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3일 연구소 총회가 있었다. [연구소 활동 1년을 돌아보며]는 총회개회사이다. 지난해 5월 창립한 이후 결코 쉽지만은 않았던 시간들을 돌아보며 성과와 한계 그리고 과제를 담담하게 적고 있다. 독자들은 연구소의 상황을 매우 소상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우리가 현정세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고 그래서 무엇을 할 것인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한미 FTA,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가]에서는 한미 FTA협정이 국익이 되는가 아닌가의 문제로 자본주의국가와 민중진영과의 전선이 형성되고 있는 것을 비판한다. 국익이란 독점부르주아지의 이익을 말한다. 그래서 “국익에 해롭다”는 것이 민중투쟁의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반동적 국가주의와 애국주의의 포로가 되는 것이다. 한미 FTA협정 저지투쟁은 독점자본의 지배와 착취에 반대하는 투쟁이 되어야 하며, 미국의 노동자계급을 포함한 노동자계급의 국제적 연대투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좌파신자유주의 정부]에서는 좌파와 신자유주의라는 적대적 대립물을 천재적으로 통일시킨 불세출의 사상가 노무현에 대해 냉소하며, [오직 영원한 것은 보랏빛 탐욕의 나무이다]는 5월에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의 구세주로 부각되고 있는 강금실에 대해 냉소한다. 개혁적 부르주아정파의 천박성과 속물근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의 현실과 과제]는 전선을 외롭게 지키고 있는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운동 전반에 대해 평가하면서 발전과제를 공유하기 위하여 기획되었다. [이주노동자는 바란다]에서는 노동조합활동을 하는 이주노동자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자본가들의 “노예”이기를 거부하고 그리고 한국종교단체들의 “불쌍하고 가난한 보호대상”이기를 거부하고, 한국노동자와 당당하게 연대투쟁하려는 이주노동자들의 바람을 적고 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비정규직 문제의 현주소]에서는 “민주화운동을 기념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사업을 수행함으로써 민주주의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기념사업회가 비정규직노동자를 기만하고 있는 것을 고발한다. 불과 20-30년 전에 역사발전의 주요 견인차였던 “민주화운동” 세력이 얼마나 반동적으로 되었는가를 보여주며, 동시에 현시기는 이미 “민주주의” 또한 반동적 성격을 가진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다.

[자본론 1권 해제] 번역이 벌써 9회째이다. 다음호에 1권 해제 번역은 완결될 예정이라고 한다. 번역의 양이 한달에 소화하기에 많지도 적지도 않은 정도였던 것 같다. 5월에 1권해제가 마무리되면 그 동안의 내용을 한번쯤 복습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번역글로 [롤스․하버마스와 사적 유물론(1)]는 자칭 ‘진보사상’으로 부르주아 강단에서 소개되고 있다는 미국의 롤스와 독일의 하버마스를 비판하는 글이다. 이번호에는 롤스 비판을 싣고, 다음호에 하버마스를 비판하는 부분을 번역ㆍ연재할 예정이다.

대공장 정규직 노동자와 민주노총은 투쟁을 회피하고 있지만, 삶이 벼랑 끝에 몰린 화물ㆍ덤프 노동자 등 특수고용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극한적 투쟁이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몇몇 사례들을 자료로 모아보았다.

4월호가 유난히 얇다. 필자들과 실무진들이 봄을 유난히 타는 지(?) 건강이 좋지 못해 힘들게 나오게 되었다. 5월호는 다시 원기를 차리고 보다 풍부하고 알찬 내용으로 채울 것을 다짐하며 아쉬움을 달래본다.

2006년 4월 1일

편집출판위원장 권정기

편집자의 글

4월호 내기가 쉽지 않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