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에 관한 학습회나 강연회 등에서 자주 제출되는 질문들 중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신자유주의의 정책적인 특징, 이론적 계보, 역사적 배경, 그것의 문제점 등에 대해서는 신문의 연재를 읽으면서 그것이 그것이구나 하는 감을 잡기는 하지만, 신자유주의란 본래 무엇인가? 신자유주의란 결국 이러한 것이라고 간단하게 종합해보면 어떻게 되는가 등을 알고 싶다.

이런 질문의 취지는 요컨대 신자유주의이라는 용어의 기본적 특징을 어떻게 파악하는가, 바꾸어 말하면, 신자유주의라는 개념을 간단하게 규정하여 알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먼저 신자유주의의 개념을 어떻게 규정하는가를 생각해보기로 하겠습니다.

1. 신자유주의는 세계적으로 여러 가지 특징으로 현상한다.

신자유주의의 기본적 특징을 간단하게 정리하려고 하면, 신자유주의에는 여러 가지 측면이 있고 그것을 한마디로 정리하는 일은 실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신자유주의를 규정하는 일이 곤란한 이유로는 우선 세 가지 점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첫째, 신자유주의에는 그 이데올로기적 기초가 되는 체계적인 이론을 전개했던 책이 없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신자유주의가 비판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케인즈주의와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케인즈주의의 경우에는 존 메이나르 케인즈라는 영국 경제학자의 경제학――특히 그의 주저인 ｢고용ㆍ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1936년)이라는 1권의 책이 기초로 되고 있습니다. 같은 케인즈주의자라고 해도 물론 다양한 입장이나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어찌되든 간에 출발점은 케인즈의 이론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므로 케인즈주의를 파악하는 데에는 케인즈 자신의 ｢고용ㆍ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을 잘 읽어 연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신자유주의의 경우에는 케인즈의 ｢고용ㆍ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에 필적할 만한 체계적인 신자유주의 이론 책이 있지 않습니다. 신자유주의의 이론적인 계보를 역사적으로 더듬어보면, 프리드리히 폰 하이에크 (Friedrich August von Hayek) 라든가 밀튼 프리드만(Milton Friedman)이라든가 여러 인물들이 커다란 역할을 하였습니다만, “이것이 신자유주의다!”라고 말할 정도로 한 권으로 종합된 책이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전체상을 파악하기 상당히 어렵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자유주의의 경우에는 그것이 구체적으로 발현하는 방식을 연구하여 그것들의 여러 가지 현상으로부터 그 특징을 분석ㆍ정리하여 그 구체적인 개념을 파악해야 합니다.

둘째로, 신자유주의가 현상하는 방식은 세계적으로 다양한 특징을 지니고 있고 그리고 달리하고 있기 때문에 한마다로 말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신자유주의 경제노선과의 투쟁으로 알려진 중남미 나라들의 경우는 미제국주의의 경제지배라는 성격을 지닌, 소위 외압형이라고 할 수 있는 특징을 지닌 신자유주의 입니다. 그것의 경제노선의 특징은 워싱톤 콘센서스(washinton consensus)라는 독특한 내용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것은 IMF(국제통화기금)나 세계은행의 경제원조 및 융자가 이들 나라들의 경제정책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 그리고 “미국의 뒷뜰”이라고 할 정도로 역사적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깊다는 특별한 사정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중남미에서의 신자유주의는 글로벌리즘(Globalism)이나 제국주의라는 개념과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는 것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중남미 나라들에서의 신자유주의 반대 운동은 곧 미제국주의 반대 운동과도 결합되어 있다고 해도 됩니다.

이러한 중남미 나라들의 신자유주의와 비교해보면, 일본이나 EU(유럽연합) 등의 발달한 자본주의 나라들의 경우는 각 나라들의 거대기업이 다국적 기업화되어 이제까지보다 더 나아간 자유화나 규제완화를 단행하고, 글로벌화된 경제체제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 신자유주의가 세를 넓히고 있는 배경으로 되고 있습니다. 물론 글로벌화는 미국의 요구이기도 합니다만, 그 점에서는 중남미 나라들의 경우와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단순히 외압형이라고 할 수만은 없습니다.

또한 여기에서 유의해야 할 점은 중남미 나라를 포함한 발전도상국의 경우에서도 자국의 경제발전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외자를 도입할 목적으로 자기 스스로 시장개방이나 자본의 자유화를 단행하는 일도 있으며, 그 경우에는 정책의 외관으로서는 신자유주의정책과 동일하게 보일 수가 있습니다만, 그러나 단순히 그렇다고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셋째, 각각의 국내에서 나타나는 현상방식을 보아도 최근의 신자유주의는 단순한 이데올로기의 영역을 넘어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현상들 속에 깊게 침투하여 현대자본주의 그 자체의 새로운 특징이라고 해도 되는 그러한 구체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신자유주의의 여러 가지 현상방식들에 대해서 연구한 책이 있습니다. 2005년 가을에 런던에서 출판(Pluto Press)되었던 ｢Neoliberalism｣(네오리버럴리즘=신자유주의)라는 책입니다. 인터넷으로 주문하였을 때에, 부제목이 ｢A Critical Reader｣라고 되어 있으므로 ｢비판적인 교과서｣인 것 같은 내용이라고 생각하였지만, 책을 받아보면, 그것은 세계의 신자유주의의 이론이나 현상을 연구해놓은 논문집입니다. 세계 각국의 신자유주의를 비판하고 있는 연구자들에게 30편의 논문을 쓰게 하여 한권의 책으로 묶어놓은 것입니다. 이 책의 머리말에 의하면 다수의 필자들의 이론적 입장은 맑스주의자들도 있고 포스트 케인지안, 카레츠키주의자들¹⁾ 등 다양하지만, 모두가 신자유주의를 엄하게 비판하고 있는 점에서는 일치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편집하였던 런던 대학의 알프레도 사드 필호(Alfredo Saad-Filho)교수와 데보라 존스톤(, Deborah Johnston)교수의 「서장」을 읽어보면, “신자유주의를 순수 이론적으로  규정지으려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기술하고는 그 이유로는 대략 다음과 같은 것을 들고 있습니다. 첫째, 신자유주의는 봉건제도나 자본주의 등과 같은 명확한 생산양식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대단히 광범위한 사회적ㆍ정치적ㆍ경제적 영역들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이다. 둘째로 그것은 글로벌리즘이나 제국주의로부터도 구별하기 어려운 현상으로 되고 있다. 셋째 그 역사적 기원에 대해서도 언제부터 시작되었는가를 명확하게 규정하는 일이 곤란하다 등등.

그러나 동시에 두 교수는 세계 각 나라에서의 신자유주의의 현상방식은 여러 가지이지만, 공통된 특징도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특징은 국제적인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에 국내과정도 포함시키어 국가의 힘을 시장원리주의의 방향으로 강제하는 점이다. 미국, 영국, 동아시아, 동남아시아의 경우에는 신자유주의는 노동의 힘을 약화시키고 자본의 힘을 강하게 하기 위해서 발전하였던 자본주의의 특수한 조직화(a particular organization of capitalism)이다

분명 세계의 신자유주의의 현상방식은 여러 가지입니다만, 그 중에서도 어디에서나 공통된 중요한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들도 그러한 공통의 특징 점을 정리하여 신자유주의를 규정하는 일을 시도해보고자 합니다.

2. 계급적 성격―다국적화된 대자본의 이익을 대표

   그것은 시장원리를 글러벌한 세계에 요구한다

신자유주의란 무엇인가, 그것에 대해 아주 간단한 규정을 하려고 시도한다면, 우선은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자유주의란 현대 자본주의 체제를 옹호하고 그것의 강화를 도모하는 부르주아 이데올로기의 최신의 지배적 한 형태이다.

그러나 이 규정은 아직 대단히 추상적이고 신자유주의를 이데올로기라는 시각에서 보는 경우의 개념규정을 하고 있을 뿐이기 때문에 그다지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조금  더 나아가 신자유주의의 내용적 특징을 추가하는 개념규정을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신자유주의는 현대 자본주의 체제를 옹호하고 그것의 강화를 도모하는 부르주아 이데올로기의 최신의 지배적 형태이고 20세기이래 다국적 기업의 전개와 함께 세계자본주의의 주요한 조류로서 정치, 경제, 사회, 교육ㆍ문화 등 각 분야의 형상들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것의 특징은 시장원리를 경제정책을 비롯하여 사회의 모든 분야에 도입하여 경쟁에 의해서 경제의 효율성과 사회의 활력을 발휘시키려고 하고 있는 점에 있다. 《규정 시도Ⅰ》

신자유주의에 대한 이러한 규정은 국어사전이나 용어사전 등에서의 신자유주의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과 비교해보면 그 특징이 확연히 드러나리라 생각됩니다. 예를 들면 이와나미쇼텐(岩波書店)의 ｢広辞苑｣(제5판)에서 신자유주의를 인용해보면 다음과 같이 되어 있습니다.

신자유주의 (Neo-liberalism): 국가에 의한 관리나 재량적 정책을 배제하고, 될 수 있는한 시장의 자율적 조절에 문제를 맡기라고 하는 경제사상. 오이켄(W. Eucken, 1891-1950), 하이에크, 프리드만 등으로 대표된다

또한 산세이도(三省堂)의 ｢大辞林｣(전자판)을 인용해보면, 신자유주의 항은 이렇게 설명되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 정부의 적극적인 민간개입을 반대함과 동시에 고전적인 자유방임주의도 배제하고 자본주의 아래에서의 자유경쟁질서를 중시하고 있는 입장 및 사유방식.

｢広辞苑｣도 ｢大辞林｣도 국가의 시장 개입을 배제하면서 자유경쟁을 주장하는 경제사상(혹은 사유방식)이라는 점을 신자유주의의 특징을 보고 있는 점을 공통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점은 분명히 신자유주의 경제노선의 중요한 내용입니다만, 이들 사전의 설명에서는 신자유주의라는 이데올로기의 계급적 성격이 명확하게 다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이 약점이라 생각됩니다.

앞에서 내세웠던 나의 《규정 시도Ⅰ》에서는 “신자유주의는 부르주아 이데올로기의 최신의 지배적 형태”라는 점이 제1의 초점입니다만 그것은 신자유주의가 무엇보다도 먼저 부르주아 이데올로기라는 점, 결국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의 계급적 성격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더욱이 일반적인 부르주아 이데올로기라는 것만이 아니라, 둘째로 현대 세계자본주의의 지배적인 자본이기도 한 다국적 기업화된 대자본의 이익 (또한 여러 가지 경로로 그들의 이익의 은혜를 입어 새로운 지배층을 이루는 사람들)을 대표하는 이데올로기임을 명확하게 보이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보아 현실에서 신자유주의의 경제정책이 세를 넓혀왔던 것은 20세기 후반에 들어서고,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다국적 기업의 발전, 각국의 대자본이 다국적 기업화를 추진해가는 것과 보조를 맞추어 이루어져 왔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케인즈주의적인 경제정책의 파산이나 구소련, 동구 여러 나라들의 붕괴 등, 여러 가지 조건, 배경이 있습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던 세력은 자본주의적 시장원리에 기초한 세계시장의 자유화, 글로벌라이제이션을 이익으로 생각하는 다국적 기업화된 대자본이었습니다.

이러한 신자유주의의 계급적 성격은 세계 각 나라에서 그 구체적인 현상방식은 달리할지라도 기본적으로 공통된 것으로 파악될 수 있습니다.

3.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와 자본의 착취방법ㆍ축적양식의 변화

그래서 이제까지 기술해왔던 《규정 시도Ⅰ》은 어디까지나 세계적인 신자유주의의 일반적인 특징을 보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만으로는 각 나라들에서의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의 규정으로서는 나는 무언가 하나 구체적인 특징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감이 듭니다. 특히나 일본의 경우는 사회의 상부구조로서의 이데올로기라든가 경제정책이라는 면만이 아니라, 그것과 동시에 다국적 기업화된 대기업의 착취방식 및 자본축적 방식이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와 깊이 연관되어 있는 특징이 있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자본축적의 특징을 포함한 신자유주의의 개념규정으로서 다음의 《규정 시도Ⅱ》를 생각해보겠습니다.

신자유주의는 현대 자본주의 체제를 옹호하고 그것의 강화를 도모하는 부르주아 이데올로기의 최신의 지배적 형태이고, 20세기이래 다국적 기업의 전개와 함께 세계자본주의의 주요한 조류로서 정치, 경제, 사회, 교육ㆍ문화 등 각 분야의 형상들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것의 특징은 시장원리를 경제정책을 비롯하여 사회의 모든 분야에 도입하여 경쟁에 의해서 경제의 효율성과 사회의 활력을 발휘시키려고 하고 있는 점에 있다. 또한 그 특징은 글로벌한 세계시장에서의 경쟁을 촉진하고 대자본에 의한 노동자ㆍ국민의 지배와 착취의 강화, 자본축적의 발전을 꾀하는 점에 있다. 《규정 시도Ⅱ》

《규정 시도Ⅰ》과 《규정 시도Ⅱ》의 차이점은 《규정 시도Ⅱ》가 마지막 문장에서 “대자본에 의한 노동자ㆍ국민의 지배와 착취의 강화, 자본축적의 발전”이라는 특징을 추가하고 있는 점입니다. 일본의 신자유주의의 경우에는 오히려 이 《규정 시도Ⅱ》편이 실정에 맞는 감이 듭니다.

일본에서는 90년대의 장기불황이후, 생산의 현장, 경영의 현장에서 착취ㆍ수탈의 새로운 방식이 급속하게 전개되어 왔습니다. 그것은 시장원리주의에 입각하여 고용을 저임금의 파트타임제라든가 계약사원제, 파견사원제, 청부사원제 등의 소위 비정규고용으로 바꾸어나가면서 임금 면에서도 성과주의 임금을 도입하고 노동시간의 경쟁을 부채질하여 총액인건비를 대폭 줄여가는 방식입니다.

나는 이런 방식을 “시장원리적인 노동자지배”라고 임시로 명명해왔습니다만, 일본의 경우는 오히려 이러한 노동현장에서의 “신자유주의”적인 노동자 지배방식이 특히 90년대 후반 이래로 급격하게 전개되어 왔읍니다. 그리고 그 전제 위에서 고이즈미 내각은 재계와 하나가 되어 이번에는 “나라의 구조조정이다” “ 공무원을 감원한다”라는 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결국 일본의 경우는 다국적 기업화된 대기업에게 좋은 조건을 제공하는 자본축적의 방식, 착취와 수탈의 방식, 노동자 지배의 방식으로서의 신자유주의라는 특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선행조건으로 하여 고이즈미 내각의 신자유주의 경제노선은 문자 그대로 재계와 하나가 되어 추진되어 왔습니다. 일본의 신자유주의를 생각할 때는 이러한 노동자 속에서의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의 영향을 명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규정 시도Ⅰ》이든 《규정 시도Ⅱ》이든 모두가 경제이론 면에서 본 것이고, 게다가 아직 문자 그대로의 〈시안(試案)〉이므로 더 나아가 신자유주의의 현상들에 대한 연구와 토론을 심화시키면서 보다 적절한 신자유주의의 《규정》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4. 이데올로기로서의 신자유주의와 경제정책의 관계

여기에서는 어떤 학습회에서 나온 질문을 다루고자 합니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질문이었습니다.

“신자유주의는 나쁘다, 따라서 민영화는 쓸모없는 것”이라는 식의 대범한 비판만으로 되겠는가? 예를 들면 “민에서 관으로”라든가 “민영화”라든가 하는 경우도 “모든 민=대기업”이 아니다. NPO 등도 있고 민영화는 모두 나쁘다고 할 수 없지 않는가?

이것은 질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의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이러한 의견은 신자유주의라는 이데올로기 문제와 개개의 구체적인 경제정책으로서의 민영화 등의 문제를 직결하여 생각해보는 데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의견(혹은 오해)은 국민들 속에 많이 퍼져있으며 “이데올로기로서의 신자유주의”및 “그것의 경제정책으로의 전개”라는 문제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신자유주의는 고이즈미 구조개혁 노선에서 보여 지고 있듯이 당연히 시장원리주의의 경제정책으로서 나타나고 있습니다만, 이데올로기와 경제정책은 상대적으로 구별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데올로기라는 것은 경제정책의 배후에 있으면서 그 정책의 사유방식, 원리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데올로기가 직접 경제정책 그 자체는 아닙니다.

경제정책으로서는 똑같은 형태를 들어보아도 그것의 목적이나 노리는 점이 다른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똑같은 국영기업의 민영화라는 정책에서도 지금 중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것은 일본에서 진행되고 있는 우정민영화나 복지의 민영화 등이라는 것과는 그것의 목적이나 노리는 점을 근본적으로 달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민영화=악”이라고 일반적이고 추상적으로 결론지어 고집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경제정책 그 자체는 결국 정치 문제이므로 이런저런 힘 관계에서 일정한 타협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고, 이런 저런 역사적 조건에 따라서 일정한 경과조치(經過措置)를 도입할 수도 있으므로 당연히 이론대로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경제정책을 검토할 때에는 그 이데올로기로 판단해서 결론지을 것이 아니라, 그 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조건에 비추어 엄밀하게 검토ㆍ평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결국 이데올로기와 정책은 상대적으로 구별해서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질문하는 방식이 말하고 있듯이 우리들은 민영화는 모두 신자유주의이므로 나쁘다고 간단히 말할 수 없다고 봅니다. 민영화라고 해도 여러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그것의 구체적인 내용을 떠나서 일반적으로 논의할 수 없습니다. 신자유주의에 대해서 연구하는 것은 신자유주의가 어떤 목적으로 어떤 논리로 민영화를 추진하는가, 그 민영화의 구체적인 핵심을 잘 음미하여, 그 정책의 내용에 비추어 비판해야 할 점을 비판하는 것이 정책의 논의에서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설득력을 지니기 어렵습니다.

이런 것을 일반적으로 말하면, 이론ㆍ이데올로기 투쟁은 대단히 중요하지만 그것은 실천적인 대중운동, 경제투쟁이나 정치투쟁 속에서의 개별ㆍ구체적인 정책논쟁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조금 역설적으로 말하면 이 질문 속에 있듯이 “신자유주의는 나쁘다, 따라서 구조조정은 쓸모없는 것”라는 식의 추상적이고 대범한 비판으로 되지 않도록 하기위해서 “신자유주의란 무엇인가” 그 내용을 깊고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노사과연>

신자유주의의 기본적 특징은 어디에 있는가?

또모요리 히데따까시²⁾

번역: 김성칠(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