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표는 “강남공직자 438명 집값 따져보니 (공직자 재산등록―인용자)신고액과 시가 차이가 7억” 라는 제목의 4월 6일자 한국일보 기사의 자료이다. (첨부파일 참조) 표에서 보듯이 강남에 사는 지배계급 구성원들의 재산은 집값만 수십억이다. 그리고 여기에 주식, 채권, 골프장 이용권, 토지, 현금, 귀금속 등등으로 가지고 있는 재산을 더하면 몇 배로 불어날 것이다.

한편 “차라리 죽여라”는 구호가 적힌 붉은 머리띠를 두르고 4월 6일 파업투쟁을 시작한 덤프노동자들은 이렇게 살고 있다.^*1)

“새벽 3시에 나가 2시간씩 줄을 서서 일을 받습니다. 하루 일하지 못하면, 하루 굶어야 하는 우리가 왜 차를 세우겠습니까? 일을 해도 늘어가는 빚.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현실이 덤프를 버리고 여의도로 오게 했습니다. 이대로라면 차라리 죽은 목숨입니다. 이만큼 절박하다는 겁니다. 덤프노동자 절반이 넘게 신용불량자입니다. 일을 안 해서 신용불량자가 된 게 아니라, 먹고살려고 일을 하면 신용불량자가 되는 현실입니다.” 건설현장 운송을 주로 하는 덤프노동자는 건설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장마철이면 놀아야 하고, 겨울이면 쉬어야 한다. 한 해 평균 일하는 날이 절반이다. 일이 있으면 새벽 3시에 나가 저녁 8시에 집에 돌아온다.

“하루에 30만원 벌죠. 남이 보면 많다고 하죠. 일년에 절반 일하니 한달 평균 450만원. 하루 기름값이 15만원 들어요. 절반은 기름값으로 나가죠. 보험 넣고, 차 수리하고, 타이어 갈고. 한 달 150만원 벌기가 힘들어요.”

덤프 한 대 가격이 15톤이 8천만 원, 24톤은 1억 3천이다. 보통 7-8년을 운행한다. 일 년에 천만 원이 차 값으로 나가는 형편이다. 감가상각비를 수입에서 제하면, 일하지 않는 게 남는 것이다.

“찻값으로 먹고 산다고 봐야죠. 차 바꿀 때면, 계약금 낼 돈도 벌지 못해서 빚으로 시작해요. 경기가 좋지 않으면 할부를 고스란히 메워야 하니, 신용불량자 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그런데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는 강금실은 “경계허물기를 통하여 서울을 바꾸어 나갑시다”라는 제목의 출마선언문에서 말한다.

저는 우선, 우리 모두 경제적, 사회적, 지역적, 문화적인 차이를 막론하고 서로의 이해와 소통을 가로막는 모든 경계를 허물었으면 합니다. 이러한 “경계허물기”야말로 더 좋은 서울, 더 좋은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하여 절실히 요구되는 출발점입니다. (강조는 원문)

그는 도대체 어떻게 저 거대한 경계와 적대를 허물겠다는 것인가? 4월 6일 열린우리당 입당식에서 그 원대한 계획(?)을 밝힌다.

강금실 전 장관 : 어제 오늘 저로서는 굉장히 새로운 시작을 한 것 같다. 이렇게 중요한 날 따뜻하게 환영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린다. 제가 이번 선거에서 보라색을 상징색으로 쓴 이유는, 이제는 전 세계의 흐름이 블루오션에서 퍼플오션으로 이동하고 있다. 퍼플오션은 빨강색, 파란색과 같은 대비되는 상황들, 내용들의 분열을 통합하고 창조적으로 새로운 길을 찾자는 것이다. 그래서 보라색을 쓰게 되었고, 지금 봄꽃이 너무 좋아서 개나리가 활짝 폈는데 마침 개나리꽃은 서울시의 상징꽃이기도 하다^**2) .

그렇다! 모세가 지팡이를 들고 소리치면 홍해가 갈라지고 이스라엘백성은 구원을 얻는다. 이제 강금실이 보라색 눈화장을 하고, 보라색 스카프를 걸치고, 보라색 구두를 신고,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며, 느끼하게 웃으면, “경제적, 사회적, 지역적, 문화적인 차이”는 봄눈 녹듯이 사라진다. “서울 시민들을 경제적으로, 심리적으로 양분하는 분열의 상징이 되어버린” 한강은 “본래 강이 지니고 있는 순환과 풍요의 뜻을 되찾고, 서울은 ‘하나됨의 도시’로 거듭난다.^***3)”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오! 놀라워라!

출마를 선언한 다음날인 6일 강금실은 명동성당 주교관으로 찾아가 정진석추기경과 30여분간 대화를 가지며, 자칭 화해와 용서의 진짜원조(?)인 종교의 하얀 색깔을 보라색에 추가한다.

4월5일 정동극장에서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하며 시정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예비후보로써 말씀드릴 만한 준비가 많이 돼있지 않지만 앞으로 구체적인 설계를 보여주겠다”^****4)고 했다고 한다.

“구체적인 설계”라고 한다. 참혹할 뿐인 "시정계획"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면 당선이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시정”이란 가진 자들을 위한 폭력이요, 헐벗고 굶주린 자들에 대한 폭력임을 “서울시민”들은 이렇게 증언하고 있다.

상도5동개발지역은 경찰, 깡패들의 폭력천국입니다^*****5)

일요일. 서러움을 곱씹으며, 아이들의 교과서와 백일사진, 돌사진, 결혼사진과 조상님들의 영정 등 복구가 불가능한 가보들이 혹시 철거잔재들 속에 묻혀있을까 살던 집 잔해를 뒤적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민들의 통한조차도 아랑곳없이 상주하고 있는 3-40명의 깡패들은 막무가내의 쌍욕설과 집단폭력을 휘두르고 짓밟고 난자합니다.

계획에도 없었던 철거잔재처리를 한다며 갑자기 포크레인을 3대씩 가동하면서 주민들까지 밀어붙이고 있는 것입니다. “가보고 뭐고 철거잔재들까지 싹쓸어 엎어버리겠다”는 반인륜적인 추악한 만행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3-40년을 살아온 마을이, 어느날 갑자기 아오지탄광으로 바뀌어서 24시간 감시당하고 통제 당하는 지옥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것도 경찰이 아닌 일개 깡패들이 주민들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손가락하나만 움직여도 개떼처럼 몰려와서 막무가내로 집단폭력을 휘두르고 강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경찰들이 옆에서 지켜보면서 오히려 여차하면 주민들을 연행하겠다고 윽박지르고 있는 기가 찰 지경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이것이 법이고 이것이 2만불 소득을 말하는 나라의 여지없는 현주소입니다. 주택보급율이 100%라고 떠드는 가증스러운 노무현정부의 개소리를 온몸으로 확실하게 체득하고 있습니다.

이제 물러설 곳도 없으며 결코 꺾이지 않고 결사투쟁 할 것입니다. 동지들의 뜨거운 격려와 힘찬 연대투쟁에 힘입어 결단코 승리를 쟁취하겠습니다.투쟁!!

2004. 10. 3.

상도5동철거민대책위원회 / 전국철거민연합 (833-5563)

상도5동개발조합, 동작구청, 노량진경찰서의 반인륜적인 폭력만행을 박살내자!!

철거민생존권 말살하는 노무현자본가정권 타도하자!!

강금실과 함께 이른바 열린우리당의 경기도지사후보인 진대제 후보는 고전하고 있다고 한다. ‘국민소득 3만달러의 잘사는 경기도’를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핵심적인 공약이라고 한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공약(空約)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강금실은 그런 오래된 거짓말을 하지는 않는다. “빨강색ㆍ 파란색  빛의”의 시대는 가고 ”보랏빛 전사“시대가 왔다고 “거짓 공방을” 한다. 자신은 기존 정치판에 물들지 않은 하이얀 백합이고 기존 “정치는 품격을 상실”했다고 “상대방을 해치”며 “다른 사람을 서슴없이 배제하는 것”을 선거전략으로 한다. 자신의 다음과 같은 출마선언 처럼.

정치는 품격을 상실한 거짓 공방 속에서 진실을 왜곡하고, 상대방을 해치는 부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서슴없이 배제하고, 단지 정치공학의 대상으로만 취급하는 나쁜 의미의 정치적인 정치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강조는 원문)

그는 출마선언문에서 계속해서 말한다.

오늘, 식목일에 저는 “모든 이론은 회색이며, 오직 영원한 것은 생명의 푸르른 나무”라고 하는 오래된 경구를 되새겨봅니다. 우리는 뿌리로부터 단단한 줄기로, 그리고 빛에 부딪혀 반짝이는 나뭇잎들로, 나아가서 알알이 갖은 열매로 한없이 뻗어나가는 생명의 나무를 심고 가꾸어나가야 하겠습니다.

앞으로 두 달 동안의 선거기간에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즐거운 생명의 나무를 심는 새로운 실험을 벅찬 감동과 함께 시작하고자 합니다. (강조는 원문)

권력과 부를 향한 질기고 질긴 탐욕의 나무를 심는, 사기와 기만의 두 달간의 여정을 그는 그렇게 선포하고 있다. 느끼하다. ≪노사과연≫

정세

모든 공약은 회색이다

오직 영원한 것은 보랏빛 탐욕의 나무이다

이진우 ｜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