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 주: 5월 1일은 노동절이자 5월 5일은 노동자계급의 위대한 스승 칼 맑스(Karl Marx)의 탄생일이다. 요즘과 같은 장기간의 반동기일수록 역사와 사회의 발전법칙, 자본주의적 생산의 구조와 발전, 위기에 관한 맑스 및 맑스주의의 이론이 더욱 중요성을 갖는다고 할 것이다. 이에 맑스의 탄생월을 계기로 레닌이 집필한, 맑스의 간단한 전기 및 맑스주의에 대한 해설을 3회에 나누어 번역․게재하기로 하였다. 독자들이 맑스를 다시 발견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번역은 V. I. Lenin, Karl Marx (A Brief Biographical Sketch with an Exposition of Marxism, Foreign Language Press Peking 1970 (www.marx2mao.com/Lenin/KM14.html)에 의거했고, 일본의 大月書店 판 ｢レーニン全集�� 제21권(pp. 31-81)의 일본어 역을 참조하였다.

참고로, 본문 중 각괄호([ ]) 속에 들어 있는 부분은 번역을 하면서 의미전달을 원활히 하기 위하여 역자가 삽입한 부분이며, [역주] 등의 표시가 없는 각주는 러시아어 판 ｢레닌전집�� 편집자의 것이다.]

맑스의 학설

맑스주의란 맑스의 견해와 학설의 체계이다. 맑스는, 인류의 가장 선진적인 3개국에 속하는, 19세기의 3개의 주요한 사상적 흐름, 즉 독일의 고전철학, 영국의 고전경제학, 그리고 프랑스의 혁명적 학설 일반과 결합된 프랑스의 사회주의를 계승하고 완성한 천재였다. 맑스의 견해들은, 그의 적대자들조차 인정하고 있는 것처럼, 놀랄 만큼 수미일관되고 통일적이며, 그 전체가 세계 모든 문명국가의 노동운동의 이론과 강령으로서의 현대 유물론과 현대의 과학적 사회주의를 구성하고 있는데, 우리는 맑스주의의 주요 내용, 즉 맑스의 경제학설을 설명하기 전에 그의 세계관 일반을 간단하고 개략적으로 소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철학적 유물론

그의 견해가 형성된 1844-45년부터 맑스는 유물론자였고, 특히 루드비히 포이어바흐(Ludwig Feuerbach)의 지지자였는데, 심지어 나중에도 그는 포이어바흐의 약점은 오직 그의 유물론이 충분히 수미일관되지 못하고 포괄적이지 못하다는 사실에 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맑스는 포이어바흐가 헤겔의 관념론과 단호히 결별하고 유물론을 주창한 것을 역사적이고 ‘획기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유물론은 이미 “18세기에 특히 프랑스에서 기존의 정치적 제도들에 대한 투쟁이자 ... 종교 및 신학에 대한 투쟁이었을 뿐 아니라 동시에 ... 모든” (“명징(明澄)한 철학”과는 다른 “취한 사색”이라는 의미에서의) “형이상학에 대한 투쟁이기도 했다”(｢유고집�� 중 ｢신성가족��). “헤겔에게 있어서는 그가 ‘이념’(the idea)이라는 이름으로 자립적인 주체로까지 전화시키고 있는 사유과정이 현실세계의 데미우르고스(demiurgos, [창조자, 조물주])이다.... 나에게 있어서는 정반대로 관념적인 것(the ideal)은 인간의 두뇌에 의해 반영되고 사고(思考)라는 형태로 번역된 물질적인 것에 불과하다”(｢자본론�� 제1권 제2판 후기)라고 맑스는 쓰고 있다. 맑스의 이러한 유물론적 철학에 완전히 일치하여, 그리고 그것을 상술(詳述)하면서 프리드리히 엥겔스(Friedrich Engels)는 (맑스가 원고로 읽은) ｢반뒤링론��에 이렇게 쓰고 있다. “세계의 통일은 그것의 존재에 있지 않다.... 세계의 진정한 통일은 그것의 물질성에 있으며, 이는 ... 철학과 자연과학의 장구하고도 끈질긴 발전에 의해서 입증되어 있다.” “운동은 물질의 존재양식이다. 언제 어디에도 운동 없는 물질, 혹은 물질 없는 운동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존재할 수도 없다.... 그러나 ... 사유와 의식이란 정말 무엇이며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질문이 제기되면, 그것들이 인간 두뇌의 산물이라는 것, 그리고 인간 자체가 자연의 산물이며 그 자신이 환경 속에서 그리고 그 환경과 더불어 발전해왔다는 것이 명백해지며, 그리하여 인간 두뇌의 산물은, 결국은 자연의 산물이기 때문에, 기타 자연의 상호연관과 모순되지 않고 그것들에 조응한다고 하는 것은 자명하다.” “헤겔은 관념론자였다. 말하자면, 그의 두뇌 속의 사상은 그에게 있어서는 현실의 사물과 과정의 다소간의 추상적 모상(模像, Abbilder, 반영[reflections]; 엥겔스는 때로는 ‘인상’[imprints]이라고 말한다)이 아니라, 반대로, 사물과 그 발전이 그에게 있어서는 세계가 존재하기 전부터 이미 어딘가에 존재하는 ‘이념’(Idea)의 현실화된 모상이었다.” 엥겔스는, ―포이어바흐의 철학에 관한 그 자신과 맑스의 견해를 상술하고 있으며, 맑스와 자신이 1844-45년에 헤겔과 포이어바흐, 그리고 유물사관에 대해서 썼던 옛 원고를 다시 읽고 나서야 인쇄에 붙였던― 자신의 저작 ｢포이어바흐��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모든 철학, 특히 근대철학의 거대한 근본문제는 존재에 대한 사유의 관계... 자연에 대한 정신의 관계...와 관련하여, 어느 것이 근원적인가, 정신인가 자연인가 하는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철학자들의 대답이 그들을 양대 진영으로 분열시켰다. 자연에 대한 정신의 근원성을 주장하는 사람들, 그리하여 결국 이런저런 형태의 세계창조를 가정하는 사람들은 ... 관념론 진영을 형성했다. 자연을 근원적이라고 간주하는 다른 사람들은 다양한 학파의 유물론에 속한다.” (철학적) 관념론과 유물론의 개념을 이 외에 다르게 사용하면 혼란을 야기할 뿐이다. 맑스는, 언제나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종교와 연결되어 있는 관념론뿐 아니라, 오늘날 특히 널리 유포되어 있는 흄(Hume)과 칸트(Kant)의 견해, 즉 다양한 형태의 불가지론, 비판주의, 실증주의를 단호히 배격했으며, 이러한 철학을 관념론에 대한 ‘반동적인’ 양보이며 기껏해야 “사람들 앞에서는 유물론을 부인하면서도 내밀하게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수줍은 방식”으로 간주했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위에서 든 엥겔스와 맑스의 저작 외에, 1868년 12월 12일자로 맑스가 엥겔스에게 보낸 편지를 보라. 거기에서 맑스는, 유명한 자연주의자 토마스 헉슬리(Thomas Huxley)의 평소보다 “더욱 유물론적인” 연설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가 현실적으로 관찰하고 사고하는 한, 우리는 결코 유물론에서 떨어질 수 없다”고 그가 인정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그가 불가지론, 흄주의로의 ‘도피구’를 남기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자유와 필연성 간의 관계에 대한 맑스의 견해를 지적해두는 것은 특히 중요하다. “자유란 필연성에 대한 인식이다. ‘필연성이 맹목적인 것은 오직 그것이 이해되지 않은 한에서이다’”(엥겔스, ｢반뒤링론��). 이는, 자연의 객관적 법칙을 인정하고, (미지의, 그러나 인식할 수 있는 ‘물 자체’가 ‘우리를 위한 물[物]’로 전화되고, ‘사물의 본질’이 ‘현상’으로 전화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필연성이 자유로 변증법적으로 전화되는 것을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맑스와 엥겔스는, 포이어바흐의 유물론(그리고 더욱이 뷔흐너[Büchner]나 포크트[Vogt], 몰레쇼트[Moleschott]의 ‘속류’ 유물론)을 포함한 ‘낡은’ 유물론의 근본적 결함은 다음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1) 이 유물론은, 화학과 생물학의 (오늘날에는, ‘그리고 전기적 물질론의’ 라고 덧붙여야 할 것이다) 최근의 발전을 고려하지 못하고 “주로 기계론적”이었다. (2) 낡은 유물론은 비역사적, 비변증법적(반변증법적이라는 의미에서 형이상학적)이었으며, 발전이라는 관점을 수미일관하여 그리고 포괄적으로 견지하지 못했다. (3) 그것은 ‘인간의 본질’을 추상적으로 이해하여 모든 (구체적으로 규정된 역사적) “사회적 관계들의 총체”로 이해하지 못했으며, 그리하여 세계를 “변혁하는” 것이 문제인데도 그것을 단지 “해석하였을” 뿐이다. 말하자면, 혁명적․실천적 활동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했다.

변증법

가장 포괄적이고, 가장 내용이 풍부하며, 발전에 관한 가장 심원한 학설로서의 헤겔의 변증법을 맑스와 엥겔스는 독일 고전철학의 최대의 성과로 간주했다. 그들은, 발전․진화의 원리에 관한 기타 공식은 일면적이며 내용이 빈약하고, 자연과 사회의 (때로는 비약과 격변, 혁명에 의해서 나아가는) 발전의 실제 코스를 왜곡하고 불구화시키고 있다고 생각했다. “맑스와 나는” (헤겔주의를 포함한 관념론이라는 파멸로부터) “의식적인 변증법을 구원하고, 그것을 유물론적인 자연관...에 적용한 거의 유일한 사람일 것이다. 자연은 변증법의 시금석이다. 그리고 근대 자연과학은 이러한 검증을 위하여 극히 풍부하고” (이것이 쓰여진 것은 라듐이나 전자, 원소의 변환 등이 발견되기 전이다!) “갈수록 많은 시험재료들을 제공해왔으며, 그리하여 결국 자연의 과정은 형이상학적이 아니라 변증법적이라는 것을 입증해왔다.”

엥겔스는 이렇게 쓰고 있다. “세계는, 이미 완성된 사물들의 복합체로서가 아니라, 외관상 고정적인 사물들도 우리 두뇌 속의 그 정신적 모상(模像)인 개념에 못지않게 생성과 소멸이라는 끊임없는 변화를 거치는 바의 과정들의 복합체로서 파악되어야 한다는 위대한 근본사상... 이러한 위대한 근본사상은, 특히 헤겔 시대 이래, 일상적인 의식(意識) 속에 아주 철저히 스며들어 갔기 때문에, 이렇게 일반적인 형태에서는 이제 거의 부인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이 근본사상을 말로 인정하는 것과 실제로 각 연구영역에 구체적으로 그것을 적용하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변증법적 철학에서는 궁극적인 것, 절대적인 것, 신성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것은 모든 것의, 그리고 모든 것 속의 일시적 성격을 밝혀준다. 이 철학 앞에서는, 생성과 소멸이라는 부단한 과정, 낮은 것으로부터 높은 것으로의 끝없는 상승이라는 부단한 과정 이외에는 아무것도 존재할 수 없다. 그리고 변증법적 철학 그 자체는 사유하는 두뇌 속에서의 이러한 과정의 단순한 반영일 뿐이다.” 그리하여, 맑스에 의하면, 변증법이란 “외적 세계 및 인간의 사유의 운동의 일반적 법칙에 관한 과학”이다.

헤겔 철학의 이러한 혁명적 측면이 맑스에 의해서 수용되고 발전되었다. 변증법적 유물론은 “더 이상 다른 과학들의 위에 서 있는 어떤 철학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과거의 철학 가운데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은 “사유와 그 법칙에 관한 과학 ― 즉, 형식논리학과 변증법”이다. 그리고 변증법은, 맑스가 이해하는 바로는, 그리고 헤겔에 있어서도, 오늘날 지식의 이론, 혹은 인식론이라고 불리는 것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 인식론 역시 그 대상을 역사적으로 고찰하고, 지식의 발생과 발전, 무지로부터 지식으로의 이행을 연구하고 일반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오늘날 발전․진화라는 사상은 거의 완전히 사회적 의식 속에 침투되어 있는데, 그러나 그것은 헤겔철학을 통해서가 아니라 다른 길을 통해서였다. 그러나 맑스와 엥겔스가 헤겔에 기초하여 공식화한 형태에서는, 이 사상은 현재의 진화사상에 비하여 훨씬 포괄적이고, 그 내용이 훨씬 풍부하다. 이미 지나간 단계들을 반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방식으로, 보다 높은 기초 위에서 그것들을 반복하는 발전(“부정의 부정”), 직선적이 아니라 이른바 나선형적인 발전, ― 비약과 격변, 혁명에 의한 발전, ― “연속성의 중단”, 양의 질로의 전화, ― 어떤 물체에서, 혹은 어떤 현상의 내부에서, 혹은 어떤 사회의 내부에서 작용하는 다양한 힘이나 경향의 모순과 충돌에 의해서 주어지는 발전의 내적 충동들, ― 각각의 현상의 모든 측면의 상호의존성과 가장 긴밀하고 분리할 수 없는 연관(게다가 역사는 갈수록 새로운 측면을 드러낸다), 단일하고 합법칙적이며 보편적인 운동과정을 이루고 있는 연관 ― 이러한 것들이 (통상적인 발전학설보다) 한층 더 풍부한 발전학설로서의 변증법의 특징의 일부이다. (1868년 1월 8일자로 맑스가 엥겔스에게 보낸 편지를 참조하라. 그 속에서 그는 쉬타인(Stein)의 “아둔한 3분법”을 조롱하면서, 그것을 유물변증법과 혼동하는 것은 어리석다고 말하고 있다.)

유물사관

낡은 유물론의 불철저성과 불완전성, 일면성을 인식했기 때문에, 맑스는 “사회에 관한 과학을 ... 유물론적 기초와 조화시키고, 그러한 기초 위에서 재건해야 할” 필요성을 확신하게 되었다. 무릇 유물론은 의식(意識)을 존재의 산물로서 설명하고 그 역(逆)이 아니기 때문에, 인류의 사회생활에 적용된 유물론은 사회적 의식을 사회적 존재의 산물로서 설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맑스는 (｢자본론�� 제1권에) 이렇게 쓰고 있다. “기술학은, 인간이 자연을 다루는 양식(樣式)을, 인간이 그 생활을 유지하는 직접적 생산과정, 그리하여 그의 사회적 관계들과 거기에서 유래하는 정신적 개념들의 형성양식 또한 보여주는 직접적 생산과정을 드러내준다.” 그의 저서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여��의 서문에서 맑스는, 인간사회와 그 역사에 적용된 유물론의 근본원리들을 다음과 같은 말로 전체적으로 공식화하고 있다.

“인간은, 그 생활을 사회적으로 생산함에 있어서, 그의 의지와는 무관한 일정한, 필연적 관계, 즉 그들의 물질적 생산력의 일정한 발전단계에 조응하는 생산관계 속에 들어간다.”

“이들 생산관계의 총체가 사회적 경제적 구조, 즉 현실적 토대를 구성하는데, 그 토대 위에 법률적․정치적 상부구조가 서고, 그 토대에 특정한 형태의 사회적 의식이 조응한다. 물질적 생활의 생산양식이 사회적․정치적․정신적 생활과정 일반을 규정한다. 인간의 의식이 그들의 존재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정반대로, 그들의 사회적 존재가 그들의 의식을 규정한다. 사회의 물질적 생산력은 그 발전의 일정 단계에서, 그때까지 이 생산력이 그 내부에서 작동해온 기존의 생산관계와, 혹은 ―그것을 법률적으로 표현한 것에 불과하지만― 소유관계와 충돌하게 된다. 이들 관계는 생산력의 발전 형태로부터 그 질곡으로 일변한다. 그때 사회혁명의 시대가 시작된다. 경제적 토대의 변화와 더불어 거대한 상부구조 전체가 혹은 서서히 혹은 급속히 변혁된다. 이러한 변혁을 고찰할 때에는, 자연과학처럼 정확히 확정될 수 있는 경제적 생산조건의 물질적 변혁과, 법률적․정치적․종교적․미학적 혹은 철학적 변혁 ― 간단히 말해서, 인간이 이 충돌을 의식하고 싸워내는 이데올로기적 형태를 언제나 구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떤 개인이 그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의해서 우리가 그가 어떠한 인물인가를 판단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그러한 변혁의 시대를 그 시대의 의식에 의해서 판단할 수 없으며, 정반대로, 이러한 의식이 오히려 물질적 생활의 모순에 의해서, 사회적 생산력과 생산관계 사이에 존재하는 충돌에 의해서 설명되지 않으면 안 된다. ... 개략적으로 아시아적․고대적․봉건적․근대부르주아적 생산양식을 경제적 사회구성의 계기적(繼起的)인 시대들로서 들 수 있다.” (1866년 7월 7일자로 맑스가 엥겔스에게 보낸 편지에서의 간략한 공식, 즉 “노동의 조직은 생산수단에 의해서 규정된다는 우리의 이론”을 참조할 것.)

유물사관의 발견, 혹은 오히려, 사회현상이라는 영역으로의 유물론의 일관된 연장과 적용에 의해서 이전의 역사이론의 두 가지 주요 결함이 제거되었다. 첫째로는, 이전의 역사이론은 기껏해야 사람들의 역사적 활동의 사상적 동기만을 고찰하고, 무엇이 이러한 동기들을 유발했는가를 연구하지 않았으며, 사회적 관계의 체계의 발전을 지배하는 객관적인 법칙을 파악하지 않았고, 이들 관계의 뿌리가 물질적 생산의 발전 정도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 그리고 둘째로는, 이전의 이론들은 주민 대중의 활동을 포괄하지 않았는데, 그에 반하여 역사적 유물론은 처음으로 대중의 사회적 생활조건과 이들 조건의 변화를 자연과학처럼 정확하게 연구할 수 있도록 하였다. 맑스 이전의 ‘사회학’과 역사편찬은 기껏해야 산발적으로 수집된 가공되지 않은 사실들을 축적하거나 역사적 과정의 어떤 측면들을 묘사했을 뿐이었다. 서로 대립하는 경향들의 전체 집합체를 고찰함으로써, 그것들을 다양한 사회계급의, 정확히 규정할 수 있는 생활조건 및 생산조건으로 환원함으로써, 다양한 ‘주도적’ 사상을 선택하거나 그것들을 설명할 때에 주관주의와 독단을 배제함으로써, 그리고 모든 사상과 모든 다양한 경향은, 예외 없이, 물질적 생산력이라는 조건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밝힘으로써, 맑스주의는 경제적 사회구성체의 발생과 발전, 소멸 과정을 전면적․포괄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 인민은 자신의 역사를 만든다. 그러나 무엇이 인민의 동기, 인민대중의 동기를 규정하는가, 즉 무엇이 서로 모순되는 사상과 지향의 충돌을 야기하는가, 인간사회의 전체 대중의 이 모든 충돌의 총체는 무엇인가, 인간의 역사적 활동 전체의 기초를 형성하는 물질적 생활의 객관적 생산조건은 무엇인가, 이들 조건의 발전법칙은 무엇인가 ― 이 모든 문제에 맑스는 주의를 기울였고, 그 모든 거대한 다양성과 모순성 속에서 역사를 단일하고 합법칙적인 과정으로서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길을 제시했던 것이다.

계급투쟁

어떤 사회에서 그 구성원 일부의 지향이 다른 사람들의 지향과 충돌한다는 것, 사회생활은 모순에 가득 차 있다는 것, 역사가 보여주는 바에 의하면, 국민과 국민, 사회와 사회 사이에서도, 또 그것들 내부에서도 투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나아가 혁명과 반동, 평화와 전쟁, 침체와 급속한 진보나 쇠퇴의 시기들이 번갈아 온다는 것 ― 이러한 것들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맑스주의는, 우리로 하여금 이렇게 미궁이나 혼돈처럼 보이는 것들을 지배하는 법칙들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단서, 즉 계급투쟁의 이론을 제공해주었다. 어떤 사회 혹은 일단의 사회의 모든 구성원의 지향을 총체적으로 연구하여야만, 이들 지향의 결과를 과학적으로 규정할 수 있다. 그리고 서로 충돌하는 지향의 원천은, 각 사회가 분열되어 있는 계급들의 생활상의 지위와 방식의 차이에 있다. 맑스는 ｢공산당 선언�� 속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지금까지 존재하는 모든 사회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이다.” (원시공동체의 역사를 제외하고 ― 라고 엥겔스는 나중에 덧붙였다.) “자유인과 노예, 귀족과 평민, 영주와 농노, 길드의 장인과 직인, 한 마디로, 억압자와 피억압자가 언제나 서로 대립했고, 어떤 때는 은밀하게 어떤 때는 공공연히 끊임없는 투쟁을 벌여왔는데, 매번 이 싸움은 사회 전체의 혁명적인 개조로 끝나든가, 아니면 서로 다투던 계급의 공멸로 끝났다. ... 봉건사회의 몰락으로부터 태어난 근대 부르주아 사회는 계급적 대립을 폐기하지 않았다. 그것은 단지 새로운 계급, 새로운 억압조건, 새로운 형태의 투쟁으로 낡은 것을 대체했을 뿐이다. 우리 시대, 즉 부르주아 시대는 그러나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즉, 그것은 계급적 대립을 단순화시켰다. 사회 전체가 갈수록 두 개의 거대한 적대 진영으로, 서로 직접적으로 얼굴을 마주 대하고 있는 두 개의 거대한 계급으로 분열되고 있다.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트로.” 프랑스 대혁명 이후 유럽의 역사는 많은 나라에서 여러 사건의 이러한 진정한 내막, 즉 계급투쟁을 대단히 명료하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프랑스 왕정복구 시대에 이미 많은 역사가들은, 사건들을 총괄하면서, 계급투쟁이야말로 모든 프랑스 역사를 이해하는 열쇠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최근의 시대 ― 부르주아지가 완전히 승리하고, 대의기관, 광범한 (보편적은 아닐지라도) 선거권, 값싸고 대중적인 일간신문 등이 등장한 시대, 강력한 노동자단체와 경영자단체 등이 나타나 더욱 팽창하고 있는 시대는 계급투쟁이야말로 제 사건의 주요동기임을 훨씬 더 또렷하게 (비록 때로는 대단히 일방적이고, ‘평화적’, ‘합헌적’인 형태를 통해서이지만) 보여주었다. 맑스의 ｢공산당 선언��에서 인용하는 다음 구절은, 근대사회의 각 계급의 발전조건들을 분석하는 것과 관련, 각 계급의 지위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기 위하여 맑스가 사회과학에 무엇을 요구했는가를 우리에게 보여줄 것이다. “오늘날 부르주아지와 대립하고 있는 모든 계급 가운데 프롤레타리아트만이 진정으로 혁명적인 계급이다. 다른 계급들은 근대공업 앞에서 쇠퇴하여 사라질 것이다. 프롤레타리아트는 근대공업의 특수하고 본질적인 산물이다. 중산계급, 소제조업자, 소상인, 수공업자, 소농민, 이들 모두는 중간계급의 일부로서의 자신들의 존재를 몰락으로부터 구원하기 위해서 부르주아지와 싸우고 있다. 그들은 그리하여 혁명적이 아니라 보수적이다. 그뿐만 아니라, 그들은 반동적인데, 이는 그들이 역사의 바퀴를 되돌리려 하기 때문이다. 만일 그들이 혁명적이라면, 그것은 단지 그들이 자신들의 프롤레타리아트로의 이행이 임박했음을 알고 그러한 것이다. 그들은 그리하여 자신들의 현재가 아니라 미래의 이익을 방어하는 것이며, 그들은 자기 자신의 관점을 버리고 스스로 프롤레타리아트의 관점에 서는 것이다.” 수많은 역사적 저작(‘문헌’을 보라) 속에서 맑스는 우리에게 유물론적 역사편찬의 뛰어나고 심오한 모범, 각 개별적 계급의 지위나 때로는 한 계급 내부의 다양한 집단이나 계층들의 지위를 분석하는 모범을 제시했고, 왜 그리고 어떻게 “모든 계급투쟁이 정치투쟁”인가를 명료하게 보여주었다. 위에 인용한 구절은, 역사적 발전의 합성력(合成力)을 규정하기 위해서 맑스가 얼마나 복잡한, 사회적 제 관계와, 한 계급과 다른 계급 간의 그리고 과거로부터 미래로의 과도적 단계들을 분석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일례이다.

맑스의 이론의 가장 심오하고 포괄적이며 구체적인 확증과 적용은 그의 경제학설이다. (다음에는 “맑스의 경제학설”과 “사회주의” 편이 연재됩니다.> <노사과연>

칼 맑스¹⁾*

(간단한 전기와 맑스주의의 해설)(2)

레닌

(번역: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