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 글을 번역하는가]

최근 한국의 언론 동향만을 보자면, “대공황이라더니 싱겁게(?) 끝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분위기도 없지 않다. 우선 그래서 흥미진진한 이 글(Don Miller, “Coming Soon: The Bill for the Massive U.S. Debt”, Money Morning, 2009. 12. 30.)을 여기에 번역ㆍ게재한다.

글의 출처인 Money Morning은 결코 진보적인 글이 게재되는 곳이 아니다. 그 정반대이다. 다름 아니라 오로지 탐욕에 가득 찬 금융투기꾼들을 위한 인터넷 정보 싸이트이다.

어느 자본주의 국가에서나 그러한 것처럼 미국 정부 역시 잠재적인 대중의 저항이 파국적ㆍ혁명적으로 폭발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들을 어쩔 수 없이 취하지 않을 수 없다. 수많은 논란ㆍ분란 속에서 요즘 시도되고 있는 의료보험 ‘개혁’ 같은 것이 그것이다. 금융투기꾼들을 위한 정보 싸이트로서 Money Morning은 바로 그 어떤 ‘진보적인 정책들’에도 적대적이다. 그리하여 바로 그에 대한 적대적 투쟁을 선동하기 위해서, 그리고 되도록 많은 동색(同色)의 인간쓰레기들의 이목을 사로잡기 위해서, 즉 그러한 반동적 선동을 통해 보다 많은 광고를 유치하려는 상업적 동기에서, 이 글은 그 내용이 다소 과장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현위기의 심각성, 특히 지지난해(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한 이후 폭발적으로 부풀어 오르고 있는 재정적자의 심각성에 대한 이들의 공포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말하자면 ‘그래서 어쩌자는 것인가’에 대한 저들의 결론적 대답이다. 가라사대, ‘국가의 부채문제가 이렇게 심각해서 세금이 크게 늘어날 예정이니 투자관리를 세심히 하자.’ 이것이 저들의 참으로 참으로 부르주아다운 결론이요 대답인 것이다! 실제로 Money Morning측은 친절하게도 또 다른 투자 정보 싸이트의 “How to Protect Yourself from the End of America(미국의 종말 앞에서 너 자신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라는 제목 하에 “Good investing(정확한 투자)”라는 말로 끝을 맺는 또 다른 쓰레기에 링크(link)를 걸어주고 있다. (모름지기 우리 ��정세와 노동��의 독자들도 투자에 참고하여 부자 되시기를 바랍니다. ^^ㅋㅋㅋ)

덧붙여서 말하자면, 노동자ㆍ민중의 삶에 대한 관심은 물론이고, 위기 즉 공황이 왜 발생했는지, 미국 정부와 연방준비제도(Fed)가 허겁지겁 공황구제에 나서지 않으면 어떤 사태가 발생할 것인지 등등에 대한 관심조차 이들에겐 전혀 없다.

번역문 중의 각괄호([]) 속 내용은 이해를 돕기 위해 역자가 삽입한 부분이다.

[본문]

다가올 몇 달 사이에 미국인들은 미국 정부가 쌓아온 거대한 국가부채의 실제 규모를 발견하고 환멸에 빠질 것이다.

실제로 국내총생산(GDP)의 10% 이상인 2010년도의 예상적자 1조6000억 달러는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

2007년 하반기에 현재의 경제위기가 시작된 이후 미국의 연방준비제도[미국의 중앙은행격의 기관, 미국인들의 예를 따라 이하에서는 Fed로 적는다]는, 막대한 금액의 새 돈을 찍어 수백 개의 병든 은행들에 빌려주고 1조 달러 이상의 수상한 자산담보부 증권들을 사들임으로써 그 대차대조표의 규모를 3배로 늘렸다.

그러나 그것은 이야기의 단지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공황이 시작된 이후 Fed는 11조6000억 달러를 빌려주고, 지출하고, 보증했는데, 거기에는 미국의 주택담보금융(모기지 금융) 체제 전체를 떠받치는 것을 포함하고 있고, 이 모기지 금융은 거의 1조 달러의 손실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이들 숫자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경기부양책들을 포함하고 있지 않은데, 이는 내년도의 실제 적자가 2조 달러, 즉 GDP의 약 15%까지 증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좋은 국가나 똑똑한 다람쥐가 해야 하는 일은 밤이나 도토리ㆍ상수리 같은 겨울 양식을 저장하는 것인데, 미국은 지금 양식을 저장하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지난 겨울에 남은 양식도 먹어치우고 있다”고, 거대 채권(債券)관리회사인 핌코(Pimco) 그룹의 전무 윌리엄 그로쓰(William H. Gross)는 <뉴욕타임즈>에 말하고 있다.

더욱더 증대할 수밖에 없는 이 부채의 추이는, ―달러의 당장의 하락은 결코 아니겠지만―, 투자자들에게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급격히 증대하고 있는 국가부채

사회보장이나 메디케어(Medicare, [미국의 국가보조에 의한 고령자ㆍ장애인 의료보험]) 같은 장래의 단기공채를 계산에 넣지 않더라도, 지금 당장 우리의 국가부채는 12조 달러에 이른다. 미국의 가구(家口) 수는 대략 1억이다. 매 가구당 대략 12만 달러의 국가 빚인 것이다.

정부가 계속 기능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의회는 막 연방 부채의 최고한도를 12조5000억 달러로 증대시켰다. 그리고 파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을 낮게 유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 달에 Fed는 패니매(Fannie Mae)와 프레디맥(Freddie Mac)[모두 2008년 하반기에 공황구제의 일환으로 국유화 조치된, 모기지 증권 보증회사]이 보증한 5000억 달러 어치의 모기지 증권을 더 사들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그러한 모든 지출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다. 그리고 청구서가 곧 들이닥칠 것이다.

정부는 향후 3년간에 걸쳐서 3조5000억 달러를 더 빌려야 할 것이라고 백악관은 말하고 있다. 그에 더해서, 미 재무성은 금융위기 시기에 발행한 거액의 단기부채를 차환(借換)하든가 연장해야 한다. 시장 판매 정부부채 약 1조6000억 달러의 약 36%의 만기가 다음 12개월 내에 도달할 것으로 재무성 관리들은 추산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조정금리의 주택담보 대출(ARMs)를 받은 수많은 사람들과 똑같은 바람직스럽지 못한 처지에 처하여, 고율의 장기대출로 단기대출을 차환할 것을 강요당할 것임을 의미한다.

“정부는 유인 이자율(teaser rates)에 혹해 있습니다”라고, 적자 감축을 주장하는 비정파적 단체인 콩코드연합(Concord Coalition)의 집행위원장 로버트 빅스비(Robert Bixby)는 <더타임즈>에 말했다. “거액의 주택담보 대출을 받을 때에는 나중에 닥칠 고통을 느끼지 못하기 일쑤다.”

미국은 기존의 국가부채에 대한 이자만으로도 거의 4000억 달러를 지출할 것이다. 현재 미국은 약 2조 달러의 세금을 거둬들이고 있고, 그 중의 절반은 소득세이다. [여기서부터 본색을 드러낸다.] 그리하여 세수(稅收) 전체의 20%, 혹은 모든 소득세의 40%를 이미 부채에 대한 이자로 소비하고 있다.

연간 재정적자가 극적으로 줄어들더라도 2019년에는 이자 지불을 위한 정부의 전표가 70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백악관은 추산하고 있다. 다른 관측통들은 그 숫자[지불이자의 규모]가 그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 숫자에 대해서 부연설명하자면, <더타임즈>에 따르면 연간 5000억 달러의 추가 이자비용은 교육, 에너지, 본토안보, 그리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을 위한 연방 예산을 다 합한 것보다도 더 많을 것이라고 한다.

게다가 또 입법 중인 의료보험 비용과 사회보장과 메디케어를 개혁하기 위한 잠재적 비용이 있다.

지난 주에 Money Morning의 마틴 허친슨(Martin Hutchinson)의 글에서도 지적했지만,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의료보험법안만으로도 2019년에는 연방 의료비용이 약 1850억 달러나 크게 증대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2019년에 이르면 세금을 약 1000억 달러 늘려야 한다고 의회예산국은 말했다. 그리고 그 법안이 메디케어에 대한 지원금 증대를 삭감할 것으로 믿고 있지만, “(메디케어) 증대율의 감소가 실제로 그렇게 이루어질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게다가 그 [의료보험] 법안 때문에 실제로 얼마 만큼의 비용이 들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도 부자들의 세금이 늘어날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만으로 그토록 의료보험의 확대에 대해서 적대적이다!]

“그 법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의회의) 누구도 나에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으며, 뭐가 뭔지 이해조차 못하는 법안에 대해 의회가 투표하는 것에 대해서 당신은 의문을 가져야 한다...지금 정부가 어떤 종류의 정부인지 하고”[“오바마 정부는 사회주의 정부”라는, “1928년 이후 쏘련은 자본주의였다”는 주장만큼이나 미친 소리]라고 뉴욕시장 마이클 불룸버그(Michael Bloomberg [또 하나의 파씨스트!])는 <더허핑톤포스트>에 말했다.

미국인들은 지금 빚더미 위에 엎어졌다. 주택 및 주식 가격과 함께 미국인들의 개인적인 부(富)는 가라앉고 있는데, 지난 2년간에만도 정부의 부채는 거의 2배가 되었다.

그렇다면 돈이 어디에서 나오겠는가? 미국의 국내총저축은 연간 약 6000억 달러밖에 안 된다. 우리가 우리 저축 전체를 미 재무성 부채에 쏟아붓는다 해도 거의 3조 달러나 부족할 것이다.

이들 빚을 미국 내에서 조달할 수 있다면, 이 모든 빚도 위기가 되지 않을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1985년 이래 미국은 세계에 대해서 순채무자였다. 그리고 국가의 총단기부채의 44%, 즉 약 8800억 달러[의 채권]을 지금 외국인들이 소유하고 있다.

지난해[2008년] 가을 Fed의 대차대조표가 본격적으로 팽창하기 시작한 이래 달러 가치는 약 15% 떨어졌다. [그런데 그 달러에 대한 원화의 환율은 한때 약 50%나 폭등했으니, 원화 가치의 하락률은 무릇 기하뇨?!] 화폐 [정확하게는 불환통화] 공급이 더 빠르게 증대하면 증대할수록 달러의 가치는 더욱더 계속 떨어질 것이다.

적자지출 수준이 지속된다면 필시 외국 정부들은 미 재무성 증권을 매각하기 시작할 것이므로 달러 인출쇄도 사태(run on the dollar)가 발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진짜 문제는 단지, 미국의 채권자들이 어느 시점에서 단순히 위험을 부담할 가치가 없기 때문에 국가의 적자지출에 대해서 더 이상 자금을 공급할 수 없다고 최종적으로 결정하느냐 하는 것 뿐이다.

중국은 일상적으로 미국한테 부풀어오르는 예산적자를 억제하여 더 이상 손실이 생기지 않도록 달러를 아끼라고 요구해왔다.

금년[2009년] 초에 중국 수상 원자바오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거액의 돈을 미국에 빌려줘 왔다. 물론 우리는 우리 자산의 안전성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분명 약간 염려하고 있다. 나는 미국에게 신의를 유지하고 약속을 지키라고, 그리고 중국 자산의 안전성을 보장하라고 요구한다.”

미국의 부채에 대한 대안의 하나로 중국은 이미 그 준비자산을 달러로부터 다양화하는 과정을 시작했다. 그리고 중국뿐 아니라 다른 신흥국가들도 같은 길을 가고 있다.

“미 재무성 증권을 팔 때”라고, 한국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김희석 대체투자실장은 최근에 <불룸버그 뉴스>에 말했다.

마찬가지로, 자기 둥지의 계란을 보호하기 위해서 투자자들은 자신의 자산을 세심히 관리해야 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투자자들이 자신을 보호하는 여러 방법이 있다.

골드만삭스 그룹의 런던 경제팀은, 브라질, 러시아, 인도 그리고 중국이라는 ‘BRIC’ 시장에 대한 투자는 늘리고 미국을 포함한 G-7 국가들의 자산에 대한 투자는 줄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또한, 달러가 약화됨에 따라서 계속 가치를 획득할[원문 “stand to gain in value as the dollars weakens”대로!] 금이나 은 같은 상품들로 돌아설 수도 있을 것이다. <노사과연>

번역: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