방해하게 된다. 따라서 그들은 토지의 국유화까지도 주장한다. 그러나 이 주장은 일반적으로 현실성이 없다. 왜냐하면 이것은 ‘사적소유’의 신성불가침을 훼손시키고 많은 경우 자본가 자신이 토지소유자이며 자본가와 토지소유자는 지배동맹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³⁶⁾ 

이런 의미에서 자본주의사회에서 토지국유화는 노동자적이라고 하기 보다는 자본가적이다. 물론 토지의 사유는 노동자들의 임금을 억누르는 주요한 원인이기도 하다.³⁷⁾ 따라서 토지의 국유화가 노동자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착취의 증가는, 노동자들의 각성과 조직의 발전에 따라서, 사회적 긴장과 대립을 유발하고, 자본주의의 존속에 유해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점에서도 토지의 국유화는 노동자적이라기 보다는 자본가적이다.³⁸⁾

(10) 토지공개념³⁹⁾

자본 일반의 안정적이고 최대한의 축적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토지국유화’에 대한 이념적 필요성과 현실적 불가능성 간의 모순은 여러 형태로 외화하는데, ‘토지공개념’이 그 대표적 표현이다. 토지공개념이 절대지대와 관련한 토지국유화의 필요성과 비현실성 간의 대립의 타협이라는 것은 앞서 살펴본 대로 토지가격이 ‘자본환원된 지대’이기 때문에 자본가가 토지를 임대할 때 절대지대를 지불하는 것은 물론이고, 취득할 때조차 그 가격 속에 절대지대를 지불한다는 사실과 토지투기를 통해 자본가 자신들이 주요한 투기가이고 그 투기로부터 많은 이익을 얻지만, 그 투기가 자본의 재생산에 주요한 교란의 원인이 되고 사회적 긴장과 대립을 유발한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 즉 ‘자본 일반의 안정적이고 최대한의 축적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서 일반 혹은 총자본의 입장에서는 토지투기를 일정한 한계 내에서 억제할 필요가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철저히 계급적인 토지공개념은 현실에서도 국가를 매개로 자본의 안정적이고 최대한의 자본축적을 위한 방편으로 실행되어 왔다. 즉 국가는 효율적인 국토관리의 명분으로 토지소유에 대한 제한을 가함으로써 자본가에게 유리한 제반 토지․주택정책을 통해 자본의 축적을 가능하도록 한다. 즉, 산업 및 노동력의 창출을 위해 공업용지 및 택지의 대량개발은 사실상의 토지소유자인 농민과 도시 소부르주아지들에 대한 토지의 강제수용, 토지소유․사용권의 제한을 바탕으로 한다. 이러한 과정은 자본과 일부의 토지소유자에게는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주고 자본축적에 도움을 주지만 사실상의 토지소유자인 농민이나 도시빈민의 희생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현재에도 진행되는 도시재개발이나 신도시 건설 역시 모두 이에 다름 아니다.

국가와 자본은 법과 정책을 동원하여 소위 ‘공시지가’에 준하는 매우 낮은 가격으로 토지나 주택을 강제로 판매토록 한다. 혹은 필요하다면 공권력을 포함한 물리적 힘을 동원한 강제철거로 토지나 주택을 사실상 강제수용하고 이를 개발하는 과정을 통해 엄청난 수익을 남긴다. 이렇게 개발된 토지나 새로 건설된 주택의 가격은 엄청나게 상승하고 그 개발주변의 토지가격은 폭등한다. 이것은 앞서 살펴본 건축지 지대의 상승원리에 따라 그렇게 되는 것이다. 즉 개발과정 속에 투여된 모든 자본은 결국 건축지지대화하고 이것은 모두 지가에 반영된다. 그리고 이렇게 개발되어 가격이 상승한 토지와 주택은 그 분양에 있어 일정 수준이하의 사람들을 그곳으로부터 몰아내고 배제한다. 결국 자본가와 그의 다른 모습인 투기가들이 그 토지와 주택을 값싸게 소유하게 되는 것이다. 과거의 토지(주택)소유자들은 살기 좋아진 자신이 살던 땅과 집을 버리고, 개발되기 전 자신이 살던 곳과 비슷하여 자신에게 익숙한 환경을 찾아 떠돌게 된다. 이 때문에 도시재개발이나 신도시개발은 언제나 피를 보게 된다.⁴⁰⁾(다음호에 이어집니다.) <노사과연>

주택문제에 대한 이해⁴¹⁾*(1)

전성식 ∣ 연구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