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24일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이하 사노련)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이 있었다. 오세철, 양효식, 양준석, 최영익 동지에게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박준선, 정원현, 남궁원, 오민규 동지에게 징역1년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었다. 또한 집시법 위반 등 각 8명에 대하여 50만원 벌금이 선고되었다.

우리는 국가보안법이라는 구시대의 유물로 인해 내려진 또 하나의 유죄판결에 분노한다. 사노련을 ‘국가변란선전선동단체’라고 규정하고, ‘국가의 안전’, ‘권력분립’, ‘의회제도’, ‘복수정당’, ‘시장제도’를 부정하며 ‘무장봉기’와 ‘폭력혁명’을 선동했다는 공소장의 핵심사항에 대해 사법부가 유죄로 인정한 것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한다. 그리고 사법부는 ‘현정부를 무력으로 타도하고 새로운 정부를 수립하려 하였다’는 부분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이는 국가보안법이 ‘정권보안법’임을 극명하게 드러내며, 언제 어느 때 누구에게나 서슬 퍼런 사법권력의 칼날을 겨누겠다는 사법부의 선전포고이다.

특히 사노련 동지들이 직접적인 폭력을 수단으로 투쟁한 것이 아니라 발간 매체와 토론회 등을 통해 평화적으로 자신의 주장과 정견을 발표했음에도 ‘폭력을 선동하였다’는 이유로 유죄판결을 내렸다. 언론․출판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국가보안법의 초헌법적인 성격을 더욱 명확히 한 것이다. 노동자계급 투쟁의 도도한 역사인 빠리꼬뮨과 러시아혁명 그리고 68혁명을 언급했다는 이유를, 또 심지어는 폭력 사용을 ‘암시’했다는 점을 판결의 근거로 내세우는 황당무계함에는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사법사에 길이 남을 희극을 쓴 재판부에 경의를 표한다.

또한 오늘의 판결은, 2008년 촛불 시위 과정에서 야간에 집회를 하였다는 이유로, 도로를 점거하고 플래카드를 펼치며 구호를 외쳤다는 이유로, 벌금형을 선고하여, 가장 기초적인 정치․결사의 자유도 마음대로 침해할 수 있음을 판례로 남긴 명백한 폭거이다. 차라리 촛불시위에 참여한 모두를 집시법 위반으로 처벌하라.

재판부는 사노련 동지들이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하지만 저들의 국가에는 ‘자유’도 ‘민주’도 한 줌의 착취자 부르주아 계급만이 배타적으로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한명숙에게 무죄판결을 내린 ‘합리적’인 재판부조차 국가권력에 도전하는 이들에게는 조그마한 자비도 발휘하지 않는다는 것은 명확해졌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며 확대되고 있는 공안탄압과 국가기구의 폭력성 증대에 대해 예의주시해야 한다. 시민적 자유조차 말살해가며 파쇼화되고 있는 자본가 정권에 대해 공동투쟁의 전선을 펼쳐야 한다. 이명박 정권을 끝장내고 국가보안법을 철폐시키기 위한 전국적인 투쟁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노동자계급은 국가의 ‘사법폭력’에 조금도 위축되지 않는다. 노동자계급은 당당하게 직접적인 투쟁으로 국가권력을 넘어 자본주의 세계를 끝장내는 투쟁의 선두에 설 것이다. 그리하여 마침내는 인간이 만들어낸 제도가 인간을 착취ㆍ수탈하고 억압하는 계급사회를 철폐할 것이다.

2011년 2월 24일 노동사회과학연구소 운영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