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에 나오는 표는 첨부한 파일을 참조하십시오.

[역자 주: ��정세와 노동�� 2007년 4월호에서 시작한 기획 번역 ｢부채와 투기의 폭발｣<Fred, Magdoff, “The Explosion of Debt and Speculation”, Monthly Review, volume 58, Number 6, November 2006 pp. 1~23>의 두 번째 연재분이다. 번역이 늦어진 것에 대해 송구스러울 따름이다.

첫 회 연재를 인터넷 참세상에 업로드 한 후에, 댓글로 중복번역이라고 지적해주시는 분이 있었다. 중복이지만 애초의 기획의도가 있으니 연재를 지속한다. 진보저널 읽기모임 추선영님의 2007년 2월 12일자  번역은 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동운동연구소 홈페이지(http://dli.nodong.net)에서 찾을 수 있다. 자료실―정치․경제 란에 ｢미국 경제: 부채의 폭발적 증가와 투기｣라는 제목이다. 부족한 역자의 번역에 많은 참고가 되었다.

지난 호에 스태그네이션을 단순히 경기침체 혹은 경기후퇴(recession)로 번역하면 온전한 의미가 전달되지 않는다는 언급을 하였는데 이해를 돕기 위해 ��먼쓸리 리뷰��의 다음의 글을 인용한다. 인용문은 진보넷 블로거 추선영님(http://blog.jinbo.net/ecopeace/?pid=15)의 번역을 수정한 것임을 밝힌다. 추선영님께서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되도록 자신의 번역을 ‘퍼나르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히셨다. 그럼에도 ‘상업적인 목적’이 아니고, 그대로 ‘퍼나르는 것‘이 아닌데다가, ‘출저를 명기’했으니 양해를 부탁드린다.

스태그네이션은 보통 장기간의 더딘 성장, 저고용, 저투자를 의미하는 것이다. 상승세가 약하고 인위적인 진작책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는 경기상승기에도 스태그네이션은 경기하락기 만큼 분명하게 나타난다. 그러므로 스태그네이션은 상승과 하락의 반복 같은 전형적 경기순환이 이루어지는 근원적인 경제경향을 나타내는 것이다. 스태그네이션은 자동적으로 반전되는 것이 아니며 영원히 지속될 수도 있다―경기후퇴가 고착화되는 것보다 오히려 스태그네이션이 "가장 두려운 시나리오"라고 한 위스<역자: David Wyss, 스탠다드 앤 푸어즈(Standard & Poor's)의 수석경제분석가>의 말은 조금도 이상한 것이 아니다. (중략)

... 스태그네이션은 자본주의 경제의 전형적인 상태이다. 이것은 특히 독점자본주의단계(오늘날의 지구화 된 기업세계를 포함해서)에서 분명하다. 이 단계에서 거대기업은 생산력 팽창을 통제하고 신중하게 규제할 방법을 모색함으로써 경제적 가처분 잉여를 극대화하려고 시도한다. 과잉축적은 대중의 제한된 소비라는 궁극적 원인으로 인해 원치 않게 발생되는 과도한 생산력의 축적을 나타내는 것이다. 과잉축적의 영향으로 기업의 투자를 차단하며, 공장 및 설비는 충분히 가동되지 않는 상태에서 증가하지 않는다. 그러한 귀결이 일반적 성장지체의 경향이다. <편집부, “거대한 공포: 스태그네이션 그리고 사회보장에 대한 공격(The Editors, “The Great Fear: Stagnation and the War on Social Security”), ��먼쓸리 리뷰��, 56호, 2005년 4월. http://www.monthlyreview.org/0405editors.htm>]

경기 부양책으로서의 핵심발명과 과학기술

때로는 핵심발명(Key inventions)과 과학기술이 경기 부양에 중대하게 기여하였고, 수십년 간 그 효력을 지속하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20세기 초기 자동차의 발명은 자동차 산업의 거대 소유를 제외한다면 미국 경제를 변모시키기에 이른 거대한 발전을 이끌었다. 광범위한 도로, 다리, 터널 망의 건설 및 주유소, 식당, 자동차 부품 및 정비 공장의 망(網)을 조직할 필요성, 그리고 어디에서 어디로든지 효율적이며 값싼 재화의 이동과 같은 것이다. 또한 개인 승용차 사용이 보편화한 것은 교외지 거주가 증가하는 경향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반면에 승용차는 시내 및 시외의 육상 대중교통을 실질적으로 제거하였으며, 거대한 공해(및 이산화탄소)의 원천을 새로이 만들어냈고, 위와 같은 발전의 동력이 될 석유와 가스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려는 20세기 후반부 미국 대외정책을 강요하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었다.

그런 이유들로 자동차 기술은 20세기 수십년 간 다방면에서 경제를 고양했다. 새로운 정보기술(컴퓨터, 쏘프트웨어, 인터넷)은 개인과 기업의 일하는 방식을 틀림없이 바꾸어냈지만, 그것이 자동차가 해낸 것과 유사한 신기원을 이룩했다거나, 장기적 경기부양에 기여한 것은 아니다. 비록 “실리콘 혁명”이 주요한 경제 영향력 끼쳐왔다고 할지라도 그러하다.

스태그네이션 억제책으로서의 정부 지출 증대

케인즈가 언급한 물리적ㆍ인적 사회적 생산기반(infrastructure)¹⁾에 대한 정부 지출의 증가 또한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州) 간 고속도로는 직접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간접적으로 상품 생산 및 판매를 효율화하며 경제를 부양한다. 그러나 군비지출은 경기부양에 있어 특별한 효과를 낸다. 해리 맥도프의 지적을 보자.

시장 경제가 지속적으로 확장 가능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소비자 수요뿐만 아니라 활성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현재 기득권을 위한 군국주의의 미덕은 그것이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는데 필요한 생산물을 연구 개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본재 투자를 지탱하고 고양한다는 것이다. 군사적 주문은  선박주조, 기계 도구 및 다른 기계 산업, 통신기기 및 다른 많은 것들에 중대하며 때로는 결정적인 차이를 가져왔다. 전쟁물자 주문이 폭발하면서 투자재 산업을 조력하고 원활하게 했다. (1985년에 군은 항공 제조의 66퍼센트, 선박주조의 93퍼센트, 통신기기의 50퍼센트 구입했다.) 독일과 일본을 폐허에서 성장으로 이끈 중요한 지렛대로 기능한 것은 한국 전쟁에 대한 지출이었다. 베트남전 시미국의 대외 지출은 그들 경제를 보다 도약시켰다. <“기고자에게 전하는 편지: 과거와 똑같은 국가(A Letter to a Contributor: The Same Old State),” ��먼쓸리 리뷰��, 1998년 2월>²⁾

실리콘 산업과 인터넷의 등장은 군사 프로젝트가 어떻게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지”를 알려주는 비교적 최근의 사례이다. 더욱이 미국의 대이라크ㆍ대아프니스탄 전쟁(그리고 이스라엘의 대레바논 전쟁 수행에 대한 지원)과 같은 실제 교전상황이 발생하면 미사일, 탄환, 폭탄 등의 소모와, 교전상황에서 급속하게 마모하는 장비를 교체할 필요성으로 인해 경기를 부양하게 된다.

군비지출을 투자 목적의 지출에 비교해 살펴 보면 그것이 미국 경제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다. 사적부문 총투자 범주에는 사업 기반시설³⁾ (공장, 상점, 발전소 등), 사무기기 및 쏘프트웨어 그리고 주택ㆍ아파트 건설에 대한 투자를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이러한 투자는 기반시설과 기계를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있기에 현재 및 미래의 경제성장을 추동해낸다. 또한 새로이 주택을 구입하거나 임대하는 사람들은, 빈번하게 새로운 가정설비와 가구를 구매하기 때문에 경제를 부양한다.

아프가니스탄전, 이라크전 직전 5년간(2000년까지), 투자대비 군비지출은 지난 사반세기 동안 가장 낮은 것이었음에도, 그것은 총 사적투자의 4분의 1, 기업투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것이다 (｢국민소득 및 생산 보고서｣, 표 1.1.5를 토대로 계산했다). 전쟁이 그 위력을 다한 지난 5년간 군비지출은 의미심장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의 주택투기 열풍이 있었고, 2001-2005년 간의 공식적 군비지출은 사적부문 총투자의 평균 28퍼센트에 달했는데 이것은 2000년까지의 비율과 거의 비슷한 것이다. 그러나 주택 건설 부분을 제외한다면, 지난 5년간 군비지출은 비주택 사적투자 총계의 42퍼센트에 달하는 것이다.⁴⁾

연간 소비지출 증가율은 경기침체와 경기회복에 따른 상승에 따라 약간 하락하지만, 소비지출 그 자체는 해마다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사적투자의 부침(浮沈)은 경제순환—상대적으로 높은 성장기와 매우 더디거나 성장이 저하하는 시기가 교차하는—을 추동하는 힘이다. 그러나 거대한 군사예산이 없다면, 경제가 깊은 침체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막대한 사적투자가 필요할 것이다. 최근에 급속한 군비지출 증가와 민간 주택건설 증가에도 불구하고, 기업투자가 지지부진 했기에 불경기가 온 것이다.

경기를 부양하는 부채의 역할

정부부문 및 사적부문에 있어 부채의 형성 또한 경제를 활성화한다. 정부의 적자 지출은 경기후퇴에 대한 케인즈 학파의 해결책이며,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새로운 달러를 순환에 투입하는 것이다. (부채 지출만으로 격심한 경제침체라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 한다는 것은 최근 일본의 사례⁵⁾뿐만 아니라 대공황기 미국의 경험으로부터 알 수 있는 것이다. 케인즈주의가 아니라 2차대전이 미국 경제를 대공황의 수렁에게 구출해낸 것이다.) 마찬가지로 ― 은행이 기업 경영 확장을 위해 혹은 주택과 차량을 구입하려는 개인에게 대출할 때 ―  다른 방식으로 행하는 것보다 경제에 있어 더 많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와 기업 대출 간의 차이가 있다. 소비재 구입을 위한 대출은 즉각적인 경기 진작요인이 된다. 재화를 제조하고, 운반하며, 판매하며 이들은 순차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화폐를 얻고, 그들은 그 과정을 즉각적으로 수행한다. 그것은 잔물결 같은 영향력을 경제에 주는 것이다. 반면에 기업이 기반시설을 건설하고, 내구성 있는 기계를 구입하거나 또는 서비스 영역의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대출하는 경우를 보자. 대출한 화폐를 소비할 때 나타나는 효과는 경제기능이 확장되고 일자리가 창출되는 몇 년간 지속하는 것이다.

맑스는 투자를 통한 자본축적을 M–C–M′로 표현하였다. 화폐(M, Money) 자본은 원료 기계 및 노동력을 구입하여 상품(C, Commodities)을 생산한다. 자본가는 그것을 판매하여 기존 화폐에 추가하여 ªm 즉, 노동이 산출한 잉여가치를 추가하여 M′을 회수한다. 이와 대비하여 자본의 금융적 순환에서는 화폐는 더 많은 화폐를 직접적으로 만들어 내는데, 맑스는 M–M´으로 표현하였다. 몇몇 단순한 관점에서 본다면, 은행이 공공이 공탁한 기금을 최초로 대부하는 것은 한때는 상당히 합리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그들은 채무자로부터 이자와 원금을 징수하고 공탁자에게 자신의 몫의 일부를 지불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은행은 그 자신들이 거대한 차용자로 되었다. 온갖 형태의 금융기관은 현재 차용한 화폐로부터 화폐를 만들면서 거대한 양의 부채를 축적하고 있다. 금융기관이 투기를 목적으로 떠맡은 이러한 부채는 생산을 진작하는데 거의 효력을 발휘하지 않는다. 자본의 보다 생산적인 이용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사람들이 투기의 과정(이를테면, 수십억 달러를 대출하고 투기하는)에 종사한다. 부채로 조달한 자금의 거래로부터 나오는 이윤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공장 및 서비스 부문 기업에 투자로 거의 전환되지 않는다. 그보다는 그러한 투기적인 이윤은 통상 가지각색의 투기적인 음모로 보다 더 많은 이윤을 추동하거나, 부자들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영위하는데 이용된다. 그 결과로 최근 고용부문의 스태그네이션은 금융팽창의 주요 수익자들이 누리는 풍요와 공존하고 있다.

부채폭발 

맥도프와 스위지는 ��스태그네이션과 금융폭발��(Stagnation and the Financial Explosion)의 서문에서  미국 경제활동 확대(국내총생산 즉 GDP 증가로 측정하는)보다 더 급속히 증대하는 부채를 극적으로 묘사하였다. 그러나 그들이 주시한 1980년대 초중반 상황은 경제에 나타날 미증유의 부채 급증의 징조일 뿐이라는 것이 드러났다(도표 1⁶⁾ 참고⁷⁾). 미지불 부채의 증가와 근간을 이루는 경제성장 간의 격차는 깜짝 놀랄만한 것이다. 1970년대 미지불 부채는 국내 연간 경제 활동(GDP) 규모의 1.5배였다. 1985년에 이르면 부채는 GDP의 두배가 되어, 부채문제에 대해 더욱더 집중하게 되었다. 2005년 미국 부채총액은 국내총생산의 거의 3.5배에 달했고(도표 2 참고), 전세계 국내총생산 총계인 44조 달러에 육박했다.

미국의 부채를 구성하고 있는 것은 가계, 정부(지방정부, 주정부, 연방정부), 비금융업계, 금융기관이 진 부채이다. 1970년대 후반부터 부채는 증가세를 지속하였는데, 국내총생산 대비 부채증가가 급속했던 시기는 1981년-1988년(맥도프와 스위지가 다수의 부채증가에 관한 논문을 출판한),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1997년-2005년이다. 1980년대에 국내총생산 대비 부채비율이 가장 크게 증가한 부문은 금융기관과 정부이다. 1981년-1988년 금융기관 부채는 국내총생산 대비 22%에서 44%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정부부채는 국내총생산 대비 44%에서 69%로 증가했다. 두 번째 부채 급증기인 1997년-2005년에는, 금융업계의 부채는 국내총생산의 66%에서 100%를 넘어서며 더욱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 시기에는 가계부채도 크게 치솟아 국내총생산 대비 67%에서 92%로 상승했는데, 그 대부분은 주택경기 활황기의 주택담보대출, 그리고 신용카드 부채 증가 때문이다. 비금융업계의 부채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Wall Street Journal)에 따르면 “차입매수와 기업인수⁸⁾, 자본지출 증가, 더 많은 배당금과 주식환매를 요구하는 주주 압력의 파도에 직면하여, 기업은 지난 몇 년 사이 최대의 자금을 빌리고 있다… 비금융업계의 부채는 12개월 동안 6.3% 상승해 5조5천억 달러의 부채로 1/4분기를 마감했다. 그것은 지난 5년간 최대의 연간 부채증가율이다. 2004년 부채 증가율은 2.7%였는데 비해, 2005년 12개월 평균 부채증가율은5.1%였다...”(2006년 8월 17일).

그러나 오늘날 금융폭발을 겪은 것은 비단 비금융업계뿐만이 아니다. 근래에 금융업계의 금융폭발은 비금융업계를 능가하는 것이다. 금융업계 부채는 절대액수에서 폭증했을 뿐만 아니라, 국가경제 성장에 대비해도 극적으로 증가했으며, 국가경제의 구성을 적지 않게 바꾸었다. 1970년대 초반 금융부문 부채는 미국 부채총액의 10%를 차지했으나, 현재는 부채총액의 3분의 1에 육박할 정도로 증가되었다.(도표 3 참고). 같은 기간 부채총액에서 소비자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은 1970년대 중반 경제공황기와 거의 같았지만, 비금융업계와 정부의 비율은 실로 극적으로 하락하였다. 

부채총액이 점점 더 증가할수록 경제부양효과는 줄어드는 것으로 드러난다. 맥도프와 스위지의 연구논문은 성숙한 자본주의 경제가 스태그네이션으로 돌진할 수밖에 없다는 몇 안 되는 견해를 밝힌 것인데, 이것은 다음의 통계자료에서도 분명히 확인된다. 부채형성 및 경제성장 간의 뚜렷한 상관관계는 없음에도, 1970년대에는 부채가 1달러 증가할 때마다 국내총생산이 60센트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0년대 초에 이르면 이것은 국내총생산이 20센트에 못 미치게 증가하는 것으로 축소되었다.

이미 보았듯이 부채는 무슨 일에든 사용될 수 있다. 부채는 경제를 크게 부흥시키고 장기적 효과를 주기도 하며(새로운 기업에 투자하거나 기존 기업을 확장하는 것), 경제에 중효과⁹⁾를 미치고 비교적 단기적인 효과를 내(가계가 주택담보 2차대출¹⁰⁾을 하거나, 소비재를 구매하기 위해 신용카드 빚을 늘리는 경우)거나, 어떤 경우엔 본질적으로 경제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기도 한다(금융투기). 현재 부채구성은 금융부채가 다른 어떤 단일 구성요소보다 비중이 커지고 다른 모든 구성요소보다 급증하며 변모하는데(M-C-M'에서 M-M'으로 이동), 이것은 부채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경제부양효과가 줄어든 이유를 대체로 설명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것은 스태그네이션에 이르는 경향—그리고 바로 자본은 그 스태그네이션을 이유로 생산활동보다 투기에 “투자”하기 위해 간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이 현 시기를 특징짓는 것이다.

부채/국내총생산 비율 증가에 장ㆍ단기적 한계가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금융폭발이 지속되면, 최근에 종종 금융제도를 뒤흔드는 주기적인 “신용붕괴(credit crunches)”가 불가피하게 발생할뿐더러, 금융제도가 쉽게 흡수할 수 없을 정도의 금융붕괴가 일어날 가능성이 결국에는 증가하기 때문이다. 전직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앨런 그린스펀은 2005년 6월 의회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우리는 일찌감치 경제사에서 적당한 수준의 부채는 경제성장률을 높이고 더 높은 생활수준을 창출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만, 과도할 경우 매우 심각한 문제를 불러옵니다”. MBG정보서비스사 경제수석 찰스 W. 맥밀리언은 보다 단도직입적이다. “전례없는 부채규모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증가하는 것은 확실히 지속불가능하며 극도의 골칫거리이다…진지한 질문은 단 한 가지, 현재의 불균형을 언제 어떻게 역점을 두어 다룰 것이며 그 결과가 무엇일지 뿐이다”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 2006년 1월 23일>.

물론 많은 부채가 얼마나 깊고 장기적인 위기를 유발할지는 예측할 수 없다. 부채폭발과정의 속도를 늦추지 못했던 1987년과 2000년의 주식시장 거품붕괴는 단지 예외적으로 단기간에 정리되었다. 체제의 중핵을 뒤흔들게 될 보다 크고, 장기간의 재난이 없는 이러한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 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영원히 지속되리라고 가정하는 것은 분명히 극단적인 희망적 관측이다. 소득에 비해 큰 규모로 꾸준히 증가하는 막대한 소비자 부채로 인해, 자신의 생계비를 유지하면서 빚을 갚아나가는 사람들의 고충이 벌써부터 터져 나오고 있다. <존 벨라미 포스터, “가계부채 거품(The Household Debt Bubble)”, ��먼쓸리 리뷰��, 2006년 5월호, 그리고 “주택소유자 금리상승고(苦)를 겪기 시작하다(Homeowners Start to Feel the Pain of Rising Rates”, ��월 스트리트 저널��, 2006년 8월 10일 참고>. 작년¹¹⁾ 미국 가계의 부채상환 지출은 세후소득 내지 가처분소득의 13.75%를 기록했다. 지난 연간(2005년 7월-2006년 6월) 임금생활자들의 소득은 거의 상승하지 않았는데도, 벌어들인 것보다 1조1천억 달러를 더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경제분석국(Bureau of Economic Analysis) 발행번호 0634, 2006년 8월 1일>. 대공황 이후로는 유례없이 개인 저축율이 감소되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자료에 의하면 1985년 이래 가장 큰 상승률을 보이며 치솟은 지난해 3/4분기―2005년 9월 30일까지― 미국의 가계부채는 11조4천억 달러를 기록했다. 2006년 3월 말 가계부채총액은 11조8천억 달러를 기록했다(미국 자금순환표).

이렇게 가계부채 증가가 가속화한 것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2000년 주식시장 파열 대응책에 크게 기인하고 있다. 깊은 경제침체에 빠지지 않기 위해 사상 최저 수준까지 금리를 낮추자 사람들은 주택, 자동차 담보 대출 및 신용카드 대출을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부채는 주택소유자들이 추가대출을 받거나  규모가 더 큰 대출—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려 다양한 목적에 활용하기 위해—로 전환하면서, 게다가 주택투기 열풍에 사람들이 새로이 뛰어들면서 주택은 신용등급이 낮은 이에게 점점 부풀려진 가격으로 팔렸기에 2000년에서 2005년 사이 75% 증가했다. 이런 상황은 주가거품을 주택가격 거품으로 이전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이것과 함께 2005년 사적투자총액의 36%까지 상승한 주택투자는 경기를 부양했다. 이 수치는 2차 자동차화의 결과 전원주택 투기열풍이 휘몰아쳤던 1958년 이후로 처음이다.

미국인들은 기존 주택가격 상승으로 더 큰 대출을 얻을 수 있게 되어 새로운 모기지 대출을 받아 새 주택을 구매하고 부채를 늘려갔다. 그것만이 아니라 사실상 주택구매력이 없는 이들을 위한 (서브프라임모기지¹²⁾. 이자율이 높지만 “사기에 걸려든 이들(come-ons)”을 지불능력이 있는 것처럼 현혹한다.) 신종 모기지가 개발됐다. 그 결과 처음 몇 년간 초저금리로 모기지 대출을 받다가 이후 수정금리로 상환하거나, 주택담보대출이나 주택가격 100%의 대출을 받은 사례도 생겨났다. 만일 금리 인상이 실체화한다면¹³⁾—가능성이 매우 높다—여러 가계가 과거의 대출비용으로 인해 심한 고통을 당하게 될 것이다. 모기지 저당물압류와 파산이 증가하고, 연체금 증가나 신용카드 금리 상승으로 인한 고통이 증대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 변동금리저당대출¹⁴⁾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나 자신의 주택가격 100%의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이미 높아진 모기지 상환금을 감당해야 하면서도 일부 지역에서는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이중고에 직면했다(“주택소유자들 금리상승으로 고통을 겪기 시작하다”, ��월 스트리트 저널��, 2006년 8월 10일). 저당물압류는 2006년에, 심지어 신용등급이 좋은 이들조차 겪게될 정도로, 극적으로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기지 중개자¹⁵⁾, 최초 대출자인 은행, 대출판매인¹⁶⁾, 양질의 대출 패키지 상품을 구매한 헷지펀드와 기관투자가가 취급하는 모기지 상품은 여전히 많은 돈을 만들어내고 있다. ��비지니스 위크(Business Week)��가 언급한 바, “이 게임에서는 모든 참여자가 이득을 본다. 현금이 궁한 주택소유자들은 빼고 말이다”<“악몽의 모기지(Nightmare Mortgages),” 2006년 9월 11일>.

막대한 미국 연방부채가 가지는 의미를 모두 설명하기에는 지면이 부족하기도 하거니와 이미 널리 알려진 바 있다. 클린턴 행정부 말기 재정압박¹⁷⁾ 및 정보기술주에 주되게 분포하는 투기거품이 상호 수렴하면서 연방재정은 흑자를 기록했다. 부시 대통령 집권 이후, 연간 연방재정적자와 연방부채는 육중하게 불어났다. 정부차입의 대부분은 부유한 사람들에 대한 세금감면(역진적 소득재분배)과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값비싼 전쟁의 대가를 “지불한” 것으로, 이른바 쌍둥이 적자의 한쪽 측면이다. 다른 측면은 경상수지적자이다.

1980년 이래로 미국 대외 무역수지는 지속적인 적자 추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년간 미국 대외무역수지적자는 대략 국내총생산의 6%인 7천억 달러 수준이다¹⁸⁾. 이것은 미국 정부채권을 매입하거나 주식 및 부동산 같은 여타 자산 항목을 구매하여 매일 약 2십억 달러가 미국으로 들어오지 않는다면, 미국인이나 미국기업이 해외에서 생산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거나, 투자하기 위해 해외로 보내는 자금을 보충할 수 없음을 뜻한다. 금융전문가들은 외국의 중앙은행이나 부호들이 타국이나 타 통화로 투자를 돌릴까 심히 우려하고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이 작성한 보고서에는 미국 무역수지 불균형에 대한 염려가 반복된다. “만일 저축 및 투자 불균형 조절에 대한 요청을 충족하는 정책을 투입하지 않는다면, 달러화 조정이 무질서하게 이루어질 위험이 크게 증가할 것이다…” <��월 스트리트 저널��, 2006년 9월 13일>. 2005년 2월 한국 중앙은행이 현재의 외환보유고를 기축 통화인 달러에서 다각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겉보기에는 악의 없는 논평을 냈을 때 달러가 일시적으로 하락했음을 상기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짐작할 수 있다.¹⁹⁾ 뉴욕타임스 편집인은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달러 매각이 바로 붕괴를 야기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분명히 이를 통해 맛보기를 할 수 있었다. 이날 엔화와 유로화에 대한 달러가치는 지난 두달 사이 단일(短日) 최대의 폭락을 했다. 뉴욕, 런던, 파리, 프랑크푸르트의 주식시장은 폭락했고,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오르는 경향을 보이는 금값과 유가는 상승했다”(2005년 11월 18일). 당시 한국이 보유한 미국재무부채권은 6백9십억 달러에 불과했는데, 수조 달러의 채권을 보유한 중국이나 일본 중앙은행이 달러화 보유고를 변경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이들이 달러화 보유를 유지하는 유일한 이유는 자신들이 보유한 달러화 “저축”이 달러보유고에 변화를 줄 경우 어떤 식으로든 붕괴가 일어날 정도로 막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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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규모를 확장하여 대대적으로 경기가 부양되었던 미국경제에 부채의 폭발과 함께 엄청난 금융성장과 금융투기가 찾아들었다. 아래에서 살펴보겠지만, 부채는 금융투기를 부채질하며 동시에 금융투기는 더 많은 부채를 초래한다!

성숙한 자본주의적 생산의 “진정한”경제(실제로 상품을 제조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에서 신규투자를 통해 이윤을 형성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면, 자본은 여타 경제부문의 잉여가치를 전유하기 위해 여러 새로운 눈속임 도구와 함께 금융제도의 확대와 같은 다른 방식으로 스태그네이션에 대응한다.

 2006년 중반 미국 기업들은 자금을 달리 어떻게 투자할지 몰랐기에, 기업 주식가치 20%에 해당하는 현금과 미국재무부채권을 보유했다. 더욱이 잉여자본은 단지 미국 내의 문제만이 아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기사에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이나 인도 같은 국가에 대한 투자기회가 예정되어 있다고 할지라도, 미국과 일본에서의 사실상 제로금리와 유럽에서는 저금리 때문에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이 막대하다. 동시에 고유가로 인한 “석유달러”가 발생한 결과로 대단한 규모의 “돈이 세계 곳곳을 누비고 있다”고 기술했다. (2006년 3월 7일). 이러한 상황은 앞서 인용한 마르크스의 예견에서 배운 바 이다. 이제 금융부문은 대규모 퇴장자본의 새롭고 확장된 배출구를 공급해야할 책임을 떠안게 된다. 주류경제학자들은 대체로 스태그네이션을 무시했기에, 금융폭발 혹은 그 위험성의 구조적 기반을 인지하는데 실패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맥도프와 스위지는 20세기 후반 경제에서 스태그네이션을 유발하는 금융부문의 역할의 확대가 중차대한 것임을 일찌감치 밝혀내었다. 그들이 설명한 대로, 19세기 말엽 발전한 거대기업에 대해 “…자본주의 경제 구성은 질적 전환을 겪었다. 다양한 종류로 대량 발행한 유가증권은 조직적인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증권회사, 새로운 형태의 은행업, 베블렌이 ― 오래지 않아 자본주의 부와 권력의 계급제도 정상에 등극할 것이라고 예상된 ― 금융거두들(captains of finance)이라 칭했던 집단의 발전을 가져왔다”고 언급하였다. <��먼슬리 리뷰��, 1983년 5월> 그들은 20세기 금융부문이 보여준 믿을 수 없는 발전 속도에 대해 1980년대 내내 지속적으로 기술하면서 이 같은 성장을 “금융폭발”이라 명명했다. 지난 20년동안 이들의 판단이 올바르다는 것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다음호에 이어집니다) <노사과연>

부채와 투기의 폭발(2)

프레드 맥도프(Fred Magdoff)

번역: 최상철(운영위원)

2) 역주: http://www.monthlyreview.org/198hm.htm 에서 원문을 볼 수 있다. 크리스(Chris)라는 기고가의 정정요청에 대한 해리 맥도프의 회신에 해당하는 글이다. 내용은 신자유주의 국가는 군사 케인즈주의의 상부구조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채만수, ��노동자 교양경제학�� 제 12강, pp. 549~586을 보라.

12) 역주: 신용등급이 좋지 않은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모기지. 대체로 신용등급 620점 이하일 경우 일반적인 모기지를 얻기 힘들고, 660점 이하일 때에는 소득과 자산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이를 피하기 위해 서브프라임모기지를 얻는데 이자율이 일반 모기지보다 더 높은데다가 조기 상환 페널티 등의 착취적인 대출조항 등을 담고 있다. 최근 HSBC홀딩스(HSBC Holdings plc, HSBC은행)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 업계 2,3위를 다투던 뉴센츄리사(New Century Financial)의 파산으로 시끌벅적하다. 이와 관련해 파인리지모기지웹블로그(http://www.prmbank.com/)를 참고.

14) 역주: adjustable rate mortgages. 약칭 ARM. 초기에는 이자만 부담하고 약정 기간 후 원금이자와 함께 상환하거나, 초기 몇 년간 낮은 이자율로 약정 기간 후 고율의 이자율로 상환하는 방식의 신형모기지. 외교통상부 홈페이지 게시물 “美 주택시장하락과 내년도 성장(11.07), 게시일 2006년 11월 13일, http://www.mofat.go.kr/mofat/mk_a004/mk_b023/mk_c038/1214048_568.html” 참고.

15) 역주: mortgage brokers. 위키페디아의 설명을 참조(http://en.wikipedia.org/wiki/Mortgage_broker).

19) 역주: <��주간 한국��, ｢미래의 화두로 떠오른 '복잡계 이론'｣>을 보면 당시 상황의 한 단면을 살펴볼 수 있다.  http://cafe239.daum.net/_c21_/bbs_search_read?grpid=1537b&fldid=E026&contentval=0000jzzzzzzzzzzzzzzzzzzzzzzzzz&nenc=T-qXiKyRjRa.yv5P-uAv2Q00&dataid=45&fenc=r3l-giF8m150&docid=CDe6Q8ml#)에서 재인용. 여기서 복잡계 이론은 ‘정형화할 수 없는 예측불가능의 시대’라는 관념적 허상을 유포하는 것에 불과할 뿐이다.

2005년 2월18일 한국은행(BOK)은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금융소위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수익성 제고를 위해 외환보유고의 투자 대상 통화를 다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사실은 며칠 뒤인 21일 뒤늦게 외신을 통해 해외로 타전됐다. 로이터, 블룸버그, CNN 등 주요 언론사들은 ‘투자 대상 통화 다변화’라는 보고서 내용을 달러화 매각으로 해석해 “세계 4위 외환 보유국인 한국이 달러화를 팔 계획”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파장은 엄청났다. 이튿날 전 세계적으로 달러화 가치가 동반 급락하는 사태가 빚어진 것. 특히 엔화나 유로화 같은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물론 원-달러 환율도 급락했다. 다음날에는 세계 외환시장의 급락세가 한국 외환시장에 부메랑으로 날아와 추가적인 충격을 안겼다. 이른바 ‘BOK 쇼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