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명박정부의 의료사유화정책의 쟁점

(1) 서론: 예의 차린 노무현정부, 막가파 이명박, 그러나 둘 다 의료사유화추진은 마찬가지

의료사유화에 대한 걱정과 우려는 오랜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며 있었다. 1990-1997년 시기에도 있었고, 1998년 경제위기 이후 신자유주의정책 이후, 의료사유화에 대한 우려는 2001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심화되었고, 지난 노무현정부 때, 한미FTA추진과정에서 본격화되었다. 그러니, 우리가 얼마나 오랫동안 의료사유화를 걱정하면서 살았던가?

약간의 예의를 차렸느냐? 그런 예의도 겨를도 없이 막무가내이냐? 이것의 차이이다. 노무현정부가 추진했던 한미FTA를 급속하게 추진하고 있는 이명박정부는 의료사유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셈이다.

노무현정부의 보건의료정책이 한미FTA를 위한 전초전이었다면, 현재 이명박정부의 보건의료정책은 이미 한미FTA가 시작되었음을 알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노무현 정부 때 한미FTA의 가장 큰 문제는 결국 농업과 의료부분이다. 지난 노무현정부 때, 절대 수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던 쇠고기는 전면수입으로 가고 있다. 의료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노무현정부 때 의료보험사유화와 영리병원도입이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의 핵심이었다면, 지금도 이 두가지가 핵심인 것이다. 결국 이명박정부는 어떻게 해든 현재의 사회보험형식으로 있는 의료보험제도를 민간의료보험의 틀로 바꾸고자 할 것이다. 또한 영리병원을 도입하여 의료상품화를 더욱 촉진시키려 할 것이다.

왜 이명박정부는 이렇게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의료사유화를 전적으로 추진하는가? 정부가 사유화를 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① 국민건강보험을 재정파탄의 위기에서 구출?

지난 2001년 복지부의 “국민건강과 민간보험의 협력을 통한 의료보장체계의 개편”논의를 보면, ‘지난 40년간 국민건강보험 재정파탄을 초래했다’ (“민간의료보험활성화 Task Force”, 2001)면서 국민건강보험재정파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유화방안을 내놓고 있다.

② 현재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는” 민간의료보험의 효율화의 필요성?

의료부분에서 민간보험은 1980년대 초에 개발된 암보험을 중심으로 발달해왔으며 1990년대 후반부터는 보충보험성격의 ‘의료비보장보험’이 도입되는 추세에 있다¹⁾ (민간의료보험활성화 Task Force, 2001). 의료부분의 민간의료보험시장의 규모는 2000년도에 3조 816억원이었다. 2001년 당시 정부의 주장은 ‘국민건강보험재정의 한계가 노출되고, 국민건강보험이라는 획일적인 사회보험제도하에서 의료서비스가 하향평준화되고 있으니, 수요욕구가 있으면서도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국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기위해 민간보험을 활성화하여 실질적 의료보장을 확대하자는 것과, 어차피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민간의료보험에 정부가 개입하여 효율화를 꾀하자’는 것이었다. 

③ 한미FTA로 인한 의료시장개방의 필요성?

의료시장사유화는 2007년 한미FTA체결시기를 중심으로 격렬하게 제기되었다. 이때 한미FTA체결로 미국의 협상안에 있는 의료시장사유화의 핵심은 첫째, (미국) 다국적 제약회사의 국내시장진입, 둘째, (미국식) 민간의료보험의 도입, 셋째, (미국에게) 지적 재산권의 하나로 의약품과 치료비에 대한 로열티를 지급하는 것이었다.

결국 이미 한미FTA체결 당시에 민간의료보험의 도입이 기정사실화되어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어느 정도이냐? 하는 것인데, 현재 이명박정부는 기존의 사회보험의 골간인 국민의료보험체계마저 흔들면서, 민간의료보험체계를 구축하려고 하는 것이다.

(2) 이명박정부의 의료사유화 정책내용

대선승리 이후 인수위원회에서는 의료산업화를 본격 추진하는 동시에 ’건강보험을 일원화에서 다원화하고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모든 의료기관의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폐지하고 계약제로 전환’하며, ‘의료저축계정 (MSA, Medical Saving Accounts)의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등의 건강보험체제를 전면 개편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시민건강증진연구소, 김창보, 2008.1). 

우리가 ‘어’하고 있는 사이에, 이러한 인수위의 논의는 불과 몇 개월 뒤인 현재 상당히 진전되어, 정부(보건복지부)는 ‘민간의료보험체계의 활성화’를 위한 전초전으로 네덜란드 의료체계를 본받을 속셈으로 네덜란드에 사람을 파견하기에 이르렀다 (2008년 4월).

그러나, 현 이명박정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민간의료보험체계의 활성화’ 방안은, 이미 오래전 (2001)에 정부와 학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민간의료보험활성화 Task Force팀”(2001)에서 주장한 것과 다르지 않다. 이를 약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민간의료보험활성화 Task Force팀”(2001)은 민간보험의 모형을 두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민간의료보험활성화 Task Force팀”(2001)의 민간보험의 모형

(1) 보충모형

□ 공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되, 공보험의 급여범위는 응급의료 등 공공성이 높고 상대적으로 비용효과성이 높은 서비스를 기본급여(basic package)로 함.

□ 공보험이 제공하는 기본급여 이외의 보충급여에 대한 보험을 원할 경우 소비자가 임의로 보험에 가입하게 함(그림 1).

  ○ 이때 보충급여는 민간보험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모두 참여하여 경쟁할 수 있는 안과 민간보험사만이 참여하는 안을 고려할 수 있음.

  ○ 민간보험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모두 참여하여 보충급여를 제공하는 경우, 공보험이 일부 보충급여제공을 담당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기본급여를 제공하는 공보험이 민간보험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유하기 위하여 불공정한 행위를 할 수 있음에 유의

    - 예로, 보충급여에 소요되는 비용 및 인력을 공보험 재정으로 충당하는 소위 비용전가(cost-shift) 현상으로 기본급여에 대한 보험료가 상승하거나 또는 기본급여에서 얻을 수 있는 진료 및 급여정보를 독점할 수 있는 상황 가능

  ○ 한편, 민간보험사만이 보충급여를 제공하는 경우, 급여영역 구분으로 공보험과의 경쟁보다는 협력체계 구축이 가능한 장점이 있으나 민간보험사간 담합하여 보충급여 보험료를 인상할 경우 이를 평가하거나 견제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음.

□ 보충보험은 현금급여를 원칙으로 하고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의료저축제도도 보험상품의 하나로 운영할 수 있음.

□ 진료정보와 심사정보는 공보험과 민간보험이 필요한 범위내에서 상호 공유하도록 함.

【그림 1】 보충모형

출처: 보건복지부, “민간의료보험활성화 Task Force팀”(2001)

다. 경쟁모형(병원경영연구원 제안을 일부 수정)

□ 의료급여 대상자를 제외한 전국민은 현행과 같이 공보험에 의무가입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보험료 납부 후 보험급여에 있어 공보험과 민간보험을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함.

□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민간보험 급여를 선택한 가입자에게 국고부담금을 제외한 1인당 평균보험료를 바우처(voucher)로 지급

  ○ 민간보험 선택자의 공보험 보험료가 평균 보험료에 미달할 경우 미달액 만큼을 차감해 지급함으로써 민간보험에 대한 공보험의 지원효과를 차단

□ 공보험 급여를 선택하면 현행 체제를 유지하고, 민간보험급여를 선택할 경우는 보험사가 정한 보험료에서 바우처 지급액을 차감한 추가보험료를 납부한 후 민간보험 급여체계를 따름(그림 2).

□ 민간보험은 다양한 보험상품으로 경쟁하고 공급자와 계약 하에 포괄적 의료서비스에 대한 현물급여를 원칙으로 함. 이 경우 미국의 HMO와 같은 의료공급자와 보험자가 통합된 형태의 관리의료(managed care)도 가능함.

【그림 2】 경쟁모형에서 민간보험 급여선택자의 보험체계

출처: 보건복지부, “민간의료보험활성화 Task Force팀”(2001)

결국 이명박정부의 의료사유화정책의 핵심은 현재 우후죽순처럼 자연발생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민간의료보험들을 체계화시키는 것인데, 그 사유화의 범위와 규모는 현재 존재하고 있는 공공보험의 성격을 가진 국민건강보험 (사회보험)의 보완으로 민간의료보험도입을 할 것인지, 아니면 아예 국민건강보험 (사회보험)과 경쟁적인 체계를 가지면서 민간의료보험을 도입할 것인지의 차이에 있다.

현재 유럽은 기존의 공공사회보험제도[영국의 국가보건서비스 (National Health Service, NHS), 독일의 사회보험 (National Health Insurance, NHI)]에 경쟁제도를 도입하거나, 부분적으로 민간의료보험을 도입하고 있다. 민간의료보험체계인 미국에서도 65세 이전까지는 민간의료보험제도에 의해 운영되나, 65세 이후에는 Medicare, Medicaid라는 제도가 있어서 사회보험제도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그만큼 의료는 사회적인 성격을 가진 것이라, 아무리 친자본성격의 이명박정부라 하더라도, 의료의 사회보험성격을 완전히 거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현재로써 이명박정부는 한미FTA를 체결하더라도 미국과 같이 완전한 민간의료보험체계로 가지는 않을 것이며, 유럽모델 중의 하나를 선택할 것이다. 즉, 독일에서도 네덜란드모형 (기존의 사회보험에 민간의료보험체계를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명박정부가 네덜란드모형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3) 이명박정부의 의료사유화정책의 근본적인 동기

① 자본가계급의 의료사유화의 요구도 증가 ― 증거들

현재 이명박정부가 주장하는 대로 국민건강보험의 재정파탄이 건강보험사유화의 중요한 이유인가? 미국의 의료제도의 문제는 단지 재원부족의 문제인가? 아니라면 무엇이 문제인가? 그것은 계급관계의 힘의 크기의 문제이다.

미국을 예로 들어보면, 미국에서 힘의 관계는 어떠한가? 미국에서 표면상으로는 인종과 성이 가장 힘의 관계를 표현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계급적인 힘의 관계이다 (Navarro, 2008, Monthly Review). 사람들이 일하고, 교육을 받고, 거주하고, 소비하고, 어떤 삶을 살아가는가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그들이 속한 계급이다. 물론 계급 안에서 인종과 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미국에서 현재 가장 중요한 힘의 관계는 계급관계이다. 결국 보건의료분야에서도 자본가계급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Navarro, 2008, Monthly Review).

현재 미국에서 보건의료분야에서 계급관계, 계급적 힘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미국에서는 “Taft-Hartley Act”이후, 고용주 (employer)를 통해서 의료보험혜택을 받게 되어있다. “Taft-Hartley Act”는 노자 간의 노사합의(collective bargaining agreements)에 의해서 보건의료서비스의 내용을 결정하게 되어있다. 그리하여 예를 들면, 미국에서 강한 노동조합을 가지고 있는 철강노동자들은 보건의료서비스의 혜택을 잘 받고 있는 반면, 대형슈퍼마켓의 노동자들은 의료보험에 가입되어 있지도 못하다 (Navarro, 2008, Monthly Review).

미국에서 기업에 의해 가입된 의료보험제도는 노동운동을 가로막는 하나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노동자들이 해고를 당하면 그 자신뿐 아니라 가족들의 의료서비스 혜택도 없어지게 된다. “Taft-Hartley Act”는 이렇게 노동자들을 규율화시키고 있다 (Navarro, 2008, Monthly Review). “Taft-Hartley Act”는 노동자들이 계급으로 행동하는 것을 막고 있다. 노동자들이 파업에 동조하는 것을 막으며, 노동자들의 연대투쟁을 막고 있다 (Navarro, 2008, Monthly Review). 만약 노동자들이 계급으로써 행동을 할 수 있다면, 그들은 엄청난 힘을 가질 것이며, 충분히 국가로 하여금 세금에 의한 보건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강제할 것이다 (Navarro, 2008, Monthly Review).

미국에서 이러한 양상이 지속되고, 재생산되는 이유는 역시 계급의 힘의 관계에 의해서이다. 미국에서 의료보험자본가들과 대기업자본가들이 공동으로 정부의 정책결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Navarro, 2008, Monthly Review).

계급의 힘이 재생산되는 또 다른 힘은 정책결정과정의 사유화를 통해서이다. 즉, 선거과정에서 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의료보험회사, 은행, 고용주연합, 병원연합, 제약회사, 의사전문가집단 등이 공동연합한 공동상위계급이 그들의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서 의회에서 정책결정에 참여하는 정치인들에게 그들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돈을 제공하고 있다 (Navarro, 2008, Monthly Review).

한국의 경우 어떠한가? 한국에서도 노동자와 자본가계급의 힘의 관계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이명박정부는 자본가계급의 강력한 지지와 후원으로 신자유주의정책으로 돌진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의료자본가들도 의료시장개방과 의료사유화를 원하고 있다. 한국의 의료자본가들은 장래에 미국의 의료자본이 들어오는 것을 겁내는 것 보다는, 단기적으로 국내에 의료사유화가 되면서 챙겨질 이윤에 착목하는 것 같다. 미국자본에 의해서 한국국민들이 먹히더라도, 그 와중에 자신들도 악어이빨사이에 낀 먹이를 구하겠다는 심정인 것 같다. 또한 한국의 의료자본가들은 대담하게도 중국으로의 의료수출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해서, 의료자본과 결탁한 이명박정부는 순풍을 달고, 의료사유화의 바다로 나아가고 있다. 여기에 역풍을 만들고 태풍을 일으킬 계급이 누구인가?

② 의료사유화는 한미 FTA의 가장 핵심부분이었다

한국에서 의료사유화는 2007년 한미 FTA협정이 가시화되면서 더욱 불거졌다. 그만큼 한미 FTA협정의 가장 중요한 내용 중의 하나가 의료사유화이다. 한미 FTA협정내용에서 의료사유화가 어떻게 관철되고 있는지는 이글의 뒷부분에 첨부한 자료로 대신한다.

2. 의료사유화, 이미 여러나라에서 시작된 비극: 미국, 스웨덴, 영국

(1) 미국의 의료사유화의 폐혜

① 미국 의료제도의 개요

미국은 자본주의의 대표적 국가로서 보건의료제도 또한 민간주도의 의료공급형태를 그 특징으로 하고 있다.

미국의 의료보험제도의 역사를 보면, 1915년 민간건강보험 (Private Health Insurance) 시행, 1950년대에 공적부조 대상에 대한 의료비 지원제도 시행, 1960년에는 Kerr-Mills 법에 의해 일반 노인에 대한 의료비 지원제도가 시행, 1965년도에는 공보험[메디케어 (Medicare) and Medicaid (메디케이드)]이 도입되었다.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는 국민의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크다 (메디케어 17%, 메디케이드 16%, 2003년 현재).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를 제외한 공공부분의 건강보험에는 군인, 참전용사, 정부공무원 건강보험 등이 있다. 65세 이상 노인과 저소득 취약 계층은 정부의 메디케어 (Medicar), 메디케이드 (Medicaid)에 의존하고 있고 나머지 대다수 국민은 민간보험에 의존(약 60%)하고 있다²⁾.

미국의료제도의 유형은 민간보험형이고, 재원은 주로 본인 부담에 의해 조달하고 보험관리는 민간보험조직 (HMO, Health Maintenance Organization)이 주관하고 있다. 민간보험조직 (HMO)에 가입은 대개 고용된 기업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미국 전체 노동자의 61%(약 7600만 명)는 자신이 고용된 기업을 통해서 민간보험에 가입된다 (2004). 고용된 기업을 통하지 못할 때, 개인이 가입하는 형태가 있다.

미국의 의료서비스는 치료중심이고 진료비 지불은 의원급은 행위별 수가제, 병원급은 포괄 수가제(DRG), 양로원 등은 주로 인두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의료재원은 소비자 부담원칙 (민간 건강보험 가입)에 의해 조달하고 있다. 단, 65세 이상 노인을 위한 보험은 사회보장세 형태로 조성 (고용주, 근로자 각각 1.45% 부담), 저소득 취약계층은 조세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다. 현재 전 국민의 15-16%정도는 무보험자(의료보장제도 혜택 없음)이다. 약 4천7백만 미국인들이 무보험자인 것이다. 또한 약 2천만 미국인들은 의료보험에 제대로 가입되어 있지 못하며 (underinsured), 약 1억 8백만의 미국인이 치과의료보험이 없다.

② 미국 의료사유화의 문제점

㉠ 의료서비스의 부족, 질저하, 행정비용증가, 병원의 이윤증대

미국에서는 미국의 의료시장을 ‘난장판’이라고 부른다 (David U.Himmelstein and Steffie Woolhandler 2008, Monthly Review).

의료시장주의자들의 논리는 ‘시장이 의료서비스를 효율화시키고, 비용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의료사유화는 의료서비스의 부족과 질저하를 가져올 것이다. 병원의 소유자 (자본가)는 이윤을 최대화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민간병원소유자는 이윤을 최대로 하려고 하지, 비용을 최소화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이윤이 최대화되는 것과 함께) 행정비용도 증가한다. 미국의 이윤을 추구하는 HMO (Health Maintenance Organization)는 높은 행정비용과 낮은 의료서비스의 질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미국의 경험에 의하면, 우리나라 정부의 관료들이 예상하듯이 ‘민간의료보험에서 의료서비스의 효율화와 의료서비스의 질고양’이 일어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의료서비스의 질이 저하되고 있다. 왜 그럴까? 이윤을 추구하는 영리병원에서 의료서비스의 질이 저하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학자들은 다음과 같은 3가지 원인에서 그 이유를 찾고 있다. 첫째: 연약한 노인이나 심하게 병이 걸린 사람 등 어느 때고 의료서비스를 이용해야할 사람들은 의료공급자가 가격을 올린다고 해서 의료의 요구도를 낮출 수가 없다. 둘째: 심지어 매우 정교한 소비자라고 해도, 의료와 같이 매우 복잡한 서비스로 구성된 “생산품(Products)”을 평가하기 어렵다. 또한 미국에서 영리병원과 비영리병원이 한 지역사회에서 같은 상품 (예를 들면, 노인진료 등등)을 가지고 경쟁을 하다보면, 영리병원투자가가 이윤을 가져가고, 비영리병원은 손실을 가져오게 되며, 중복투자와 중복시설로 인하여 사회의 전체 비용은 증가하게 된다. 셋째: 대부분의 병원은 독점이기 때문에, 독점병원의 시장력 (market power)을 이용하여 이윤을 증대시킬 수 있다. 사유화(Privatisation)의 결과는 고비용과 의료서비스질저하라는 사회의 손실을 가져오는 반면에, 투자가(자본가)들에게는 이윤획득이 주어진다. (David U.Himmelstein and Steffie Woolhandler 2008, Monthly Review).

㉡ 양극화와 불평등의 심화

― 의료서비스의 부족

현재 미국에서는 4400만 명이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미국인구의 15-16%)³⁾ (Navarro, 1998, Monthly Review). 그들은 대부분 의료보험료를 낼 수 없는 노동자집단이며 그들의 자녀들이다. 그들은 대부분 그들의 의료보험료 중 기업이 담당할 부분을 담당할 수 없는 작은 공장들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미국에서 의료서비스의 부족으로 인하여 매년 100,000명이 죽어나가고 있다 (David U.Himmelstein and Steffie Woolhandler 1997,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 낮은 수준의 의료보험가입자들의 의료서비스 부족

현재, 미국에서 민간의료보험에 가입이 안 된 사람들도 문제이지만, 의료보험에 가입은 되어있으나, 보건의료서비스를 제대로 받을 수 없는 낮은 수준의 가입자 (The underinsured)들도 문제이다 (Navarro, 1998, Monthly Review). 대부분의 미국사람들은 그들이 진정으로 의료서비스를 원할 때, 그들의 보험안에는 그들이 원하는 의료서비스의 혜택이 들어가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⁴⁾. 예를 들면, 메디케어(Medicare)도 그러한데, 원래 메디케어는 전 노인층에게 모든 의료서비스를 해주게 되어있는데, 실제 의료서비스의 내용이 매우 부족하다. 미국에서 노인들이 의료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서 35%를 식료품비에서 빼서 의료비로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 의료비용증가를 미국 노동자들에게 전가

미국에서 개개인의 노동자들은 대개 자신이 일하는 기업을 통해서 민간의료보험조직인 (HMO)에 가입되어 있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의료보험료는 노동자들의 임금의 한 부분이다. 그런데, 현재 미국에서 의료보험료인상폭이 임금인상폭보다 월등히 증가하고 있다. 결국 증가하는 민간보험료(의료비용)를 노동자들이 부담하고 있는 셈이 된다. (David Singer, 1998, Monthly Review).

한국에서도 의료사유화가 되면, 각 기업마다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하게 될 텐데, 이 보험료는 결국 노동자의 임금부분에서 나오는 것인바, 민간의료보험료가 올라갈수록 노동자에게 점점 부담이 될 것이다. 자본가들은 자신들이 가져가는 잉여가치를 제외한 노동자의 임금부분에서 의료보험료를 지불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 건강불평등의 심화

미국에서 자본가계급과 노동자계급의 여명의 차이는 거의 14년 이상 차이가 난다 (Navarro, 1998, Monthly Review). 미국의 건강불평등의 심화는 매우 심각하다. 이러한 문제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은 1998년 경제공황 이후, 사회의 불평등의 결과 건강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데, 의료의 사유화가 추진된다면 이로 인해 예상되는 건강불평등의 심화는 너무나 명백할 것이다. 이제 한국도 ‘의료보험에 가입을 못하여 1년에 10만명 이상 죽어나가는 미국의 상황’으로 돌입할 것인가?

㉣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의 문제

미국에서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도 또한 문제가 심각하다. 메디케어는 현재 최악의 재난상태에 있는데, 그 이유는 의료보험회사의 이윤착취와 제약회사의 이윤착취로 인한 의료비용증가 외에도, 베이비붐으로 인하여 곧 현재 4천2백5십만 명이 포함되어있는 메디케어에 몇백만의 인구가 추가될 것이다.

③ 미국의료사유화에 반대하는 미국학자들의 주장 : 단일지불제도 (Single Payer system)

― 캐나다의 사례-

David Singer (2008, Monthly Review)는 미국의료제도의 대안으로 캐나다의 체계를 제안한다. 캐나다는 단일지불제도 (Single-payer system)이다. 캐나다정부가 모든 의료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조세제도에 근거한 캐나다의 단일지불제도 (Single-payer system)가 의료사유화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David Singer (2008)는 캐나다의 단일지불제도가 민간의료보험회사가 착취하는 이윤을 0으로 할 수 있고, 행정비용을 줄일 수 있으므로 거대한 돈을 절약할 수 있어서, 이 돈으로 보험료를 지불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포괄적인 의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단일지불제도로 간다면, 현재 한번에 들어가는 비용의 10-20%를 줄일 수 있어서 2000억 불을 절약할 수 있으며, 미국 의사들의 진술에 의하면, 서류작업에 들어가는 비용을 1년에 3500억 불을 줄일 수 있어서 이러한 금액은 미국의 건강불평등을 해소할 정도가 된다고 주장한다. 결국 단일지불제도가 올바른 방향이라는 것이다.

David Singer (2008, Monthly Review)는 단일지불자제도의 상을 현재 미국의 메디케어와 같은 것이 아니라, 쿠바의 사회의료에서 찾는다. David Singer (2008, Monthly Review)는 단일지불자제도는 의료보험회사, 보험료, 본인부담제도(copayments) 등을 없애고, 독점제약회사의 약가를 조절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David Singer (2008, Monthly Review)는 미국이 의료의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첫 번째 단계로써 단일지불제도를 제안한다. 이것이 의료보험회사와 제약회사의 이윤착취를 막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2) 영국의 국가보건서비스(NHS)의 사유화

영국의 국가보건서비스(NHS)가 사유화되고 있다 (class struggle, 2006). 현재 영국의 노동당정부에 의해서 국가보건서비스(NHS)가 사유화를 향해서 진행되고 있다. 1997년 토리당(보수당)으로부터 정권을 물려받은 영국노동당정부는 보수정당인 토리당의 공공부분의 전략을 그대로 따를 수 밖에 없었다. 그 이유는 1997년 영국의 노동당이 정권을 잡을 때 지지세력이었던 우파의 신뢰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하기 때문이다 (class struggle, 2006). 영국에서 국가보건서비스(NHS)와 관련한 중요한 이슈는 이제 국가보건서비스가 “공공의 재정”으로 남느냐 아니냐가 문제가 아니라, 그 공공재정을 누가 가져가는가?이다. 토리보수당(David Cameron)과 영국노동당(Tony Blare)은 민간개인이나 회사에서 공중보건분야에서 이윤(profit)을 추구하는 것을 도와주고 있다 (class struggle, 2006).

1997년 노동당이 정권을 잡은 이후에는 위의 정책이 더욱 확대되었다. PCTS (Primary Care Trusts)가 창조되었고, 300개의 PCTS가 형성되었고, 여기서 모든 주치의가 지역사회보건의료제공을 위한 계획을 맡고 있다. 이후 노동당은 2008년까지 300PCTS를 144개로 줄일 계획인데 (Commissioning a patient-led NHS) 이렇게 되면, 250,000명의 NHS Primary care jobs을 가지고 있던 노동자들이 사유화와 함께 직장을 잃게 될 것이다. 정부는 지속적으로 더 효과적인 보건의료서비스를 위해서 민간회사를 포함한 독립적인 영역에서 서비스제공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이것이 버스, 철도, 지역자치정부, NHS의 사유화로 인해 일어난 일들이다. 노동당정부는 NHS의 예산을 삭감하고 있다. 보건부의 보고에 의하면 병원의 인력은 넘치지만, 실제 병원의 인력은 모자란다. 환자대기리스트가 그것을 반증해주고 있다. 또한 노동당정부의 “환자의 선택”,“결과에 의한 지불방식”의 시행으로 인하여 병원이 서로 경쟁을 하게되고, 민간의료제공자들과도 경쟁을 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정책은 의료의 사유화로의 길로 더욱 더 매진하도록 만들었다 (class struggle, 2006). 

영국의 국가보건서비스(NHS)는 최소한 제약회사에 의한 것이 아니더라도, 사유화의 기생충을 제거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NHS의 총체적인 사유화는 자립적인 모델이 아니다. 왜냐하면 수많은 노동계급 ― 항상 값싼 노동력을 주인에게 지불해야하는 ― 은 치료비를 지불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을 할 정도만으로 건강상태를 열악하게 유지하는 것은 또 하나의 자본가들의 매수방법이다 (class struggle, 2006). 

결론적으로 노동당의 의료개혁의 결과, NHS 병원과 지역시설들이 모두 사라지고, 단지 시설들만이 남게 되었다 (class struggle, 2006).

(3) 스웨덴의 사회복지의 축소와 사유화의 증대

스웨덴은 대표적인 사회복지국가이다. 고등학교 사회교과서에서 영국과 스웨덴하면 유일하게 기억나는 것은 “요람에서 무덤까지”란 용어이다.

사회민주당은 불과 몇 년 전까지도 매우 평판이 좋았는데, 그 이유는 무상교육과 무상의료제도 때문이다. 즉 “모든 어린이가 무료로 학교에 가고, 무료로 병원에 간다. 많은 혜택이 아직 남아 있다. 임산부가 무료로 산전진료를 받을 수 있다. 산후에는 1년 동안 90%의 월급을 받으면서 아이를 돌볼 수 있다. 사회민주당이 아직 이런 것들을 바꾸지 않고 있다.

스웨덴의 사회민주당은 1917년 혁명직전에 우파진영으로부터 결성되었다. 1917년 4월 혁명의 시기에 좌파들은 기근에 저항하는 투쟁에 함께 참여한 반면, 우파들은 1917년 가을에 민중들의 저항의 물결을 바로 선거와 연결시켜, 자유주의자들로부터 권력을 획득하게 된다. 이후 사회민주당은 현재까지 42년간 권력을 가지게 되었다. 1930년 1차세계대전과 2차세계대전 이후, 스웨덴의 사민당정부는 히틀러와 경제적 무역을 하면서 급격한 발전을 이루기 시작하였다. 1950-60년대에는 자본가들의 황금시대였다. 그리하여 2차세계대전 이후에 시작된 사회복지제도가 1960년대에 와서 꽃을 피우게 된 것이다.

2차세계대전 후에 유럽의 절반이 구쏘련에 속하게 되자 쏘련의 위협에 대해서 자본가계급이 힘을 모아야 했다. 그것이 바로 유럽의 사회복지제도탄생의 궁극적인 배경이다. 역으로 1990년에 구쏘련이 멸망하자, 이것이 신자유주의가 득세하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스웨덴의 사민주의당은 신자유주의를 정책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노동시간을 더 증가시키고 있고, 저임금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현재 의료제도는 많은 부분 사유화되었고, 학생들의 등록금은 인상되고 있다. 의료와 교육에도 사유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4) 타이에서 일본-타이 간의 자유무역협정이 의료에 미친 영향

타이정부는 2004.6.16-18일 사이에 이루어진 일본과의 의료서비스의 자유무역협정을 통하여 의료상품을 기획하여 외국소비자들을 유인하고자 했다. 타이정부가 일본에게 ‘의료서비스의 자유화, 농업부분에서의 상호협정, 일본사람들이 타이에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일본복지기금에다 그 비용을 청구하는 제도설립, 타이노동자들의 일본에서의 노동권을 허락하는 것’을 요구했다 (Kuanpoth 등 2005). 타이정부가 외국인소비자들에게 ”건강상품“으로 제시한 것은 노인들에게 보건의료서비스, 치과진료, 온천치료, 전통타이마사지였다 (Kuanpoth 등 2005).

그러나 결과는 어떠했는가? 일본과 타일랜드와의 자유무역협정이 타이의 보건의료서비스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타이정부가 보건의료부문에서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이래, 많은 타이의 의사들이 민간의료기관분야로 이동해서 기본적인 보건의료서비스 (universal health coverage)가 황폐화되고, 사람들을 민간의료기관으로 내몰았으며, 이로 인해 인민들의 빈곤화가 심화되었다 (Pannarunothai and  Suknak).

자유무역협정결과 외국인들의 의료서비스 증가는 국가보건안전의사들에 대한 요구도의 증가를 가져와 결국 의료업무에 종사하는 보건의료인의 하중을 증대시키고 있다. 또한 예산이 병원크기에 의해서 배정됨에 따라 지역의 의사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자유무역협정이 이루어지고 나서 보건의료인력들이 민간의료기관으로 이전하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의료의 기술은 저하되고 약품의 질저하와 수량의 감소를 가져왔다. 결과적으로 의료비의 증가를 가져오고 있다. 외국환자들에게 치과진료를 하기에도 충분하지 못한 의료시설로 인하여 점점 더 많은 외국환자들이 몰려온다면, 타이국민들은 점차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자유무역협정이 가져온 또 하나의 영향은 의약품의 독점(monopoly of drugs)을 가져와서 독점가격으로 인하여 에이즈감염환자의 치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Kuanpoth 등 2005).

결론적으로 현재 타이는 국가보건안전체계를 개혁할 필요성과 국민들의 요구도에 따른 보건의료인력을 재배치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Kuanpoth 등 2005).

(5) 호주에서 미국과 호주의 자유무역협정이 의료에 미친 영향

미국은 호주와 FTA를 결성하고, 의약품허가제도의 신속성을 요구하면서 의약품에 대해서 빠른 시장진출을 위한 압력을 가하였고 (변진옥 2006), 신약의 연구와 개발과 의약품특허를 연장시키려는 조치를 취하였다. 결과적으로 호주의 의약품관련 공공정책이 미국의 거대제약자본의 통제하에 놓이게 되었다. 호주 FTA는 민간과 공공 간의 힘의 균형에 있어서 민간 쪽에 더 많은 힘을 두도록 하고 있으며, 사적투자와 이윤창출을 독려하도록 규제환경을 바꾸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 결과, 다국적 제약산업의 이익을 강화시키는 약가의 상승과 공공보건의 몰락이 초래되고 있다.

(5) 남미, 칠레, 멕시코에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이 의료에 미친 영향

미국과 FTA를 추진한 남미, 칠레, 멕시코 등은 영리병원을 허용하고, 민간보험이 대거 들어옴에 따라 민간보험에 가입한 10%의 부유층만 영리병원에서 질 좋은 의료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등 의료의 양극화가 심화되었고, 심각한 건강불평등을 낳고 있다.

3. 대응방안

(1) 대응의 논리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결국 이명박정부가 제기하고 있는 의료부분의 사유화는, 그동안 이전 정부와 자본에 의해 암암리에 추진되어 오던 의료사유화의 의제를 확실하게 가시화하고 체계화하려는 것임이 밝혀졌다.

이러한 이명박정부의 의료사유화에 대해 대응하기 위한 이데올로기를 어떻게 세워야 하는가?

우선 각 보건의료단체와 시민단체들의 대응이데올로기를 살펴보자.

시민건강증진연구소는 이명박정부의 우선적인 의제는 “건강보험재정안정화”에 우선을 두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시민사회는 “건강양극화해소-건강권 보장을 위한 국가의 역할확대”로 주요한 방향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진보적 학계”에서는 “아래로부터의 건강불평등 해결운동이 되기 위한 지역조직화 (지역의 건강불평등문제를 정치적 사회적 이슈화), 지역에서 정치운동과의 결합을 통한 공공의료확대ㆍ강화운동, 국민건강제도의 개혁에 대한 종합적인 청사진 마련과 이에 근거한 저항” 등을 제안하고 있다. 

본인이 기존 여러 시민 사회단체들의 제안을 보면서 문제제기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시민건강증진연구소는 시민사회의 역할을 “건강양극화해소-건강권 보장을 위한 국가의 역할확대”라고 규정했는데, “국가의 역할확대”라는 논리가 모호하다. 어떤 국가의 어떤 역할의 확대를 의미하는가? 여기서 국가의 상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는다면, 일반 시민들은 현재 자본주의의 국가의 상과 혼돈을 가져와 운동의 방향성을 상실할 것이다.

둘째, 본인은 “진보적 학계”에서 이야기하는 “공공의료확대”라는 주장에 문제제기를 한다. 여기서 말하는 “공공의료”란 무엇인가? 공공의료확대라고 한다면, 현재 문제가 많은 국민건강보험제도를 그대로 고수하는 것이 최선일 수도 있고, 현재의 보건소나 국가보건기관을 최대로 확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공공의료확대”라는 말에는 어떠한 계급관계나 계급의 힘의 관계 등을 지적하는 내용도 없다. 그저 사유화에 반대하는 공공화인가? 사유화의 반대는 사회화이지 공공화가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의료의 사유화를 계급관계를 통해서 드러내고, 노동자 계급의 힘에 의해서 사유화폐지를 해나가야 하는데, 막연한 “공공의료확대”이슈를 가지고선 해결의 대안이 될 수 없다.

(2) 의료사유화에 대한 대응이데올로기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① 의료사유화저지를 위한 홍보와 조직화

이 글은 의료의 사유화의 문제는 노동자의 황폐화에 직결되고 있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므로, 의료사유화의 문제점은 의료사유화로 인하여 얼마나 많은 낭비되는 돈(의료비용, 보험회사의 착취, 제약회사의 착취)이 노동자에게서 의료보험자본가, 제약회사의 자본가에게로 흘러갈 것인지를 명확하게 파악해야한다.

그럼으로써 의료사유화저지의 이데올로기를 만들어내고, 의료사유화저지를 위한 노동자민중 조직화에 참여해야한다.

② 사회주의 의료정책안의 제시

현재 자본주의사회에 살고 있지만, 우리는 미래의 사회주의 의료정책안의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다. 청사진은 항상 자본가계급에 의해서만 제시되었는데, 우리도 청사진에만 매몰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거시적인 사회주의 의료정책안을 한번 제시해보자.

③ 한미FTA, 저지방안

한미FTA는 미국과 한국의 대립인가? 미국자본주의와 한국자본주의의 대립인가? 아니다. 미국을 위시한 전세계독점자본 및 국내독점자본과 노동자계급 및 민중들 간에 전선이 그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미FTA의 본질은 외국의 초국적 자본과 국내독점자본의 이해를 맞추어주기 위한 제도적 장치임에 다름 아니다. 자본주의 세계시장의 과잉생산과 독점자본과의 경쟁으로 자본주의의 전반적 위기가 격화되고 있는 이 시기에 과잉생산과 과잉축적위기에 대한 자본가계급의 대응으로, 새로운 시장을 찾고자 하는 전략인 것이다. 한미FTA는 한국의 독점자본과 미국의 독점자본의 이해에 의해서 상호 자유무역협정을 맺는 과정인 것이다.

자본가계급의 신자유주의와 패권주의의 일환인 한미FTA를 우리가 반대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자본주의의 위기를 극복한다고 하면서 내세우는 자본가계급의 정책은 노동자계급과 민중의 물질적 결핍, 고통의 극대화, 빈곤의 심화, 불평등의 심화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한미FTA가 자본가계급의 이해에 복무하는 것이며, 자본주의의 위기를 노동자계급의 착취강화로 돌파하기위한 시도이며, 노동자와 민중의 삶을 더욱 파탄시킬 것이라는 것을 노동자계급과 민중은 직시해야한다. 이것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 있는 노동자계급과 민중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노동자계급의 단결 강력한 노동자조직이 가장 중요하다. 한미FTA저지투쟁은 독점자본의 지배와 착취에 반대하는 미국의 노동자계급을 포함한 노동자계급의 국제적 연대투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채만수, 2006). 한미FTA 저지투쟁의 과정은 노동자 민중의 계급의식을 고양시키는 과정이어야 한다. <노사과연>

<참고: 한미 FTA저지 공대위에서 한미FTA가 보건의료에 미치는 영향 정리한 것>

① 한미FTA로 미국식 의료제도를 한국에 이식.

○ 전문가들은 한미 FTA가 체결되면 현재에 비해 5~7배 정도 의료비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미 FTA는 미국식 의료제도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의료제도는 한마디로 엉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는 전 국민 건강보험 제도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돈 있는 사람들만 비싼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해서 치료받을 수 있는 사회입니다. 또한 개인파산 원인의 절반이 높은 의료비 때문입니다. GDP의 15%를 의료분야에 쓰면서도 국민들의 의료만족도는 낮고 사망률은 높은 나라이며 국민 중 5000만 명이 아무런 의료보험 혜택도 받지 못하는 나라가 미국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부가 한미 FTA를 통해 미국의 의료제도를 한국에 들여오려는 것은 한국의 병원자본과 보험자본의 이해를 위한 것입니다.

○ 한국 정부는 한미 FTA를 통해 미국의 고급 의료기술이 한국에 들어온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의료비는 맹장염 치료비가 1000만원, 분만료가 700만원, 사랑니 발치비만 100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이렇게 일부의 부유층만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데도 정부는 병원을 영리법인화하고 건강보험 제도를 없애고 민간의료보험이 그 자리를 메우는 의료제도를 도입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삼성과 현대 등의 병원자본과 삼성생명이나 AIG 보험회사들의 공통의 요구이기도 합니다.

② 의료비 폭등과 건강보험의 붕괴

○ 삼성과 주한상공회의소 대표인 AIG 생명보험회사가 요구하고 있고, 노무현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의료시장 개방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의료기관을 영리법인화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국민건강보험을 민간의료보험 대체하는 것입니다. 이는 지금 한국 의료제도의 공공적 성격을 완전히 폐지하여 의료기관을 주식회사로 만들겠다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 의료기관의 영리법인화는 기존에 병원에서 번 돈은 병원에서만 쓰게 한 법을 바꾸어 병원에서 번 돈을 주식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병원자본은 돈을 벌기 위해 불필요한 검진과 치료행위로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병원이 합법적인 ‘돈벌이 병원’ (= 영리병원화)이 되면 주주들의 최대 이윤을 위해 환자들에 대한 과잉 진료 행위는 더욱 늘어날 것이고, 의료비는 상승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부담은 국민들이 지게 될 것입니다.

○ 한미 FTA의 금융서비스 관련 분야 협상에서는 생명보험회사들에 대한 규제 완화가 다루어지게 됩니다. 이것은 현재 전 국민 의료보장 제도인 건강보험제도를 민간보험회사로 대체하라는 요구와 동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거대 보험자본인 AIG나 푸르덴셜, 메트라이프 등의 보험회사들은 미국에서 전 국민 의료보장 제도를 도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가장 큰 압력 집단입니다. 한국에서도 역시 삼성생명과 외국계 민간보험회사들이 자신들의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공적 건강보험제도를 ‘무역장벽’ 으로 규정하고 ‘요양기관 당연지정제 폐지’를 요구할 것입니다. 결국 병원은 영리법인으로 돈벌이 병원이 되고, 건강보험 환자들은 받지 않는 삼성병원-삼성생명 체계로 제도변화가 진행될 것입니다.

③ 한국의 약값을 결정하는 미국의 제약기업

○ 한미 FTA 본 협상의 사전조건으로 미국의 제약기업들은 한국의 의약품 가격 인상을 요구하였습니다. 한국정부가 약제비 절감방안으로 내놓은 그 어떤 약가개선 정책도 있어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한국정부는 이러한 미국측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였습니다. 결국 한국 국민이 사먹어야 할 약의 가격을 미국정부와 미국의 제약기업들이 정하도록 결정한 것입니다. 한미 FTA가 체결되면  의약품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르게 될 것입니다. 

○ 미국을 중심으로 한 거대 제약기업들은 의약품 특허기간을 20년에서 50년으로 연장시키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미 한국에서도 백혈병 환자들이 300만원에서 600만원하는 고가의 글리벡 약 때문에 약값인하 투쟁을 3년 이상 진행하고 있습니다. 환자들은 질병과의 투쟁과 함께 치료제를 얻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 기간 동안 약을 구하지 못해 죽은 환자들도 있었습니다. 한미 FTA는 제약기업의 탐욕스런 이윤을 위해 환자들의 의약품 접근권을 차단하는 협정입니다.

④ 미국과의 FTA 이후 의료 환경

○ 미국과 FTA를 추진한 남미는 영리병원을 허용하고 공적 건강보험과 민간보험을 경쟁시켰습니다. 그 결과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참혹했습니다. 부유층이 건강보험에서 탈퇴하고 민간보험에 가입함에 따라 건강보험재정이 파산상태에 이르고 결국 건강보험혜택이 대폭 축소되었습니다. 남미의 많은 나라들에서 얼마 안 되는 공공병원만 건강보험 환자를 받아 주고, 질 좋은 영리병원들은 고급 민간보험에 가입한 10% 남짓한 부유층만 이용할 수 있는 의료양극화가 심화되었습니다.

○ 외국자본 유치를 명목으로 미국식 의료체계를 수입한 칠레와 멕시코 등 남미 국가들은 예외 없이 낮은 건강 수준, 심각한 건강불평등 그리고 비효율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칠레에서는 민간보험회사들이 공적 건강보험을 붕괴시킨 후 큰 수익을 올리고 회사를 철수하는 바람에 의료문제가 더욱 심각한 상황입니다. WHO는 칠레의 보건의료체계를 191개국 중 169위로 평가하였으며, 멕시코의 경우 현재 직장인이 아닌 환자는 사실상 무보험 상태이고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몇 개 안되는 공립의료기관은 너무 멀어 이용하기조차 힘든 상태입니다.

○ 호주의 공공약가제도인 PBS 제도가 미ㆍ호주 FTA이후 제약기업의 소송에 휘말렸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공공약가제도로 모범으로 생각하던 호주의 약가결정제도인 PBS 제도가 미국과의 FTA 때 무역장벽으로 거론된 것입니다. 미ㆍ호주 FTA이후 호주의 공공약가제도가 침식당할 위협에 직면해 있습니다. FTA가 체결되면 기업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직접 제기할 수 있으며 기업이 자신의 영업행위나 자신의 이해에 대치된다고 판단하여 ‘기업몰수’ 행위라고 판정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제약기업들은 자신들의 특허권과 자료독점권, 그리고 의약품 가격의 등재에 대한 문제로 미ㆍ호주 FTA 이후 PBS를 없애려는 각종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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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참고자료: Free trade agreements: impact in Thailand

저자: Jakkrit Kuanpoth, Jiraporn Limpananont, Kingkorn Narintarakul, Benja Silarak, Supanee Taneewuth, Witoon Lianchamroon, Jacques-chai Chomthong야, Saree Aongsomwang, Niramon Yuwanaboon. 출판사: FTA WATCH. 2005년 출판됨.)

8. 참고자료: Impacts of the bilateral free trade aggrement regarding health services on Thailand. Dr Supasit Pannarunothai and Dr Kanchit Sukn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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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채만수. 한미fta,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가? 2006.

13. 국민건강보험과 민간보험의 협력을 통한 의료보장체계의 개선방안. 민간의료보험활성화 Task Force,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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