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 과제

자본이 세계적으로 전개되는 와중에 이것을 더더욱 추진하려고 하는 사상, 정책으로서의 신자유주의가 통제할 수 없이 날뛰고 있다. 신자유주의의 사상 정책을 비판하다든지, 그것의 흐름을 가로막는다든지 하려고 하는 사상이나 정책은 사회의 발전을 추구하지 못하는 보수이고 결국 시대에 대한 적응력을 상실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분명 이런 흐름은 쏘비에트ㆍ동구 사회주의를 뭉개버렸고 중국ㆍ베트남 등 사회주의 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나라들에도 침입하고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신자유주의의 흐름 속에서 바야흐로 사회경제적 모순이 분출하고 있다. 써브 프라임모기지론 문제는 세계화와 신자유주의가 세계적 규모로 전개되고 있는 와중에 생겨난 문제이고, 극단적으로 말하면, 오늘날 세계화의 의제성(擬制性), 허구성이라는 정체를 폭로한 것이다. 그 아래에서 세계화의 주역이었던 미국 금융자본은 대 손실을 받아 자본을 보충해야 했고, 중동산유국의 정부계 펀드 등으로부터 출자하여 사용하지 않으면 경영을 존속할 수 없는 그런 참상을 겪고 있다.

실은 부시 미제국주의정권이 강행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에 대한 군사침략은 신자유주의의 전개가 국가의 폭력 없이는 있을 수 없다고 하는 그런 본질을 보여준 것이다. 그것은 국가의 폭력을 수반하여 이루어진 자본의 본원적 축적의 현 시기의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신자유주의는 폭력 없이는 추진될 수 없다. 게다가 이런 침략전쟁으로 야기된 막대한 전쟁비용의 지출 ― 직접적으로는 달러의 지출이 써브 프라임모기지론 문제에서 나타나는 세계적 증권투기를 초래한 세계적인 과잉(화폐)자본의 원인이다.

이 같은 세계화에 대한 대응이라는 점에서 신자유주의적 “개혁”을 철저히 수행해왔던 나라들에서는 빈부의 격차가 확대돼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빈곤층에서는 그 생활은 파괴되고 현대적 노예제라고 해야 할 고용관계를 강요받고 있다. 교육, 의료, 복지라는 인간 생활의 사회적 기초 자체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박탈당하고 있다. IT로 대표되는 오늘날의 기술이 생활 속으로 침투됨으로써 인간관계는 해체되고 있다. 신자유주의가 추진되고 철저히 되는 것이 인간ㆍ인간관계를 파괴시키고 있다.

신자유주의가 추진되고 철저히 됨으로써 왜 한편으로는 경제의 전 세계적 투기 ― 의제화, 허구성이 생기고,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ㆍ인간관계가 파괴되고 있는가. 이것에 대해 현상을 기초로 해서 이론적으로 인식해야 하는 과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과제는 긴급성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어떻게 하면 이런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가,  인간ㆍ인간관계의 재생은 어떻게 하여 가능한가라는 과제가 밝혀져야 한다.¹⁾

토모요리 히데타카 ��신자유주의란 무엇인가��(東京, 新日本出版社, 2006년. 이하의 쪽은 본서에 의거한다)는 이런 과제를 다루고 이것을 극복하는 길 ― 사회가 진보해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이론적 계몽서이고 공유할 수 있는 인식과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동시에 그것은  ― 이론적 인식에서의 불철저함, 불충분함과, 거기에서 비롯되는 사회발전의 과정에 대한 관념적 파악 등에서 중대한 문제를 안고 있다.

토모요리씨가 신자유주의 사상, 정책, 이론을 비판할 때 이론적 근거로 삼은 것은 맑스 ��자본론��의 논리이다. 그러나 씨는 ��자본론��의 논리를 이해함과 관련해서 결정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그것의 중심문제는 토모요리씨가 본서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시장경제를 이해함과 관련해서이다. 그는 시장경제와 시장원리주의를 구별하고 후자를 신자유주의의 본질로 보면서 그를 비판하고 부정하고, 전자에 대해서는 시민사회와 동일시하면서 그를 긍정하고 오히려 이상화한다. 이렇게 한 것은 과연 ��자본론��의 이해로 타당한가?

사회발전의 방향으로서는 토모요리씨는 “시장경제를 통해서 사회주의로 나아간다”라는 일본공산당의 강령노선에 서 있다. 이것은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현재 시도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러나 그것은 분명 “역사에 유례가 없는” 창조적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노선의 이론적 키가 되고 있는 것이 시민사회의 이해이다. 여기에서는 강령노선ㆍ실천노선 자체를 문제 삼지 않으나, 그것의 기초에 있는 이론을, 그러므로 ��자본론��의 논리를 이해함 자체를 문제 삼는다.

이것과 관련해서 지적해두어야 할 점이 있다. 토모요리씨가 이런 강령노선을 긍정함으로써  ��자본론��의 논리를 이것에 기초해서 이해하는 일이 있다면, 이것은 “과학적” 입장이라고 할 수 없고, 고전으로서의 ��자본론��의 논리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본론��을 이론적 기준으로 삼는다면 그것 자체에 의거한 논리로 이해해야 한다. 그것은 고전의 과학적 이해에서 불가결한 요건이고 그때 주관(사)적인 관념(그것이 과학적 사회주의라고 칭하는 당이라고 해도)을 반성ㆍ비판하는 일이 불가결하다.²⁾

1. 시장경제 ․ 자본주의 경제의 「루울(RULE)」이란?

(1) 시장경제와 ‘루울’ㆍ‘모랄’

토모요리 씨의 신자유주의 비판은 그것이 ‘루울’ㆍ‘모랄’을 상실한 시장원리주의라는 점에 있다. 따라서 ‘루울있는 시장경제’, ‘루울있는 자본주의경제’를 재생하려고 한다는 제기로 된다. 그렇다면 시장경제나 자본주의 경제의‘루울’ㆍ‘모랄’이란 무엇인가?

토모요리 씨가 ‘루울’ㆍ‘모랄’ 없는 시장경제ㆍ자본주의 경제를 비판하는 것은 신자유주의의 사상ㆍ정책, 구체적으로는 규제완화ㆍ철폐, 혹은 공적 사업의 민영화(사기업화)에 의해서 자본이 자신의 이기적인 이윤획득만을 목적으로 하고 (결국 사회 전체가 어떻게 되든 간에 전혀 배려하지 않고서) 멋대로 행동하고 소위 폭주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임이 읽혀진다.

먼저 ‘루울’에 관해서 생각해보자.

‘루울’ 없는 폭도라는 것은 현재 있는 ‘루울’(법률, 제도라고 해도 좋다)을 무시하고 혹은 위반하면서 제멋대로 이기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는 행위를 말하지 않는가? 그러나 예를 들면 투자펀드와 같이 주식ㆍ증권매매만으로 이익을 얻는 행위도, 증권ㆍ금융관계에 관련된 기존의 법 범위이라면, ‘루울’에 따르는 것이 된다. 그러면 무엇이든가에 법망을 몰래 빠져나가는 길을 찾아 이기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 자체는 ‘루울’위반이 되는가? 따라서 ‘루울’이 있고 없고가 아니라 그러한 행위 자체를 비판하는가 어떤가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 현 체제에서는 그러한 행위 자체는 부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경우에는 기존의 법 자체가 현실의 행위에 대응하지 못한다(정세에 뒤떨어진다)고 하여 법이 개정되는 경우가 상례다. 그렇게 되면 기존의 법에 위배되는가 어떤가하는 그런 행위도 법적으로 용인되기도 하고 역으로 규칙이 강하게 되기도 한다. 따라서 ‘루울’을 법ㆍ법률로 파악하면 ‘루울’이 있는가 어떤가를 문제 삼는 것만으로는 문제의 의미는 전혀 이해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사회라는 것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이기적 이익추구의 행위도 법에 의거한 그런 테두리 안에서 행해진다면, 그것을 ‘루울’없는 행위라고는 할 수 없다. 문제는 ‘루울’의 내용인 것이다.

토모요리 씨는 단순히 ‘루울’이라고 말할 뿐만 아니라 ‘공정한 루울’(예를 들면 27쪽)이라고 말한다. 여기에서도 ‘공정’의 내용이 문제가 된다. 이 책을 읽는 한, ‘공정’이란 ‘국민’에게 그 생활이 보장되는가 어떤가라는 점에 있는 듯하다. 그러나 왜 ‘공정’ 등이라는 추상적인 말이 사용되는가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 ‘루울’ = 법에 의거하면, ‘공정’하다고 하는 주장도 당연히 인정되겠지만, 그것은 ‘국민’ ‘노동자’의 입장에 서 있다고 할 수 없다. 적어도 헌법이 보장하는 인권, 생존권의 입장에 서는 것, 그리고 현행노동기준법제1조 “노동조건은 노동자가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을 준수해야 할 것을 강조해야 한다.

실제 토모요리 씨는 “노동력 시장에서는 힘 관계가 전혀 다른 자본가와 노동자의 고용관계가 내용이기 때문에, 노동기준법 등 공정한 루울이 어떠해서든 요구되는데”(27쪽)에 반해, “신자유주의에 의거한 노동법규의 ‘규제완화’는 공정한 루울을 무시하고 자본가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자의적인 고용관계를 루울로 삼으려 한다”(22쪽)고 말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분명 ‘루울’이 있는가 어떤가가 아니라 “자본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자의적인 고용관계”에서는 노동자의 생활권ㆍ인권은 지켜지지 않음을 내용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힘 관계가 다른 자본가와 노동자의 고용관계”라는 것의 내용이 문제이다. 오늘날에는 노동자 측도 노동의 판매자=상품 주체로서 개개의 자본가(기업)와 노동계약을 맺고 있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다. 상품교환=시장경제의 관점에 서면 노사(자)는 대등하기 때문에 종래와 같은 규제가 취해지지 않아도 ‘공정한 루울’은 지켜지고 있다 ― 이러한 생각(사상ㆍ정책)에 대하여 ‘힘 관계가 다름’을 말함으로써 ‘공정’을 구한다고 하는 주장으로 어떻게 대항할 수 있는가? 노동자에 대한 자본가의 고용관계는 물과 물의 교환, 즉 시장경제의 관계가 아니라 노동자에게는 인간으로서의 생활과 관련돼 있다. 결국 물의 교환=소유권ㆍ물권이 아니라 인권과 관련된 것이다. 따라서 아무리 공정하다고 해도 시장경제적 관계에서는 대응할 수 없는 것을 바로 명확히 해두어야 한다. 토모요리 씨의 경우 시장경제를 긍정하고 있음이 이와 같은 이해를 방해하고 있는 듯 하다.

토모요리 씨는 또한 ‘공정한 루울’의 의미를 사회적인 ‘공공적 분야’의 유지로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신자유주의는 사회적인 ‘공공적 분야’ ― 교육, 복지ㆍ의료 등등의 분야를 가능한 한 ‘민간’(실은 자본가적 기업)에 맡기고 시장원리에 위임하려고 하고 있는데, 그는 ‘공공서비스에는 민간사업과 같은 척도로 평가할 수 없는 특징이 있다’, ‘복지나 의료의 서비스는 효율화라는 면에서만 계산될 수 없는 독자적인 기능과 역할을 지니고 있다’(36쪽)고 말한다. 그러나 자기부담, 결국 교환 원리를 통한 사적 기업에 의한 이윤원리에 의해서는 자기 부담할 수 없는 저소득자는 이들 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것, 그리고 또 비용ㆍ이윤 추구에 의해서 공급되는 서비스의 질이 저하되는 것, 그것에 의해서 인간 생활ㆍ생존권이 만인에게 보장되지 못하게 되는 것 ― 왜 이와 같은 내용을 강조하지 않는가? ‘같은 척도로는 평가할 수 없는’ ‘독자적인 기능’이라는 것만으로는 내용은 판명되지 않는다. 그것도 시장경제를 통한 효율화라는 측면을 여기에서도 긍정하고 있음에서 기인한다고 생각된다.

그 다음 ‘모랄’에 대해서 보겠다.

토모요리 씨는 “신자유주의는  … 루울과 모랄의 밀접한 관계를 무시”(22쪽)함, “루울없는 자본주의”는 “모랄 없는 자본주의”와 표리 관계에 있음을 지적하고 시장경제, 자본주의에서 ‘루울’과 함께 ‘모랄’을 찾는다. “원래 아담 스미스가 말한 시장원리는 시민적인 공감이라는 사회적 모랄을 전제하고 있습니다”(같은 쪽), “자본주의 아래에서의 자유경쟁도 사회적 모랄로 뒷받침되는 루울을 전제로 해야 합니다”(22-23쪽)고 말하고 있다.

‘모랄’ ― 분명 아담 스미스는 ��도덕감성론(Theory of moral sentiment)��을 저술해 놓고 있다. 이것에 대해 맑스는 분명 아담 스미스를 염두에 두고서 “노동을 그 원리로 삼는 국민경제학은 인간을 승인하는 듯한 외관 아래에서 오히려 단지 인간을 철저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경제학ㆍ철학 초고��)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스미스는 사적 소유의 관점에서 인간을 파악하였다. 그것은 “사적 소유를 인간 그 자체의 본질 속으로 옮겨놓은 것이다”고 맑스는 말한다.

대체로 ‘모랄’이라는 것은 인간의 행동과 관련해서 말해지는 것이며 인간의 다른 인간 혹은 사회와의 관련 속에서 파악되어야 한다. 시장경제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없이는 성립할 수 없으나, 그러나 사적으로 소유되고 있는 물과 물의 관계를 매개로 해서 성립하고 있으며, 직접적으로는 물적(사유재산)관계로 된다. 도대체 물적 관계에 ‘모랄’이 있는가 없는가 하고 물을 수 있는가? 시장 경제자체에 ‘모랄’ 등은 없다. 그래서 스미스의 이해를 살펴보겠다.

(2) 스미스의 시민사회론에 관한 평가

상술한 바와 같이 모토요리 씨는 스미스의 시장원리에는 시민적인 공감이라는 사회적 모랄」이 전제돼 있었다고 파악한다. “시민사회는 사회적 분업에 의거한 등가교환에 기초하고 있으므로 시민 동료들은 서로 공감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부정은 개입되지 못합니다”(21쪽), “시장경제는 사회적 분업을 하고 있는 시민들끼리 유용한 생산물을 서로 교환한다는 의미에서는 아담 스미스가 말하듯이 공감(동감)이라는 사회적 모랄에 의해 지탱되고 있었습니다”(30쪽)고 이해하고 스미스가 받아들인 시장경제를 ‘루울’ ‘모랄’있는 시장경제의 소위 전형인 것 같이 파악하고 있다. 부르주아경제학자인 아담 스미스가 파악했던 시장경제ㆍ시민사회가 모델이었는가? 그래서 이하 세 측면에 걸쳐 그런 점을 검토하려고 한다.

첫째로 ‘공감’에 대해서.

스미스는 분명 물을 교환하는 관계에서 ‘공감’(Sympathy)이 작동한다고 말하는데, 그는 그것을 이기심을 추구하는 행동 위에서 파악하고 있다. 이기심의 추구는 시장경제에서의 (물의 소유에 근거한) 상품소유자에게는 본성적인 행위이다. 왜냐하면 그는 직접적으로는 사회전체의 이익을 고려하여 행동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 전체의 이익 혹은 질서는 이러한 이기심에 근거한 개개 당사자들의 행위 결과로 성립한다. 따라서 그는 “신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사회적 질서가 성립한다고 말하였다. 결국 사회적 질서의 형성은 개개 당사자들의 자주적인 자각적 행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그것이 법칙이라는 것의 본래적 의미이다)는 것이다.

‘공감’이라는 것은 개개 당사자들은 최대의 이익을 추구하고 가능한 한 자기 자신의 상품의 가치를 높이려고 하지만, 사회적으로 타당한 수준, 즉 다른 당사자들이 ‘공감’하는 수준을 벗어나면 현실에서 팔리지 못하므로 ‘공감’이 얻어지는 수준(부득이)으로 자기 규제함을 의미한다. 말하자면 ‘공감’을 불러오는 사회적으로 타당한 수준을 스스로 자각적으로 설정하지는 않는다. 그런 것은 도저히 ‘모랄’있는 행동이라고 할 수 없다. ― 중요한 것은 자신의 레벨과 동등하게 상대방의 이기심 추구를 인정하는 조건, 바로 자유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이 있음이 각각의 상품가격을 ‘공감’을 가져올 수 있는 가격수준으로 귀착시킨다(가격법칙의 성립)는 점이다. 신자유주의는 이런 조건이 이미 결여된 채로의 경쟁이므로 약육강식으로 된다. 그러나 그것도 이기심의 추구에서 작동하는 시장경제의 작용이다.

둘째로 스미스 경제학의 최대 문제는 인간 사회의 모든 분야가 ‘교환’ 관계로 성립하고 있는 듯이 파악하고 있는 점이다. 스미스는 자신의 물(소유물)과 타인의 물을 교환함을 인간 그 자체의 본성(교환성향)으로 파악한다. 게다가 인간 사회의 존립ㆍ발전을 위한 근거(실체적 근거)인 노동ㆍ생산과정조차도 교환관계로 파악하였다. 인간(노동자)이 자연(생산수단)에 작동하고 (노동하고) 생산물을 생산함은 교환관계가 아니라 노동자의 주체적인(그리고 공동적=협업에 의한) 생산 활동이다. 스미스는 이것을 노동과 생산물의 교환으로 파악하였다. “노동이야말로 본원적 구매화폐”이다 ― 화폐로 상품(생산물)을 구매하는 관계의 본원은 노동에 의한 생산물의 획득으로 파악하였다. 상품의 가치(판매가격의 기초로서의 비용)는 써버린 화폐가 아니라 노동량이라는 노동가치설이 여기서 성립하면서도 그것은 노동이라는 실체 영역을 교환이라는 형태(역사적 관계)로 파악하는 오류를 수반하고 있었다. 이리하여 상품교환ㆍ시장경제를 스미스는 실체화하고 있었다. 모토요리 씨는 이런 점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모토요리 씨도 시장경제를 실체화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셋째로 토모요리 씨는 스미스의 시민사회를 등가교환관계로 이루어진 것 ― “사회적 분업을 하고 있는 시민들끼리 유용한 생산물을 서로 교환하는”(30쪽) 관계로 파악하고 있다. 이것은 직접생산자(자신의 노동에 의해서 생산물을 생산하고 소유하는 자)가 소유하는 생산물을 등노동량이라는 기준으로 교환한다는 소위 단순상품생산(사회)의 이미지이다. 토모요리 씨는 이런 등노동량교환=등가교환관계가 성립하는 시민사회에 바로 ‘루울’‘모랄’이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단순상품생산사회는 스미스의 경우에도 추상적 구성물이었다.

스미스는 여전히 토지소유자, 생산수단의 소유자가 존재하지 않고 노동자만이 노동ㆍ생산과정의 요인이다고 하는 단순한 모델 아래에서는 등노동량 교환이 성립한다(노동하는 노동자가 그 노동량에 따른 대가를 얻는다=본원적 임금)고 하면서, 자본주의가 성립하고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있는 (그리고 노동자에게 지불하는 임금=생산자료를 저장하고 있는) 자본가,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토지소유자(지주)가 등장하면, 등노동량교환은 성립하지 못하고 노동자는 노동의 대가를 얻지 못하게 된다(노동에 의해서 형성된 가치로부터 이윤, 지대가 지불된다)고 하였다. 자본 ― 임노동관계는 부등가교환이다 ― 그것이 스미스가 파악했던 자본주의의 현실적 관계였다. 토모요리 씨는 이런 경우에도 계속 ‘모랄’이 있다고 주장할 것인가? 만약 그렇다고 해도 거기에서는 이미 등노동량 교환이라는 내용에서의 등가교환은 따라서 씨가 말하는 시민사회의 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 물론 시장경제는 자본주의 아래에서 전면적으로 발달한다 ― 노동하지 않는 자본가나 지주가 노동으로부터 이윤을 획득하는 자본주의에 ‘모랄’이 있을 수 있는가? 이 점은 모토요리 씨가 ��자본론��을 이해함과 관련돼 있다. 그래서 다음에 그것을 검토하겠다.

2, ��자본론��의 논리와 관련해서

토모요리 씨의 신자유주의 비판에서 이론적 기초가 되고 있는 것은 ��자본론��이다. 그러나 ��자본론�� 논리의 진수를 파악함은 결코 쉽지 않다. 엥겔스, 레닌, 스탈린 등 종래의 맑스주의자들의 이해를 비판적으로 파악하지 않고서, 이것에 의존해버리고, ��자본론��의 이론 전개에 즉하여 그리고 맑스 자신의 이론적 발전을 바탕으로 해서 그 논리의 진수를 파악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맑스는 “유물사관과 잉여가치에 의한 자본주의적 생산의 비밀을 폭로함”으로써 사회주의를 과학으로 확립하였다(엥겔스)고 하는 해석은 지금도 거의 상식으로 돼 있다. 유물사관은 인간 사회의 전 역사에 관한 개괄적인 역사관인 데에 반해, ��자본론��은 자본의 논리를 해명하고 있다. 이 점이 이해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자본론�� 논리(제1권제1장―제4장)를 단순상품생산사회로부터 자본주의 생산으로의 전개를 설명하는 것이라고 하는 해석도 카우츠키, 스탈린의 파악에 기초하여 지금도 여전히 무반성적으로 답습되고 있다. 더 더구나 토모요리 씨는 단순상품생산사회를 시민사회의 원형인 것같이 파악하고 그것에 기초한 시장경제에는 ‘루울’도 ‘모랄’도 있다고 하면서 그것을 거의 이상(理想)으로 삼고 있다. “시민 경제를 통한 사회주의”라는 강령ㆍ정치노선을 ��자본론�� 논리에 의해서 뒷받침하려고 함으로써 ��자본론��논리의 진수가 파악되지 못하고 있다.

이하 (1) 시민사회의 이해에 대해서 (2) 자본주의의 근본모순의 이해에 대해서 주요한 논점을 지적한다.

(1) 시민사회의 이해 ― 그 이상화

토모요리 씨의 시민사회는 단순상품생산사회라는 역사적 현실에 기초한 사회인 듯하다. 그런 것은 예를 들면 “단순한 상품생산사회라는 의미에서의 시민사회”(80쪽)라는 표현에서 보이고 있다. 그런 시민사회의 내용으로서는 “자신이 생산한 상품을 등가 교환한다”(21쪽), “시장경제는 사회적 분업을 하고 있는 시민들끼리 유용한 생산물을 서로 교환한다 …”(181쪽), 그런 사회에서는 노동자 자신이 생산수단을 사적으로 소유하고(181쪽) 자신의 노동으로 생산한 생산물을 상품으로 교환에 내놓고 있다고 돼 있다.

��자본론��에도 “대개 사용대상이 상품으로 되는 것은 그것들이 서로 독립하여 운영되는 사적 노동들의 생산물이기 때문이다”(제1권 제1장 제4절)고 하는 표현이 있다. 또한 “노동자가 자신의 생산수단을 사유”한다고 하는 소경영(소농민, 수공업자)에서는 “자신의 노동에 기초한 사유”가 있었다(자본주의는 이것을 수탈하고 부정하면서 성립한다)는 견해도 있었다(같은 책 제24장제7절). 전자에 관해서 말하면 ��자본론��(제1권제1장)은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지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사회”에서의 부의 기본적 형태로서의 상품을 해명하는 일, 그런 상품가치는 실체로서의 노동에 근거를 지니고 있음이 강조되고 있는데, 그러나 상품으로서는 직접적으로는 교환ㆍ유통에서의 ‘형태’로 파악되고 있음을 강조해두고 싶다. 따라서 “독립해서 운영하는 사적 노동들”은 자본주의에 선행하는 (혹은 그 역사적 생산과정에서의) 단순 상품생산자의 그것으로서 파악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적 상품생산을 추상하여 파악한 것(산업자본의 생산도 ‘사적 노동들’에 의한 생산으로 간주될 수 있다)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치경제학비판요강��(1857-58년)이후의 맑스의 이론적 발전을 더듬어보면, 상품( 더욱이 화폐ㆍ자본)을 교환ㆍ유통화폐로 파악하는 방향이 확실히 명확해지고 있다. “세계무역과 세계시장이란…… 자본의 근대적 생활사를 연다”(같은 책 제4장)고 하는 파악을 근거로 하고 자본을 G―W―G'이라는 유통운동이라고 규정하였다. 이것이 제1권제1장-4장의 결정적 성과이다. 모토요리 씨는 ‘자본’을 유통운동으로 파악하지 않고 있다.

후자(“자기 노동에 기초한 사유”로부터 자본주의적 영유법칙으로의 전환론)에 관한 이해는 자본주의적 영유(타인 노동의 생산물을 사적 영유한다고 한다)에 대한 부당성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정치경제학비판 원초고��에서는 “화폐의 자본으로의 전화” 속에서 설명돼 있으나, 그것이 변경되어 “자본주의적 축적의 역사적 경향”에 관한 서술에 남겼다. 논리의 주축은 “사적 노동 ― 사적 소유”로부터 자본주의적 영유로가 아니라 유통운동으로서의 자본이  (노동의 상품화를 통해서) 생산=실체를 포섭한다고 하는 논리로 전환하였다.

대체로 단순상품사회를 역사적 현실적으로 존재했던 사회(사회체제 혹은 생산양식)로 파악할 수 없다. 적어도 거기에서 생산물의 상품교환이 사회화한다고 보는 것은 오류이다(생활 자료의 사회적 상품화는 노동력의 상품화에 의해서 성립한다). 또한 역사적으로 현존하는 소농, 수공업 아래에서 “등가교환”이 실현되고 있었다고 하는 것도 현실의 사실에 기초하고 있지 않다. 등가노동량교환의 필연적 근거는 없었으며, 현실에는 상인ㆍ고리대자본에 의해서 생산자들은 수탈당하고 있고 필요 노동 부분조차 침식당하였다. ― 단순상품생산사회에 기초하여 시민사회를 구상하는 것은 관념적 구성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그것을 이상화하고 ‘모랄’ ‘루울’이 있었다고 하는 것은 상술하였던 스미스 이론의 비판에서 지적하였듯이 상품 경제를 미화한 허구이다. 자본주의 현실에서는 성립할 수 없는 ‘사적 노동 ― 사적 소유’와 ‘등가교환’의 재생을 찾는 것은 전형적인 낭만주의이다.

토모요리 씨는 유용물의 등가교환을 통해서 화폐가 성립하고 기능하게 된다고, “화폐 그것 자체가 자기 목적으로 추구되게 된다”(30-31쪽)고 말한다. 화폐를 자기 목적으로 하는 운동은 바로 자본 그 자체의 운동이다고 보는 토모요리 씨는 자본이 성립하면 노동에 기초한 유용물의 등가교환은 없어지고 ‘루울’도 ‘모랄’도 소멸해버린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무릇 자본주의에 ‘루울’이나 ‘모랄’ 찾을 수 없다고 명확하게 말해도 될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주장하지 않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시장에서는 결국에는 등가교환의 법칙이 기준으로 된다. 바꾸어 말하면 시민사회라는 사회적인 골조가 존속하고 있기 때문에 바로 자본주의 사회는 성립할 수 있다”(21쪽). 이런 “시민사회라는 사회적 골조”란 무엇인가? 자본주의가 성립하고 있는 가운데에서의 교환의 기준은 어떤 자본에도 평균적인 이윤이 획득되는 생산가격이 된다. 거기에서는 등노동량 기준은 성립하지 않는다. 노동에 기초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이라는 유통형태에 의거하는 것이 된다. 게다가 이 생산가격 기준의 등가교환은 자유경쟁의 사회적 조건이 존재하는 가운데에 성립한다. 따라서 자본주의가 성립한 위에서 존재하는(한다고 돼있는) ‘시민사회라는 사회적 골조’란 거기로부터 ‘유통 혹은 상품교환의 부면’을 추상한 것이다. 따라서 거기에 “자유, 평등, 그리고 벤덤”이 있다(‘루울’ ‘모랄’이 있다)고 함은 ‘비속한 자유무역론자’의 파악과 같은 수준이 되어버리지 않는가? 그리고 여기에서도 등가교환이 이루어짐을 ‘시민 사회의 골조’로 긍정하는 것은 자유주의 단계의 자본주의를 긍정하는 것이 돼버리지 않는가? ‘루울’ 있는 자본주의란 자유주의 단계의 자본주의를 말하는가? 현실에 자본 자체에 격차가 있고 등가교환 등이 성립할 수 없는 오늘의 ‘루울 없는 자본주의’에 ‘루울’을 구하는 것은 자유주의 단계로 되돌아가자는 요구인가?

(2) 자본주의의 근본모순에 대해서

자본을 G-W-G'라는 유통운동ㆍ유통형태로 파악하지 못했던 모토요리 씨는 자본주의의 근본 모순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씨는 ‘보론’에서 ��자본론�� 전3권을 통해서 시장경제개념을 파악하려고 하고 있다. 시장경제개념이 거기에서 어떻게 규정되고 있는가를 검토해보는 일은 무의미하지 않으나 거기에서 씨가 의도한 바는 시장경제는 자본주의 경제에 국한된 존재가 아니라 자본주의 이전에도 있었고 사회주의로의 이행기에도 있음 ― 따라서 ‘시장경제를 통한 사회주의’는 가능하다는 것 ― 을 밝히려고 한 점이다. 그런데 토모요리 씨는 상품, 화폐, 자본이, 따라서 그런 관련에 의해서 성립하는 시장경제가 유통에서의 관계ㆍ형태임을 밝히지 못함으로 자본주의의 근본모순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왜 상품, 화폐관계로 이루어진 시장경제가 사회주의로의 이행기(그것의 성립을 근간으로 해도)에 존재할 수 있는가도 더더욱 밝히지 못하고 있다(금후의 연구과제인 듯 하다.190쪽). 적어도 ��자본론��에서 지적되고 있는, 상품, 화폐의 존재는 “역사적으로 대단히 다른 여러 가지 경제적 사회구성체에 공통적인 것”(제1권제4장제3절)이라는 의미를 파악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자본=상인이나 금화자본이 지배하는 시장=상품경제도 몇 개의 사회구성체에도 존재한다. 그러나 거기에서는 상품, 화폐관계가 이미 이윤획득을 목적으로 하는 자본운동에 의해서 지배되고 운동되고 있다. 그리고 유통운동으로 존재하는 자본이 생산과정을 그 운동 속에 포섭하고 한 사회로 성립하는 데에는 노동력(노동ㆍ생산과정의 주체인 노동자가 생산수단을 박탈당한 조건에서 유일상품으로 판매될 수 있는 것)의 상품화가, 그리고 거기에는 ‘세계사를 포섭하고 있는’ ‘하나의 역사적인 조건’이 불가피함(본원적 축적과정)을 밝혀야 한다. 이런 과정은 소생산자, 농민으로부터 폭력(국가권력)을 통해서 생산수단을 강탈하지 않고서는 이루어질 수 없었다. 이것을 ��자본론��은 제1권제24장에서 밝히고 있다.

그리고 거기에 본래 생산과정에서 불가피한 요인이 아닌 자본이 사회존립ㆍ발전의 근거(실체)를 포섭하고 사회로 성립할 때의 결정적인 모순이 나타나 있다.

토모요리 씨는 “상품생산자가 자본가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역사적인 조건, 시장 밖에서의 조건이 필요하다. 상품생산 속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자본주의가 생겨난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 결국 ‘화폐의 자본으로의 전화’에서는 시장 속의 경제주체만이 아닌, 시장 밖에 있는 국가의 경제정책의 방식 등이 불가피한 역사적 요인으로 전제된다”(183쪽)고 한다. 여기에서는 소박한 단순한 ‘상품생산자의 자본가로의 전화’가 보조를 맞추어 진행된다. 역사의 현실에서는 단순상품생산자는 상인ㆍ고리대자본의 수탈 아래에서 해체시켜졌다. 그들은 토지ㆍ생산수단을 폭력적으로 약탈당하고 무산자이게 하였다. 생산자가 자본(산업자본)으로 성장하였던 경우도 있었지만, 그것을 생산과정의 일반적 특징으로 받아들이고 거기로부터 근면한 자가 자본가가 되고 태만한 자는 임금노동자로 되었다고 하는 식으로 파악하는 것은 ‘목가적’인 꾸민 이야기밖에 아니다.

게다가 모토요리 씨의 설명으로는 여기에 국가의 ‘경제정책’이 개입한다 ― 그것은 자본주의를 지향하는 ‘국가적인 시장경제의 육성 방식’(같은 쪽)이라고 한다. 이것으로는 ‘상품생산’사회가 국가의 ‘경제정책’에 의해서 자본주의적 생산으로 발전하였던 것 같이 된다. 이것은 분명 역사의 새로운 개작이라 할 수 있다. 본원적 축적과정에서의 국가의 역할은 상인ㆍ고리대자본에 의해 농민ㆍ수공업자의 생산수단을 폭력적으로  수탈하고, 추진하였던 데에 있다. 국가의 ‘경제정책’이 자본주의를 가져왔듯이 모토요리 씨는 ‘사회주의 시장경제’도 ‘국가적 정책주체가 … 사회주의를 지향함’ 로써 ‘ 능성이 생기고 있다’  말한다. 사회주의도 국가의 정책에 의해서 생겨나는가? 이런 것은 국가의 의사에 의해서 ‘시장 경제’는 자본주의로도 사회주의로도 된다고 하는 초월적인 국가의 이해이다.³⁾ 그런 이해로부터는 사회라는 실체의 담당자=본래의 주체로서의 노동자의 조직적이고 목적의식적인 사회주의의 창조라고 하는 이해는 나올 수 없다.

자본은 유통형태이다는 것, 그 사회적 성립은 실체의 담당자인 노동자(농민ㆍ수공업자)로부터 생산수단을 폭력적으로(국가의 폭력을 수반하였다) 수탈함으로써만 가능하였다. 그러나 자본 ― 생산과정을 포섭하고 한 사회를 형성할 수 있었던 산업자본의 성립ㆍ발전의 근거는 실체의 본래적 주체인 노동자의 노동에 의한 가치ㆍ잉여가치의 형성에 있다. ��자본론��이 “화폐의 자본으로의 전화”(제1권제4장)을 통해 자본의 사회적 성립을 ‘노동력의 매매’를 통했던 ‘노동과정’의 포섭에 있는 점, 그런 ‘노동과정’은 “어떤 특정한 사회적 형태와 관련 없이”파악되어야 하는 점(제5장제1절), 결국 그것은 인간사회 존립ㆍ발전의 실체적 근거인 점을 밝히고 있지만 이런 실체론을 토모요리 씨는 파악하지 못한다.

사회 존립ㆍ발전의 근거에 관계하지 않는(그 요소가 아닌) 자본이 현실의 주체가 되고 사회 존립ㆍ발전의 근거인 실체의 본래적 주체=노동자가 생산수단을 빼앗기고 노동력을 상품으로 팔 수 밖에 없음으로써 자본운동에 상품 경제적으로 포섭되고 지배받는다는 점에 자본주의의 근본적 모순이 있다.

사회주의는 자본=유통형태를 현실의 주체로 삼는 관계를, 실체의 본래적 주체인 노동자계급을 현실의 주체로 하는 관계로 전환시킨다는 주체의 현실적 전환에 의해서 성립한다. 노동력의 상품화를 근절함이야말로 그것의 조건이 된다. 그것에 의해서 실체의 담당자인 노동자(그 조직적 집단)가 노동ㆍ생산과정 현실의 주체로서 사회의 존립ㆍ발전에 불가결한 경제원칙을 자주적, 목적의식적으로 실현하는 일이 가능하게 된다. 이것이 사회주의의 기본이다.⁴⁾

여전히 ‘시장경제를 통한 사회주의’는 무리하다는 점(그것은 환상이다는 점)을 이론적으로 폭로하는 과제가 남겨져 있으나 본고에서는

① 현실의 “루울 없는 자본주의”를 ‘시민사회’로 전환시키는 일은 무리이다는 점,

② 노동자가 ‘시민경제’를 당연시하는 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한에서는 사회의 주체로서의 의식은 형성되지 못한다는 점

③ ‘시민경제’의 가치관은 ‘재화’=‘물권’에 자리 잡고 있고 인권을 기본으로 하는 사회주의의 가치관은 여기에서 생기지 않는다(그것은 ‘실체’를 담당하는 행위로부터 형성된다)는 점

이런 것들을 지적해두는 것으로 그치겠다. <노사과연> *⁵⁾

― 토모요리 히데타카 ��신자유주의란 무엇인가��에 의거하여―

카마쿠라 타카오(鎌倉孝夫, 1934年2月23日, 埼玉大学名誉教授)

번역 : 김성칠(편집위원)

머리말 ― 과제

자본이 세계적으로 전개되는 와중에 이것을 더더욱 추진하려고 하는 사상, 정책으로서의 신자유주의가 통제할 수 없이 날뛰고 있다. 신자유주의의 사상 정책을 비판하다든지, 그것의 흐름을 가로막는다든지 하려고 하는 사상이나 정책은 사회의 발전을 추구하지 못하는 보수이고 결국 시대에 대한 적응력을 상실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분명 이런 흐름은 쏘비에트ㆍ동구 사회주의를 뭉개버렸고 중국ㆍ베트남 등 사회주의 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나라들에도 침입하고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신자유주의의 흐름 속에서 바야흐로 사회경제적 모순이 분출하고 있다. 써브 프라임모기지론 문제는 세계화와 신자유주의가 세계적 규모로 전개되고 있는 와중에 생겨난 문제이고, 극단적으로 말하면, 오늘날 세계화의 의제성(擬制性), 허구성이라는 정체를 폭로한 것이다. 그 아래에서 세계화의 주역이었던 미국 금융자본은 대 손실을 받아 자본을 보충해야 했고, 중동산유국의 정부계 펀드 등으로부터 출자하여 사용하지 않으면 경영을 존속할 수 없는 그런 참상을 겪고 있다.

실은 부시 미제국주의정권이 강행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에 대한 군사침략은 신자유주의의 전개가 국가의 폭력 없이는 있을 수 없다고 하는 그런 본질을 보여준 것이다. 그것은 국가의 폭력을 수반하여 이루어진 자본의 본원적 축적의 현 시기의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신자유주의는 폭력 없이는 추진될 수 없다. 게다가 이런 침략전쟁으로 야기된 막대한 전쟁비용의 지출 ― 직접적으로는 달러의 지출이 써브 프라임모기지론 문제에서 나타나는 세계적 증권투기를 초래한 세계적인 과잉(화폐)자본의 원인이다.

이 같은 세계화에 대한 대응이라는 점에서 신자유주의적 “개혁”을 철저히 수행해왔던 나라들에서는 빈부의 격차가 확대돼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빈곤층에서는 그 생활은 파괴되고 현대적 노예제라고 해야 할 고용관계를 강요받고 있다. 교육, 의료, 복지라는 인간 생활의 사회적 기초 자체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박탈당하고 있다. IT로 대표되는 오늘날의 기술이 생활 속으로 침투됨으로써 인간관계는 해체되고 있다. 신자유주의가 추진되고 철저히 되는 것이 인간ㆍ인간관계를 파괴시키고 있다.

신자유주의가 추진되고 철저히 됨으로써 왜 한편으로는 경제의 전 세계적 투기 ― 의제화, 허구성이 생기고,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ㆍ인간관계가 파괴되고 있는가. 이것에 대해 현상을 기초로 해서 이론적으로 인식해야 하는 과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과제는 긴급성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어떻게 하면 이런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가,  인간ㆍ인간관계의 재생은 어떻게 하여 가능한가라는 과제가 밝혀져야 한다.⁵⁾

토모요리 히데타카 ��신자유주의란 무엇인가��(東京, 新日本出版社, 2006년. 이하의 쪽은 본서에 의거한다)는 이런 과제를 다루고 이것을 극복하는 길 ― 사회가 진보해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이론적 계몽서이고 공유할 수 있는 인식과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동시에 그것은  ― 이론적 인식에서의 불철저함, 불충분함과, 거기에서 비롯되는 사회발전의 과정에 대한 관념적 파악 등에서 중대한 문제를 안고 있다.

토모요리씨가 신자유주의 사상, 정책, 이론을 비판할 때 이론적 근거로 삼은 것은 맑스 ��자본론��의 논리이다. 그러나 씨는 ��자본론��의 논리를 이해함과 관련해서 결정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그것의 중심문제는 토모요리씨가 본서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시장경제를 이해함과 관련해서이다. 그는 시장경제와 시장원리주의를 구별하고 후자를 신자유주의의 본질로 보면서 그를 비판하고 부정하고, 전자에 대해서는 시민사회와 동일시하면서 그를 긍정하고 오히려 이상화한다. 이렇게 한 것은 과연 ��자본론��의 이해로 타당한가?

사회발전의 방향으로서는 토모요리씨는 “시장경제를 통해서 사회주의로 나아간다”라는 일본공산당의 강령노선에 서 있다. 이것은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현재 시도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러나 그것은 분명 “역사에 유례가 없는” 창조적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노선의 이론적 키가 되고 있는 것이 시민사회의 이해이다. 여기에서는 강령노선ㆍ실천노선 자체를 문제 삼지 않으나, 그것의 기초에 있는 이론을, 그러므로 ��자본론��의 논리를 이해함 자체를 문제 삼는다.

이것과 관련해서 지적해두어야 할 점이 있다. 토모요리씨가 이런 강령노선을 긍정함으로써  ��자본론��의 논리를 이것에 기초해서 이해하는 일이 있다면, 이것은 “과학적” 입장이라고 할 수 없고, 고전으로서의 ��자본론��의 논리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본론��을 이론적 기준으로 삼는다면 그것 자체에 의거한 논리로 이해해야 한다. 그것은 고전의 과학적 이해에서 불가결한 요건이고 그때 주관(사)적인 관념(그것이 과학적 사회주의라고 칭하는 당이라고 해도)을 반성ㆍ비판하는 일이 불가결하다.⁶⁾

1. 시장경제 ․ 자본주의 경제의 「루울(RULE)」이란?

(1) 시장경제와 ‘루울’ㆍ‘모랄’

토모요리 씨의 신자유주의 비판은 그것이 ‘루울’ㆍ‘모랄’을 상실한 시장원리주의라는 점에 있다. 따라서 ‘루울있는 시장경제’, ‘루울있는 자본주의경제’를 재생하려고 한다는 제기로 된다. 그렇다면 시장경제나 자본주의 경제의‘루울’ㆍ‘모랄’이란 무엇인가?

토모요리 씨가 ‘루울’ㆍ‘모랄’ 없는 시장경제ㆍ자본주의 경제를 비판하는 것은 신자유주의의 사상ㆍ정책, 구체적으로는 규제완화ㆍ철폐, 혹은 공적 사업의 민영화(사기업화)에 의해서 자본이 자신의 이기적인 이윤획득만을 목적으로 하고 (결국 사회 전체가 어떻게 되든 간에 전혀 배려하지 않고서) 멋대로 행동하고 소위 폭주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임이 읽혀진다.

먼저 ‘루울’에 관해서 생각해보자.

‘루울’ 없는 폭도라는 것은 현재 있는 ‘루울’(법률, 제도라고 해도 좋다)을 무시하고 혹은 위반하면서 제멋대로 이기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는 행위를 말하지 않는가? 그러나 예를 들면 투자펀드와 같이 주식ㆍ증권매매만으로 이익을 얻는 행위도, 증권ㆍ금융관계에 관련된 기존의 법 범위이라면, ‘루울’에 따르는 것이 된다. 그러면 무엇이든가에 법망을 몰래 빠져나가는 길을 찾아 이기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 자체는 ‘루울’위반이 되는가? 따라서 ‘루울’이 있고 없고가 아니라 그러한 행위 자체를 비판하는가 어떤가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 현 체제에서는 그러한 행위 자체는 부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경우에는 기존의 법 자체가 현실의 행위에 대응하지 못한다(정세에 뒤떨어진다)고 하여 법이 개정되는 경우가 상례다. 그렇게 되면 기존의 법에 위배되는가 어떤가하는 그런 행위도 법적으로 용인되기도 하고 역으로 규칙이 강하게 되기도 한다. 따라서 ‘루울’을 법ㆍ법률로 파악하면 ‘루울’이 있는가 어떤가를 문제 삼는 것만으로는 문제의 의미는 전혀 이해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사회라는 것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이기적 이익추구의 행위도 법에 의거한 그런 테두리 안에서 행해진다면, 그것을 ‘루울’없는 행위라고는 할 수 없다. 문제는 ‘루울’의 내용인 것이다.

토모요리 씨는 단순히 ‘루울’이라고 말할 뿐만 아니라 ‘공정한 루울’(예를 들면 27쪽)이라고 말한다. 여기에서도 ‘공정’의 내용이 문제가 된다. 이 책을 읽는 한, ‘공정’이란 ‘국민’에게 그 생활이 보장되는가 어떤가라는 점에 있는 듯하다. 그러나 왜 ‘공정’ 등이라는 추상적인 말이 사용되는가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 ‘루울’ = 법에 의거하면, ‘공정’하다고 하는 주장도 당연히 인정되겠지만, 그것은 ‘국민’ ‘노동자’의 입장에 서 있다고 할 수 없다. 적어도 헌법이 보장하는 인권, 생존권의 입장에 서는 것, 그리고 현행노동기준법제1조 “노동조건은 노동자가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을 준수해야 할 것을 강조해야 한다.

실제 토모요리 씨는 “노동력 시장에서는 힘 관계가 전혀 다른 자본가와 노동자의 고용관계가 내용이기 때문에, 노동기준법 등 공정한 루울이 어떠해서든 요구되는데”(27쪽)에 반해, “신자유주의에 의거한 노동법규의 ‘규제완화’는 공정한 루울을 무시하고 자본가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자의적인 고용관계를 루울로 삼으려 한다”(22쪽)고 말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분명 ‘루울’이 있는가 어떤가가 아니라 “자본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자의적인 고용관계”에서는 노동자의 생활권ㆍ인권은 지켜지지 않음을 내용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힘 관계가 다른 자본가와 노동자의 고용관계”라는 것의 내용이 문제이다. 오늘날에는 노동자 측도 노동의 판매자=상품 주체로서 개개의 자본가(기업)와 노동계약을 맺고 있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다. 상품교환=시장경제의 관점에 서면 노사(자)는 대등하기 때문에 종래와 같은 규제가 취해지지 않아도 ‘공정한 루울’은 지켜지고 있다 ― 이러한 생각(사상ㆍ정책)에 대하여 ‘힘 관계가 다름’을 말함으로써 ‘공정’을 구한다고 하는 주장으로 어떻게 대항할 수 있는가? 노동자에 대한 자본가의 고용관계는 물과 물의 교환, 즉 시장경제의 관계가 아니라 노동자에게는 인간으로서의 생활과 관련돼 있다. 결국 물의 교환=소유권ㆍ물권이 아니라 인권과 관련된 것이다. 따라서 아무리 공정하다고 해도 시장경제적 관계에서는 대응할 수 없는 것을 바로 명확히 해두어야 한다. 토모요리 씨의 경우 시장경제를 긍정하고 있음이 이와 같은 이해를 방해하고 있는 듯 하다.

토모요리 씨는 또한 ‘공정한 루울’의 의미를 사회적인 ‘공공적 분야’의 유지로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신자유주의는 사회적인 ‘공공적 분야’ ― 교육, 복지ㆍ의료 등등의 분야를 가능한 한 ‘민간’(실은 자본가적 기업)에 맡기고 시장원리에 위임하려고 하고 있는데, 그는 ‘공공서비스에는 민간사업과 같은 척도로 평가할 수 없는 특징이 있다’, ‘복지나 의료의 서비스는 효율화라는 면에서만 계산될 수 없는 독자적인 기능과 역할을 지니고 있다’(36쪽)고 말한다. 그러나 자기부담, 결국 교환 원리를 통한 사적 기업에 의한 이윤원리에 의해서는 자기 부담할 수 없는 저소득자는 이들 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것, 그리고 또 비용ㆍ이윤 추구에 의해서 공급되는 서비스의 질이 저하되는 것, 그것에 의해서 인간 생활ㆍ생존권이 만인에게 보장되지 못하게 되는 것 ― 왜 이와 같은 내용을 강조하지 않는가? ‘같은 척도로는 평가할 수 없는’ ‘독자적인 기능’이라는 것만으로는 내용은 판명되지 않는다. 그것도 시장경제를 통한 효율화라는 측면을 여기에서도 긍정하고 있음에서 기인한다고 생각된다.

그 다음 ‘모랄’에 대해서 보겠다.

토모요리 씨는 “신자유주의는  … 루울과 모랄의 밀접한 관계를 무시”(22쪽)함, “루울없는 자본주의”는 “모랄 없는 자본주의”와 표리 관계에 있음을 지적하고 시장경제, 자본주의에서 ‘루울’과 함께 ‘모랄’을 찾는다. “원래 아담 스미스가 말한 시장원리는 시민적인 공감이라는 사회적 모랄을 전제하고 있습니다”(같은 쪽), “자본주의 아래에서의 자유경쟁도 사회적 모랄로 뒷받침되는 루울을 전제로 해야 합니다”(22-23쪽)고 말하고 있다.

‘모랄’ ― 분명 아담 스미스는 ��도덕감성론(Theory of moral sentiment)��을 저술해 놓고 있다. 이것에 대해 맑스는 분명 아담 스미스를 염두에 두고서 “노동을 그 원리로 삼는 국민경제학은 인간을 승인하는 듯한 외관 아래에서 오히려 단지 인간을 철저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경제학ㆍ철학 초고��)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스미스는 사적 소유의 관점에서 인간을 파악하였다. 그것은 “사적 소유를 인간 그 자체의 본질 속으로 옮겨놓은 것이다”고 맑스는 말한다.

대체로 ‘모랄’이라는 것은 인간의 행동과 관련해서 말해지는 것이며 인간의 다른 인간 혹은 사회와의 관련 속에서 파악되어야 한다. 시장경제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없이는 성립할 수 없으나, 그러나 사적으로 소유되고 있는 물과 물의 관계를 매개로 해서 성립하고 있으며, 직접적으로는 물적(사유재산)관계로 된다. 도대체 물적 관계에 ‘모랄’이 있는가 없는가 하고 물을 수 있는가? 시장 경제자체에 ‘모랄’ 등은 없다. 그래서 스미스의 이해를 살펴보겠다.

(2) 스미스의 시민사회론에 관한 평가

상술한 바와 같이 모토요리 씨는 스미스의 시장원리에는 시민적인 공감이라는 사회적 모랄」이 전제돼 있었다고 파악한다. “시민사회는 사회적 분업에 의거한 등가교환에 기초하고 있으므로 시민 동료들은 서로 공감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부정은 개입되지 못합니다”(21쪽), “시장경제는 사회적 분업을 하고 있는 시민들끼리 유용한 생산물을 서로 교환한다는 의미에서는 아담 스미스가 말하듯이 공감(동감)이라는 사회적 모랄에 의해 지탱되고 있었습니다”(30쪽)고 이해하고 스미스가 받아들인 시장경제를 ‘루울’ ‘모랄’있는 시장경제의 소위 전형인 것 같이 파악하고 있다. 부르주아경제학자인 아담 스미스가 파악했던 시장경제ㆍ시민사회가 모델이었는가? 그래서 이하 세 측면에 걸쳐 그런 점을 검토하려고 한다.

첫째로 ‘공감’에 대해서.

스미스는 분명 물을 교환하는 관계에서 ‘공감’(Sympathy)이 작동한다고 말하는데, 그는 그것을 이기심을 추구하는 행동 위에서 파악하고 있다. 이기심의 추구는 시장경제에서의 (물의 소유에 근거한) 상품소유자에게는 본성적인 행위이다. 왜냐하면 그는 직접적으로는 사회전체의 이익을 고려하여 행동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 전체의 이익 혹은 질서는 이러한 이기심에 근거한 개개 당사자들의 행위 결과로 성립한다. 따라서 그는 “신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사회적 질서가 성립한다고 말하였다. 결국 사회적 질서의 형성은 개개 당사자들의 자주적인 자각적 행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그것이 법칙이라는 것의 본래적 의미이다)는 것이다.

‘공감’이라는 것은 개개 당사자들은 최대의 이익을 추구하고 가능한 한 자기 자신의 상품의 가치를 높이려고 하지만, 사회적으로 타당한 수준, 즉 다른 당사자들이 ‘공감’하는 수준을 벗어나면 현실에서 팔리지 못하므로 ‘공감’이 얻어지는 수준(부득이)으로 자기 규제함을 의미한다. 말하자면 ‘공감’을 불러오는 사회적으로 타당한 수준을 스스로 자각적으로 설정하지는 않는다. 그런 것은 도저히 ‘모랄’있는 행동이라고 할 수 없다. ― 중요한 것은 자신의 레벨과 동등하게 상대방의 이기심 추구를 인정하는 조건, 바로 자유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이 있음이 각각의 상품가격을 ‘공감’을 가져올 수 있는 가격수준으로 귀착시킨다(가격법칙의 성립)는 점이다. 신자유주의는 이런 조건이 이미 결여된 채로의 경쟁이므로 약육강식으로 된다. 그러나 그것도 이기심의 추구에서 작동하는 시장경제의 작용이다.

둘째로 스미스 경제학의 최대 문제는 인간 사회의 모든 분야가 ‘교환’ 관계로 성립하고 있는 듯이 파악하고 있는 점이다. 스미스는 자신의 물(소유물)과 타인의 물을 교환함을 인간 그 자체의 본성(교환성향)으로 파악한다. 게다가 인간 사회의 존립ㆍ발전을 위한 근거(실체적 근거)인 노동ㆍ생산과정조차도 교환관계로 파악하였다. 인간(노동자)이 자연(생산수단)에 작동하고 (노동하고) 생산물을 생산함은 교환관계가 아니라 노동자의 주체적인(그리고 공동적=협업에 의한) 생산 활동이다. 스미스는 이것을 노동과 생산물의 교환으로 파악하였다. “노동이야말로 본원적 구매화폐”이다 ― 화폐로 상품(생산물)을 구매하는 관계의 본원은 노동에 의한 생산물의 획득으로 파악하였다. 상품의 가치(판매가격의 기초로서의 비용)는 써버린 화폐가 아니라 노동량이라는 노동가치설이 여기서 성립하면서도 그것은 노동이라는 실체 영역을 교환이라는 형태(역사적 관계)로 파악하는 오류를 수반하고 있었다. 이리하여 상품교환ㆍ시장경제를 스미스는 실체화하고 있었다. 모토요리 씨는 이런 점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모토요리 씨도 시장경제를 실체화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셋째로 토모요리 씨는 스미스의 시민사회를 등가교환관계로 이루어진 것 ― “사회적 분업을 하고 있는 시민들끼리 유용한 생산물을 서로 교환하는”(30쪽) 관계로 파악하고 있다. 이것은 직접생산자(자신의 노동에 의해서 생산물을 생산하고 소유하는 자)가 소유하는 생산물을 등노동량이라는 기준으로 교환한다는 소위 단순상품생산(사회)의 이미지이다. 토모요리 씨는 이런 등노동량교환=등가교환관계가 성립하는 시민사회에 바로 ‘루울’‘모랄’이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단순상품생산사회는 스미스의 경우에도 추상적 구성물이었다.

스미스는 여전히 토지소유자, 생산수단의 소유자가 존재하지 않고 노동자만이 노동ㆍ생산과정의 요인이다고 하는 단순한 모델 아래에서는 등노동량 교환이 성립한다(노동하는 노동자가 그 노동량에 따른 대가를 얻는다=본원적 임금)고 하면서, 자본주의가 성립하고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있는 (그리고 노동자에게 지불하는 임금=생산자료를 저장하고 있는) 자본가,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토지소유자(지주)가 등장하면, 등노동량교환은 성립하지 못하고 노동자는 노동의 대가를 얻지 못하게 된다(노동에 의해서 형성된 가치로부터 이윤, 지대가 지불된다)고 하였다. 자본 ― 임노동관계는 부등가교환이다 ― 그것이 스미스가 파악했던 자본주의의 현실적 관계였다. 토모요리 씨는 이런 경우에도 계속 ‘모랄’이 있다고 주장할 것인가? 만약 그렇다고 해도 거기에서는 이미 등노동량 교환이라는 내용에서의 등가교환은 따라서 씨가 말하는 시민사회의 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 물론 시장경제는 자본주의 아래에서 전면적으로 발달한다 ― 노동하지 않는 자본가나 지주가 노동으로부터 이윤을 획득하는 자본주의에 ‘모랄’이 있을 수 있는가? 이 점은 모토요리 씨가 ��자본론��을 이해함과 관련돼 있다. 그래서 다음에 그것을 검토하겠다.

2, ��자본론��의 논리와 관련해서

토모요리 씨의 신자유주의 비판에서 이론적 기초가 되고 있는 것은 ��자본론��이다. 그러나 ��자본론�� 논리의 진수를 파악함은 결코 쉽지 않다. 엥겔스, 레닌, 스탈린 등 종래의 맑스주의자들의 이해를 비판적으로 파악하지 않고서, 이것에 의존해버리고, ��자본론��의 이론 전개에 즉하여 그리고 맑스 자신의 이론적 발전을 바탕으로 해서 그 논리의 진수를 파악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맑스는 “유물사관과 잉여가치에 의한 자본주의적 생산의 비밀을 폭로함”으로써 사회주의를 과학으로 확립하였다(엥겔스)고 하는 해석은 지금도 거의 상식으로 돼 있다. 유물사관은 인간 사회의 전 역사에 관한 개괄적인 역사관인 데에 반해, ��자본론��은 자본의 논리를 해명하고 있다. 이 점이 이해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자본론�� 논리(제1권제1장―제4장)를 단순상품생산사회로부터 자본주의 생산으로의 전개를 설명하는 것이라고 하는 해석도 카우츠키, 스탈린의 파악에 기초하여 지금도 여전히 무반성적으로 답습되고 있다. 더 더구나 토모요리 씨는 단순상품생산사회를 시민사회의 원형인 것같이 파악하고 그것에 기초한 시장경제에는 ‘루울’도 ‘모랄’도 있다고 하면서 그것을 거의 이상(理想)으로 삼고 있다. “시민 경제를 통한 사회주의”라는 강령ㆍ정치노선을 ��자본론�� 논리에 의해서 뒷받침하려고 함으로써 ��자본론��논리의 진수가 파악되지 못하고 있다.

이하 (1) 시민사회의 이해에 대해서 (2) 자본주의의 근본모순의 이해에 대해서 주요한 논점을 지적한다.

(1) 시민사회의 이해 ― 그 이상화

토모요리 씨의 시민사회는 단순상품생산사회라는 역사적 현실에 기초한 사회인 듯하다. 그런 것은 예를 들면 “단순한 상품생산사회라는 의미에서의 시민사회”(80쪽)라는 표현에서 보이고 있다. 그런 시민사회의 내용으로서는 “자신이 생산한 상품을 등가 교환한다”(21쪽), “시장경제는 사회적 분업을 하고 있는 시민들끼리 유용한 생산물을 서로 교환한다 …”(181쪽), 그런 사회에서는 노동자 자신이 생산수단을 사적으로 소유하고(181쪽) 자신의 노동으로 생산한 생산물을 상품으로 교환에 내놓고 있다고 돼 있다.

��자본론��에도 “대개 사용대상이 상품으로 되는 것은 그것들이 서로 독립하여 운영되는 사적 노동들의 생산물이기 때문이다”(제1권 제1장 제4절)고 하는 표현이 있다. 또한 “노동자가 자신의 생산수단을 사유”한다고 하는 소경영(소농민, 수공업자)에서는 “자신의 노동에 기초한 사유”가 있었다(자본주의는 이것을 수탈하고 부정하면서 성립한다)는 견해도 있었다(같은 책 제24장제7절). 전자에 관해서 말하면 ��자본론��(제1권제1장)은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지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사회”에서의 부의 기본적 형태로서의 상품을 해명하는 일, 그런 상품가치는 실체로서의 노동에 근거를 지니고 있음이 강조되고 있는데, 그러나 상품으로서는 직접적으로는 교환ㆍ유통에서의 ‘형태’로 파악되고 있음을 강조해두고 싶다. 따라서 “독립해서 운영하는 사적 노동들”은 자본주의에 선행하는 (혹은 그 역사적 생산과정에서의) 단순 상품생산자의 그것으로서 파악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적 상품생산을 추상하여 파악한 것(산업자본의 생산도 ‘사적 노동들’에 의한 생산으로 간주될 수 있다)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치경제학비판요강��(1857-58년)이후의 맑스의 이론적 발전을 더듬어보면, 상품( 더욱이 화폐ㆍ자본)을 교환ㆍ유통화폐로 파악하는 방향이 확실히 명확해지고 있다. “세계무역과 세계시장이란…… 자본의 근대적 생활사를 연다”(같은 책 제4장)고 하는 파악을 근거로 하고 자본을 G―W―G'이라는 유통운동이라고 규정하였다. 이것이 제1권제1장-4장의 결정적 성과이다. 모토요리 씨는 ‘자본’을 유통운동으로 파악하지 않고 있다.

후자(“자기 노동에 기초한 사유”로부터 자본주의적 영유법칙으로의 전환론)에 관한 이해는 자본주의적 영유(타인 노동의 생산물을 사적 영유한다고 한다)에 대한 부당성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정치경제학비판 원초고��에서는 “화폐의 자본으로의 전화” 속에서 설명돼 있으나, 그것이 변경되어 “자본주의적 축적의 역사적 경향”에 관한 서술에 남겼다. 논리의 주축은 “사적 노동 ― 사적 소유”로부터 자본주의적 영유로가 아니라 유통운동으로서의 자본이  (노동의 상품화를 통해서) 생산=실체를 포섭한다고 하는 논리로 전환하였다.

대체로 단순상품사회를 역사적 현실적으로 존재했던 사회(사회체제 혹은 생산양식)로 파악할 수 없다. 적어도 거기에서 생산물의 상품교환이 사회화한다고 보는 것은 오류이다(생활 자료의 사회적 상품화는 노동력의 상품화에 의해서 성립한다). 또한 역사적으로 현존하는 소농, 수공업 아래에서 “등가교환”이 실현되고 있었다고 하는 것도 현실의 사실에 기초하고 있지 않다. 등가노동량교환의 필연적 근거는 없었으며, 현실에는 상인ㆍ고리대자본에 의해서 생산자들은 수탈당하고 있고 필요 노동 부분조차 침식당하였다. ― 단순상품생산사회에 기초하여 시민사회를 구상하는 것은 관념적 구성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그것을 이상화하고 ‘모랄’ ‘루울’이 있었다고 하는 것은 상술하였던 스미스 이론의 비판에서 지적하였듯이 상품 경제를 미화한 허구이다. 자본주의 현실에서는 성립할 수 없는 ‘사적 노동 ― 사적 소유’와 ‘등가교환’의 재생을 찾는 것은 전형적인 낭만주의이다.

토모요리 씨는 유용물의 등가교환을 통해서 화폐가 성립하고 기능하게 된다고, “화폐 그것 자체가 자기 목적으로 추구되게 된다”(30-31쪽)고 말한다. 화폐를 자기 목적으로 하는 운동은 바로 자본 그 자체의 운동이다고 보는 토모요리 씨는 자본이 성립하면 노동에 기초한 유용물의 등가교환은 없어지고 ‘루울’도 ‘모랄’도 소멸해버린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무릇 자본주의에 ‘루울’이나 ‘모랄’ 찾을 수 없다고 명확하게 말해도 될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주장하지 않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시장에서는 결국에는 등가교환의 법칙이 기준으로 된다. 바꾸어 말하면 시민사회라는 사회적인 골조가 존속하고 있기 때문에 바로 자본주의 사회는 성립할 수 있다”(21쪽). 이런 “시민사회라는 사회적 골조”란 무엇인가? 자본주의가 성립하고 있는 가운데에서의 교환의 기준은 어떤 자본에도 평균적인 이윤이 획득되는 생산가격이 된다. 거기에서는 등노동량 기준은 성립하지 않는다. 노동에 기초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이라는 유통형태에 의거하는 것이 된다. 게다가 이 생산가격 기준의 등가교환은 자유경쟁의 사회적 조건이 존재하는 가운데에 성립한다. 따라서 자본주의가 성립한 위에서 존재하는(한다고 돼있는) ‘시민사회라는 사회적 골조’란 거기로부터 ‘유통 혹은 상품교환의 부면’을 추상한 것이다. 따라서 거기에 “자유, 평등, 그리고 벤덤”이 있다(‘루울’ ‘모랄’이 있다)고 함은 ‘비속한 자유무역론자’의 파악과 같은 수준이 되어버리지 않는가? 그리고 여기에서도 등가교환이 이루어짐을 ‘시민 사회의 골조’로 긍정하는 것은 자유주의 단계의 자본주의를 긍정하는 것이 돼버리지 않는가? ‘루울’ 있는 자본주의란 자유주의 단계의 자본주의를 말하는가? 현실에 자본 자체에 격차가 있고 등가교환 등이 성립할 수 없는 오늘의 ‘루울 없는 자본주의’에 ‘루울’을 구하는 것은 자유주의 단계로 되돌아가자는 요구인가?

(2) 자본주의의 근본모순에 대해서

자본을 G-W-G'라는 유통운동ㆍ유통형태로 파악하지 못했던 모토요리 씨는 자본주의의 근본 모순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씨는 ‘보론’에서 ��자본론�� 전3권을 통해서 시장경제개념을 파악하려고 하고 있다. 시장경제개념이 거기에서 어떻게 규정되고 있는가를 검토해보는 일은 무의미하지 않으나 거기에서 씨가 의도한 바는 시장경제는 자본주의 경제에 국한된 존재가 아니라 자본주의 이전에도 있었고 사회주의로의 이행기에도 있음 ― 따라서 ‘시장경제를 통한 사회주의’는 가능하다는 것 ― 을 밝히려고 한 점이다. 그런데 토모요리 씨는 상품, 화폐, 자본이, 따라서 그런 관련에 의해서 성립하는 시장경제가 유통에서의 관계ㆍ형태임을 밝히지 못함으로 자본주의의 근본모순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왜 상품, 화폐관계로 이루어진 시장경제가 사회주의로의 이행기(그것의 성립을 근간으로 해도)에 존재할 수 있는가도 더더욱 밝히지 못하고 있다(금후의 연구과제인 듯 하다.190쪽). 적어도 ��자본론��에서 지적되고 있는, 상품, 화폐의 존재는 “역사적으로 대단히 다른 여러 가지 경제적 사회구성체에 공통적인 것”(제1권제4장제3절)이라는 의미를 파악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자본=상인이나 금화자본이 지배하는 시장=상품경제도 몇 개의 사회구성체에도 존재한다. 그러나 거기에서는 상품, 화폐관계가 이미 이윤획득을 목적으로 하는 자본운동에 의해서 지배되고 운동되고 있다. 그리고 유통운동으로 존재하는 자본이 생산과정을 그 운동 속에 포섭하고 한 사회로 성립하는 데에는 노동력(노동ㆍ생산과정의 주체인 노동자가 생산수단을 박탈당한 조건에서 유일상품으로 판매될 수 있는 것)의 상품화가, 그리고 거기에는 ‘세계사를 포섭하고 있는’ ‘하나의 역사적인 조건’이 불가피함(본원적 축적과정)을 밝혀야 한다. 이런 과정은 소생산자, 농민으로부터 폭력(국가권력)을 통해서 생산수단을 강탈하지 않고서는 이루어질 수 없었다. 이것을 ��자본론��은 제1권제24장에서 밝히고 있다.

그리고 거기에 본래 생산과정에서 불가피한 요인이 아닌 자본이 사회존립ㆍ발전의 근거(실체)를 포섭하고 사회로 성립할 때의 결정적인 모순이 나타나 있다.

토모요리 씨는 “상품생산자가 자본가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역사적인 조건, 시장 밖에서의 조건이 필요하다. 상품생산 속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자본주의가 생겨난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 결국 ‘화폐의 자본으로의 전화’에서는 시장 속의 경제주체만이 아닌, 시장 밖에 있는 국가의 경제정책의 방식 등이 불가피한 역사적 요인으로 전제된다”(183쪽)고 한다. 여기에서는 소박한 단순한 ‘상품생산자의 자본가로의 전화’가 보조를 맞추어 진행된다. 역사의 현실에서는 단순상품생산자는 상인ㆍ고리대자본의 수탈 아래에서 해체시켜졌다. 그들은 토지ㆍ생산수단을 폭력적으로 약탈당하고 무산자이게 하였다. 생산자가 자본(산업자본)으로 성장하였던 경우도 있었지만, 그것을 생산과정의 일반적 특징으로 받아들이고 거기로부터 근면한 자가 자본가가 되고 태만한 자는 임금노동자로 되었다고 하는 식으로 파악하는 것은 ‘목가적’인 꾸민 이야기밖에 아니다.

게다가 모토요리 씨의 설명으로는 여기에 국가의 ‘경제정책’이 개입한다 ― 그것은 자본주의를 지향하는 ‘국가적인 시장경제의 육성 방식’(같은 쪽)이라고 한다. 이것으로는 ‘상품생산’사회가 국가의 ‘경제정책’에 의해서 자본주의적 생산으로 발전하였던 것 같이 된다. 이것은 분명 역사의 새로운 개작이라 할 수 있다. 본원적 축적과정에서의 국가의 역할은 상인ㆍ고리대자본에 의해 농민ㆍ수공업자의 생산수단을 폭력적으로  수탈하고, 추진하였던 데에 있다. 국가의 ‘경제정책’이 자본주의를 가져왔듯이 모토요리 씨는 ‘사회주의 시장경제’도 ‘국가적 정책주체가 … 사회주의를 지향함’ 로써 ‘ 능성이 생기고 있다’  말한다. 사회주의도 국가의 정책에 의해서 생겨나는가? 이런 것은 국가의 의사에 의해서 ‘시장 경제’는 자본주의로도 사회주의로도 된다고 하는 초월적인 국가의 이해이다.⁷⁾ 그런 이해로부터는 사회라는 실체의 담당자=본래의 주체로서의 노동자의 조직적이고 목적의식적인 사회주의의 창조라고 하는 이해는 나올 수 없다.

자본은 유통형태이다는 것, 그 사회적 성립은 실체의 담당자인 노동자(농민ㆍ수공업자)로부터 생산수단을 폭력적으로(국가의 폭력을 수반하였다) 수탈함으로써만 가능하였다. 그러나 자본 ― 생산과정을 포섭하고 한 사회를 형성할 수 있었던 산업자본의 성립ㆍ발전의 근거는 실체의 본래적 주체인 노동자의 노동에 의한 가치ㆍ잉여가치의 형성에 있다. ��자본론��이 “화폐의 자본으로의 전화”(제1권제4장)을 통해 자본의 사회적 성립을 ‘노동력의 매매’를 통했던 ‘노동과정’의 포섭에 있는 점, 그런 ‘노동과정’은 “어떤 특정한 사회적 형태와 관련 없이”파악되어야 하는 점(제5장제1절), 결국 그것은 인간사회 존립ㆍ발전의 실체적 근거인 점을 밝히고 있지만 이런 실체론을 토모요리 씨는 파악하지 못한다.

사회 존립ㆍ발전의 근거에 관계하지 않는(그 요소가 아닌) 자본이 현실의 주체가 되고 사회 존립ㆍ발전의 근거인 실체의 본래적 주체=노동자가 생산수단을 빼앗기고 노동력을 상품으로 팔 수 밖에 없음으로써 자본운동에 상품 경제적으로 포섭되고 지배받는다는 점에 자본주의의 근본적 모순이 있다.

사회주의는 자본=유통형태를 현실의 주체로 삼는 관계를, 실체의 본래적 주체인 노동자계급을 현실의 주체로 하는 관계로 전환시킨다는 주체의 현실적 전환에 의해서 성립한다. 노동력의 상품화를 근절함이야말로 그것의 조건이 된다. 그것에 의해서 실체의 담당자인 노동자(그 조직적 집단)가 노동ㆍ생산과정 현실의 주체로서 사회의 존립ㆍ발전에 불가결한 경제원칙을 자주적, 목적의식적으로 실현하는 일이 가능하게 된다. 이것이 사회주의의 기본이다.⁸⁾

여전히 ‘시장경제를 통한 사회주의’는 무리하다는 점(그것은 환상이다는 점)을 이론적으로 폭로하는 과제가 남겨져 있으나 본고에서는

① 현실의 “루울 없는 자본주의”를 ‘시민사회’로 전환시키는 일은 무리이다는 점,

② 노동자가 ‘시민경제’를 당연시하는 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한에서는 사회의 주체로서의 의식은 형성되지 못한다는 점

③ ‘시민경제’의 가치관은 ‘재화’=‘물권’에 자리 잡고 있고 인권을 기본으로 하는 사회주의의 가치관은 여기에서 생기지 않는다(그것은 ‘실체’를 담당하는 행위로부터 형성된다)는 점

이런 것들을 지적해두는 것으로 그치겠다. <노사과연>

신자유주의비판의 이론적 기초*⁹⁾

― 토모요리 히데타카 ��신자유주의란 무엇인가��에 의거하여―

카마쿠라 타카오(鎌倉孝夫, 1934年2月23日, 埼玉大学名誉教授)

번역 : 김성칠(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