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머리말  [칼 맑스의 간단한 전기] (이상, 제24호)  맑스의 학설    철학적 유물론    변증법    유물사관    계급투쟁             (이상, 제25호)  맑스의 경제학설    가치    잉여가치            (이상, 제27호)  사회주의                프롤레타리아트의 계급투쟁 전술                        (이상, 이번호)  문헌

사회주의

위에서 말한 것으로부터 명백한 것처럼, 맑스는, 전적으로 그리고 오로지 현대사회의 경제적 운동법칙으로부터, 자본주의 사회는 불가피하게 사회주의 사회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끌어내고 있다. 수천 가지의 형태로 갈수록 더 급속히 진전되고 있는 노동의 사회화, 맑스 사후(死後) 반세기 동안에, 금융자본의 규모와 위력이 거대하게 증대한 데에서뿐만 아니라, 대규모 생산과 자본가적 카르텔, 신디케이트, 트러스트가 성장한 데에서도 아주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는 노동의 사회화야말로 사회주의의 필연적인 도래를 위한 주요한 물질적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전환의 지적․도덕적 추진력과 물리적 집행자는 자본주의 그 자체에 의해서 단련되는 프롤레타리아트이다. 다양한 형태를 취하고 갈수록 그 내용이 풍부해지는, 프롤레타리아트의 부르주아지에 대한 투쟁은 불가피하게 프롤레타리아트에 의한 정치권력의 획득(“프롤레타리아트 독재”)을 지향하는 정치투쟁으로 된다. 생산의 사회화는 결국은 생산수단을 사회적 소유로 전환시키고, “수탈자를 수탈”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전환의 직접적 결과는, 노동생산력의 거대한 증대, 노동시간의 단축, 그리고 집단적이고 개선된 노동에 의한 소규모적이고 원시적이며 세분된 생산의 잔해, 그 잔존물의 대체일 것이다. 자본주의는 농업과 공업 간의 결합을 최종적으로 잘라버리지만, 그러나, 동시에, 그것이 최고도로 발전하면, 자본주의는, 과학의 의식적인 응용이나 집단적 노동의 결합에 기초하여, 그리고 (농촌의 벽지적 성격이나 고립성, 미개성도, 그리고 대도시로의 방대한 대중의 부자연스러운 집중도 종식시키는) 인구의 재배치에 기초하여, 공업과 농업 간의 융합을 위한, 이러한 결합을 위한 새로운 요소들을 준비한다. 새로운 형태의 가족, 여성의 상태나 젊은 세대의 양육에 있어서의 새로운 조건들이 근대 자본주의의 최고도의 형태들에 의해서 준비되고 있다. 여성노동과 아동노동, 그리고 자본주의에 의한 가부장제 가족의 해체가 근대사회에서는 불가피하게 가장 가공할, 비참한, 꺼림칙한 형태를 취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공업은, 여성이나 남․여 청소년에게 가사 영역의 저편에 있는 사회적으로 조직된 생산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당함으로써, 보다 높은 형태의 가족이나 양성관계를 위한 경제적 기초를 만들어낸다. 기독교적․게르만적 가족형태를 절대적으로 간주하는 것은 물론, 고대로마적 형태, 혹은 고대그리스적 형태, 혹은 동양적 형태를, 그밖에 상호간에 역사적인 발전계열을 형성하는 그 형태를 절대적으로 간주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리석은 일이다. 마찬가지로, 결합노동인원이 양성(兩性)과 다양한 연령층의 개인들로 구성된다고 하는 것은, 노동자를 위해서 생산과정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과정을 위해서 노동자가 존재하는, 그 자연발생적이고 잔인한 자본주의적 형태에 있어서는 퇴폐와 노예상태라는 해독(害毒)의 근원이지만,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관계들 속에서는 반드시 인간적 발전의 원천으로 일변할 것임도 명백하다.”(｢자본론｣ 제1권, 제13장의 말미¹⁾). 공장제도에서는 “미래의 교육, 사회적 생산을 증대시키기 위한 방법으로서만이 아니라 전면적으로 발전한 인간을 생산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으로서 일정 연령 이상의 아동들에 대하여 생산적 노동과 학업 및 체육을 결합시키는 교육의 맹아”(같은 곳²⁾)가 발견된다. 맑스의 사회주의는 국적(nationality)의 문제와 국가(state)의 문제를, 과거를 설명한다는 의미에서만이 아니라 두려움 없이 미래를 예측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 과감한 실천적 활동을 한다는 의미에서도, 동일한 역사적 기반 위에 두고 있다. 국민(nations)³⁾은 사회발전의 부르주아 시대의 불가피한 산물이고, 그 불가피한 형태이다. 노동자계급은 “스스로를 국민*이라는 틀 속에서 조직”⁴⁾하지 않고는, “국민적*”(“결코 부르주아적 의미에서는 아니지만”)이지 않고는, 강해질 수도 없었고, 성숙해지거나 형성될 수도 없었다.⁵⁾ 그러나 자본주의의 발전은 갈수록 국민적* 장벽을 무너뜨리고, 국민적* 고립을 없애며, 국민적* 적대를 계급적 적대로 대체해간다. 그리하여, 발전한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노동자는 조국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 그리고 적어도 문명국들 노동자들의 “일치된 행동”이 “프롤레타리아트의 해방을 위한 첫 번째 조건 중의 하나다”(｢공산당 선언｣⁶⁾)라는 것은 완전한 진리이다. 조직된 폭력인 국가는 사회의 일정한 발전단계에서, 즉 사회가 화해할 수 없는 계급들로 분열되었을 때에, 그리고 외견상 사회의 위에 서 있으면서 어떤 정도까지는 사회로부터 분리되어 있는 “권력”(authority)이 없이는 사회가 존재할 수 없었을 때에 불가피하게 생겨났다. 국가는, 계급모순으로부터 발생하여, “가장 강력하고 경제적으로 지배하는 계급의 국가”가 되는데, “이 계급은 국가를 매개로 정치적으로도 지배하는 계급이 되고, 그리하여 피억압계급을 억누르고 착취하기 위한 새로운 수단을 획득한다. 그리하여 고대 국가는 무엇보다도 우선 노예를 억압하기 위한 노예소유자의 국가였고, 마찬가지로 봉건국가는 농노적 농민과 예속농민을 억압하기 위한 귀족의 기관이었고, 근대의 대의제 국가는 자본에 의한 임금노동의 착취도구이다.”(엥겔스, ｢가족, 사유재산 및 국가의 기원｣,⁷⁾ 엥겔스는 이 저서에서 그 자신과 맑스의 견해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가장 자유롭고 가장 진보적인 부르주아 국가 형태인 민주공화국조차 이러한 사실을 결코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 형태(정부와 주식거래소 간의 결합, 관계(官界)와 언론계의―직접적․간접적―매수, 등등)를 바꿀 뿐이다. 사회주의는 계급을 폐지함으로써 국가 역시 폐지하게 된다. 엥겔스는 ｢반뒤링론｣에서 쓰고 있다. “국가가 진실로 전체 사회의 대표자로서 나타나는 최초의 행위―사회의 이름으로 생산수단을 장악하는 것―는 동시에 국가가 국가로서 행하는 최후의 자주적 행위이다. 사회관계에 대한 국가권력의 간섭은 한 분야에서 또 한 분야로 차례로 불필요해지고, 마침내 저절로 잠들어버린다. 인간에 대한 통치 대신에 사물의 관리와 생산과정의 지휘가 등장한다. 국가는 ‘폐지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사멸하는 것이다.”⁸⁾ “생산자들의 자유롭고 평등한 연합(Assoziation)에 기초하여 생산을 새롭게 조직할 사회는 모든 국가기구를 그것이 그때에 속해야 할 곳으로 옮길 것이다. 물레나 청동도끼와 나란히, 고대의 박물관으로.”(엥겔스, ｢가족, 사유재산 및 국가의 기원｣⁹⁾)

마지막으로, 수탈자가 수탈되는 시대에도 계속해서 존속하게 될 소농(小農)에 대한 맑스의 사회주의의 태도와 관련해서 우리는, 맑스의 견해를 표명하고 있는 엥겔스의 다음과 같은 진술을 인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우리가 국가권력을 장악했을 때에는, 대토지소유자들의 경우에는 폭력적으로 수탈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지만, 소농도 (유상으로든 무상으로든 상관없이) 마찬가지로 폭력적으로 수탈한다고 하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소농에 대한 우리의 임무는, 우선, 폭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실례(實例)와 그를 위한 사회적 원조를 제공함으로써 소농의 사적 경영과 사적 소유를 협동조합적인 것으로 전환시키는 데에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이 유리할 것이라는 것을 소농에게 보여줄 수단을 충분히 가지고 있으며, 소농은 오늘날에도 이미 그것이 유리할 것이라는 것을 틀림없이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엥겔스, “프랑스와 독일에서의 농민문제”¹⁰⁾, p. 17, Alexeyeva 편,; 이 러시아 번역에는 오역이 있다. 원문은 Neue Zeit에 수록되어 있다.)

프롤레타리아트의 계급투쟁 전술

일찍이 1844-45년에 이미 과거의 유물론의 주요 결함의 하나를, 즉 그것이 실천적인 혁명적 활동의 조건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 중요성을 평가하지 못한다는 것을 고찰한¹¹⁾ 맑스는, 그의 생애 전체를 통해서, 그의 이론적 저작과 함께, 프롤레타리아트의 계급투쟁의 전술적 문제들에 끊임없는 관심을 기울였다. 맑스의 모든 저작에 이와 관련한 방대한 자료가 포함되어 있는데, 특히 1913년에 출판된, 그와 엥겔스 사이의 왕복서간집 4권 속에 특히 그것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 자료는 아직 수집되거나 종합․연구․검토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그리하여, 맑스는 정당하게도 이러한 측면이 갖추어지지 않고서는 유물론은 불완전하고 일면적이며 죽은 것이라고 간주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여기에서는 가장 일반적이고 간략하게 언급하는 데에 머물지 않을 수 없다.

맑스가 규정하는 프롤레타리아 전술의 기본적 임무는 자신의 유물변증법적 개념의 모든 원리와 엄밀히 일치한다. 오로지 어떤 주어진 사회의 모든 계급의 상호관계의 총체를 예외 없이 객관적으로 고찰하는 것, 따라서 그 사회의 객관적 발전단계에 대해서 그리고 그 사회와 다른 사회 사이의 상호관계에 대해서 고려하는 것만이 선진 계급의 올바른 전술의 토대가 될 수 있다. 동시에, 모든 계급과 모든 나라가, 정태적으로가 아니라 동태적으로, 즉, 정지의 상태에서가 아니라 운동(이 운동의 법칙은 각 계급의 경제적 존재조건에 의해서 규정된다)의 상태에서 고찰되고 있다. 이때 운동 그것은 과거의 관점에서만이 아니라 미래의 관점에서도 고찰되고, 또한 동시에, 완만한 변화들밖에는 보지 못하는 ‘진화론자들’의 비속(卑俗)한 사고방식이 아니라 변증법적으로 고찰된다. 맑스는 엥겔스에게 이렇게 쓰고 있다. “그토록 거대한 [역사적: 일본어 역자] 발전 속에서는 20년이 하루”와 같다. “20년이 응축된 날들이 나중에 다시 올 수도 있겠지만.”(｢왕복서간집｣ 제3권, p. 127¹²⁾). 어떤 발전단계에서도, 어느 때에나, 프롤레타리아의 전술은, 객관적으로 불가피한 이러한 인류사의 변증법을 고려하면서, 한편에서는, 선진계급의 계급의식과 힘, 투쟁능력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정치적 정체의 시기를, 혹은 느리디 느린 이른바 ‘평화적’ 발전의 시기를 활용하지 않으면 안 되고, 다른 한편에서는, 이 계급의 운동의 ‘최종적 목적’을 향해서, 그리고 “20년이 응축된” 위대한 날들이 왔을 때에 위대한 과업을 실천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이 계급 속에 창출하는 것을 향해서 이러한 활용 작업 전체를 지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맑스의 두 가지 논의가 특히 중요하다. 그 중의 하나는 ｢철학의 빈곤｣ 속에 있는, 프롤레타리아트의 경제적 투쟁과 경제적 조직에 관한 논의이고, 다른 하나는 ｢공산당 선언｣ 속에 있는, 프롤레타리아트의 정치적 임무에 관한 논의이다. 첫 번째 논의는 다음과 같다.

대공업은 서로 일면식도 없는 다수의 사람들을 한 곳에 모은다. 경쟁은 그들의 이해관계에서 그들을 분열시키지만, 그러나 임금의 유지가, 즉 그들의 주인에 대한 이 공통의 이해관계가 그들을 저항이라고 하는 공통의 사상으로 결합시킨다―그것이 단결이다. ... 처음에는 고립되어 있었던 단결이 집단을 형성한다. ... 그리고 언제나 단결되어 있는 자본과 마주하면서 그들[즉, 노동자들]에게는 임금의 유지보다 결사(結社)의 유지가 더욱 필요하게 된다. ... 이 투쟁―진정한 내란― 속에서 다가올 전투를 위한 모든 요소가 결합되고 발전한다. 일단 이 점에 도달하면, 단결은 정치적 성격을 띤다. (맑스, ｢철학의 빈곤｣, 1847)¹³⁾

여기에서 우리가 보는 것은, 프롤레타리아트가 ‘다가올 전투’를 위해서 그 군세를 준비하게 될 수십 년, 그 장기간 전체에 걸친 경제투쟁과 노동조합운동의 강령과 전술이다. 이와 함께, 영국의 노동운동의 실례(實例)에 대한 맑스와 엥겔스의 지적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산업의 “번영”이 어떻게 “프롤레타리아트를 매수”(｢왕복서간집｣ 제1권, p. 136)¹⁴⁾하여 그들을 투쟁으로부터 멀어지도록 만들려고 시도하게 하는가 하는 지적, 이러한 번영이 어떻게 일반적으로 “노동자들의 사기를 꺾는가”(같은 책, 제2권, p. 218)¹⁵⁾ 하는 지적, 영국의 프롤레타리아트가 어떻게 “부르주아지화”하고 있는가―“모든 국민* 중에서도 가장 부르주아적인 이 국민*이 궁극적으로는 부르주아지와 나란히 부르주아적 귀족과 부르주아적 프롤레타리아트를 가지려고 한다”(같은 책, 제2권, p. 290)¹⁶⁾는 지적, 그 “혁명적 활기”(revolutionary energy)가 어떻게 증발하고 있는가(같은 책, 제3권, p. 124)¹⁷⁾ 하는 지적, “영국의 노동자들이 현저한 부르주아 병(病)으로부터 해방되기”(같은 책, 제3권, p. 127)¹⁸⁾까지는 어떻게 당분간 기다리지 않으면 안 될 것인가 하는 지적, 영국의 노동운동에는 어떻게 “옛 차티스트의 열정이 없는가”(1866, 같은 책, 제3권, p. 305)¹⁹⁾하는 지적, 영국 노동자의 지도자들이 어떻게 “급진적 부르주아와 노동자”(Holyoake에 관해 언급하면서, 같은 책, 제4권, p. 209)²⁰⁾ 사이의 일종의 거간꾼으로 되어가고 있는가 하는 지적, 영국의 독점 때문에, 그리고 이 독점이 지속되는 한, 얼마나 “영국의 노동자는 움직이려고도 하지 않는가”(같은 책, 제4권, p. 433)²¹⁾ 하는 지적이 그것들이다. 여기에서는, 노동운동의 일반적 추이 (및 그 결과)와의 관련 속에서, 경제투쟁의 전술들이 현저하게 넓은, 전면적은, 변증법적인, 그리고 진실로 혁명적인 관점에서 고찰되고 있다.

｢공산당 선언｣은 정치투쟁의 전술에 관한 맑스주의의 근본적인 원칙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공산주의자는 노동자계급의 직접적으로 당면한 목적과 이익을 달성하기 위해서 투쟁하지만, 그러나 현재의 운동 속에서 동시에 운동의 미래를 대표하고 배려한다.”²²⁾ 그 때문에 맑스는 1848년에 폴란드의 ‘농업혁명’당, 즉 “1846년의 크라카우의 반란²³⁾을 일으켰던 당”을 지지했다.²⁴⁾ 독일에서는 1848-49년에는 맑스는 극도의 혁명적 민주주의파를 지지했고, 그 후에도 그는 당시 그가 전술에 대해서 말했던 것을 결코 철회하지 않았다. 맑스는 독일의 부르주아지를 “처음부터 인민을 배반하고” (오로지 농민과의 동맹을 통해서만 부르주아지는 그 임무를 완전히 수행할 수 있었지만) “낡은 사회의 왕관을 쓴 대표자들과 타협하는 경향이 있는”²⁵⁾ 요소로 간주했다. 다음은, 부르주아 혁명 시기의 독일 부르주아지의 계급적 지위에 관한 맑스의 분석의 총괄인데, 말이 난 김에 말하자면, 이 분석은 사회를 운동 속에서 고찰하는, 그것도 운동을 역행의 방향에서만 고찰하지 않는 유물론의 모범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이, 인민에 대한 믿음이 없이, 위에 대해서는 투덜거리고, 아래에 대해서는 두려움에 떨며 ... 세계의 폭풍에 겁먹고 ... 어떤 면에서나 무기력하고, 모든 면이 표절이며 ... 독창성이 없고 ... 강건한 인민의 전에 없던 청춘의 흐름을 자기 자신의 노쇠한 이해관계에 따라서 이끌고 돌리는 ... 것이 자신의 숙명이라고 간주하는 저주받을 늙은이”(｢신라인신문｣ 1848년 [12월 15일: 역자]. ｢유고집｣ 제3권, p. 212 참조.)²⁶⁾ 약 20년 후에 엥겔스에게 보낸 편지(｢왕복서간집｣ 제3권, p. 224)²⁷⁾에서 맑스는, 1848년의 혁명이 좌절된 원인은 부르주아지가 자유를 위한 투쟁의 단순한 전망보다 오히려 예속을 수반한 평온을 선호했기 때문이라고 언명하고 있다. 1848-49년의 혁명기가 끝났을 때, 맑스는 혁명 놀이를 하려는 모든 시도에 반대하며(샤퍼<Schapper> 및 빌리히<Willich>에 대한 그의 투쟁), 이른바 ‘평화적인’ 방식으로 새로운 혁명을 준비하는 새로운 국면에서 활동하는 능력을 강조했다. 맑스가 어떠한 정신 속에서 그러한 활동이 수행되기를 원했는가는, 가장 암울했던 반동의 시대였던 1856년의 독일의 상황에 대한 그의 평가에 나타나 있다. “독일에서의 모든 사태는 무언가 농민전쟁의 재판(再版) 같은 것이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뒷받침할 수 있는가 여부에 달려 있을 것이다.”(｢왕복서간집｣ 제2권, p. 108)²⁸⁾. 독일에서 민주주의 (부르주아) 혁명이 완성되어 있지 않은 한, 맑스는 사회주의적 프롤레타리아트의 전술에서 농민의 민주주의적 활력을 발전시키는 데에 모든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라쌀(Lassalle)의 태도는 “객관적으로는 ... 노동운동 전체를 프로이센에 팔아넘기는 배신”(｢왕복서간집｣ 제3권, p. 210)²⁹⁾이라고 간주했는데, 이는 특히 라쌀이 지주들(Junkers)의 행동과 프로이센의 민족주의(nationalism)³⁰⁾를 묵인했기 때문이었다. 신문에 발표할 공동성명과 관련하여 맑스와 의견을 나누면서 1865년에 엥겔스는 “농업이 지배적인 나라에서 ... 공업 프롤레타리아트의 이름으로 오로지 부르주아지만을 공격하고, 동시에 대봉건귀족의 채찍 아래에 있는 농촌 프롤레타리아트의 가부장제적 착취에 대해서는 결코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는 것은 비열하다”(｢왕복서간집｣ 제3권, p. 217)³¹⁾고 쓰고 있다. 독일의 부르주아 민주주의 혁명의 절정기가 종말에 접근하던 시기였고, 이 위로부터의 혁명을 완성하기 위한 이런 저런 방법을 둘러싸고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의 착취계급들이 투쟁하고 있던 시기인 1864년에서 1870년까지 맑스는, 비스마르크에게 아양을 떨고 있던 라쌀을 비난했을 뿐 아니라, ‘친오스트리아주의’와 지방주의의 옹호에 빠진 리프크네히트의 오류도 바로잡았다. 비스마르크와도, 친오스트리아주의자들과도 똑같이 가차 없이 투쟁하는 혁명적 전술, ‘전승자’―프로에센의 융커들(=대지주들)―에게 순응하지 않고, 프로이센의 군사적 승리에 의해서 조성된 정세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그들과의 혁명적 투쟁을 재개하는 전술을 맑스는 요구했던 것이다. (｢왕복서간집｣ 제3권, pp. 134, 136, 147, 179, 204, 210, 215, 418, 437, 440-41)³²⁾. 1870년 9월 9일 인터내셔날에서의 유명한 연설에서, 맑스는 프랑스의 프롤레타리아트에게 시기상조의 봉기를 일으키지 않도록 경고했는데,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기가 일어났을 때(1871년)에, 맑스는 “충천하는”(쿠겔만에게 보낸 맑스의 편지) 대중의 혁명적 창의(創意)를 열렬히 환영했다. 맑스의 변증법적 유물론의 관점에서 볼 때, 그러한 정세 하에서는, 다른 많은 정세 하에서 그러한 것처럼, 혁명적 행동의 패배가, 이미 획득한 진지를 포기하는 것보다, 투쟁하지 않고 항복하는 것보다, 프롤레타리아 투쟁의 일반적 진행과 결과에서 덜 해로웠던 것이다. [투쟁이 없는: 역자] 그러한 투쟁은 프롤레타리아트의 사기를 꺾고 그 전투성을 약화시켰을 것이다. 정치적인 정체의 시기에 그리고 부르주아적 합법성이 지배하는 시기에 합법적 투쟁수단을 이용하는 것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맑스는 ‘사회주의자 단속법’이 제정된 후인 1877년과 1878년에 모스트(Most)의 ‘혁명적 공문구들’을 격렬하게 비난했지만,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사회주의자 단속법’에 대응하여 비합법적 투쟁에 호소하는 결연함과 강고함, 혁명적 정신 및 채비를 곧바로 보여주지 않은 공식적인 사회민주당의 한때의 기회주의에 대해서도 공격을 가했다(｢왕복서간집｣ 제4권, pp. 397, 404, 418, 422, 424³³⁾; 조르게(Sorge)에게 보낸 편지도 역시 참조할 것). <노사과연>

칼 맑스*³⁴⁾

(간단한 전기와 맑스주의의 해설)(4)

레닌

(번역: 편집부)

[역자 주: 5월 1일은 노동절이자 5월 5일은 노동자계급의 위대한 스승 칼 맑스(Karl Marx)의 탄생일이다. 요즘과 같은 장기간의 반동기일수록 역사와 사회의 발전법칙, 자본주의적 생산의 구조와 발전, 위기에 관한 맑스 및 맑스주의의 이론이 더욱 중요성을 갖는다고 할 것이다. 이에 맑스의 탄생월을 계기로 레닌이 집필한, 맑스의 간단한 전기 및 맑스주의에 대한 해설을 5회에 나누어 번역․게재하기로 하였다. (애초 3번에 걸쳐 연재할 예정이었으나 역자의 사정상 연장하며, 이것은 그 네 번째이다.) 독자들이 맑스를 다시 발견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번역은 V. I. Lenin, Karl Marx (A Brief Biographical Sketch with an Exposition of Marxism, Foreign Language Press Peking 1970 (www. marx2mao.com/Lenin/KM14.html)에 의거했고, 일본의 大月書店 판 ｢レーニン全集｣ 제21권(pp. 31-81)의 일본어 역을 참조하였다.

참고로, 본문 중 각괄호([ ]) 속에 들어 있는 부분은 번역을 하면서 의미전달을 원활히 하기 위하여 역자가 삽입한 부분이며, [역주] 등의 표시가 없는 각주는 러시아어 판 ｢레닌전집｣ 편집자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