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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와 노동 - < 현장 >
제목 “J-400 생산계획 취소”에 대하여
글쓴이 임경민 ㅣ 회원 E-mail send mail 번호 223
날짜 2013-03-06 조회수 2839 추천수 108
파일  1362535565_J-400 생산계획 취소에 대하여.hwp

  













세계 노동자들을 분열











— 세계 노동자들을 분열·경쟁시키는 지엠(GM)의





국제적 구조조정공세 —















임경민|회원




















들어가며










외환위기 와중에서 외국자본(외자)의 수혈로 살아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10여년 만에 다시 위기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르노삼성은 이미 생산이 감축돼 부산 공장 가동률이 뚝 떨어지고 내수시장 점유율은 반토막이 났다. 최근 10년여간 안정적인 성장을 해온 한국지엠(GM)에도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업계에선 “정리해고 등으로 몸살을 앓았던 쌍용차의 다음 차례는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이 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1)










지난 2012년 11월 1일,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민기 지부장은 한국지엠 세르지오 호샤 사장에게 긴급통보를 받았다. 현재 쉐보레 크루즈의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는 J-300 모델을 생산하고 있는 군산공장이 차세대 모델 J-4002) 생산에서 제외된다는 내용이었다. 크루즈 모델은 한국지엠은 물론 지엠 그룹 전체에서도 가장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소형차 모델로, 군산공장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에, 차세대 모델 생산에서 군산공장이 제외된다는 소식은 군산공장의 생사로 직결될 수 있는 문제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물론이고 공장이 위치한 군산시, 한국지엠의 2대 주주 산업은행 등 당사자들이 발칵 뒤집어졌다. 노조는 부평을 국회의원인 민주통합당 홍영표 의원을 면담해 연대를 요청하고 산업은행에게 2대 주주로서 분명한 입장을 지엠에 전달하고 책임성 있는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촉구했다.





지엠의 이런 행보는 군산공장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국제 구조조정의 일환인데, 이와 관련된 폭로 문건을 ≪정세와 노동≫ 지난호에서 번역하여 소개한 바 있다3). 지엠의 이번 결정에 따라, 한국지엠이 쌍용차 다음 차례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으며, 서두에서 소개한 ≪한겨레≫ 기사 역시 그러한 우려를 담고 있다.





이 글에서는 한국지엠의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다루고, 군산 공장 생산량 감축이라는 지엠의 결정 뒤에 어떠한 국제 정세와 자본의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인지 살펴겠다. 본문으로 들어가기 전에 다음의 사정을 밝혀둔다. 이 글은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오민규 정책위원이 프레시안에 기고한 지엠 관련 연재기사와 지난 12월에 있었던 지엠지부가 주관한 J-400 생산계획 취소 관련 토론회에서 발제한 발제문을 요약 정리하고 주석 등 일부 내용을 덧붙인 것이다. 또한 발제문을 비롯해 관련 자료로 도움을 주신 한국지엠지부 국제연대담당 조은석 동지에게도 감사를 표한다.















왜 크루즈인가? 작은 놈들 전성시대










지난 2008년 이른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라고 불리는 세계 금융 공황의 여파는 근 5년이 흐른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파괴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공황은 여지없이 세계 자동차 산업의 판도도 뒤바꿔 놓았는데, 이전까지 ‘한 가족’을 모토로 한 SUV 차량이 대세였다면 현재는 준중형’이니 크로스오버’니 하는 중/소형 차량이 대세에 등극하게 된 것이다. 기존 세계 자동차 시장은 포드, 지엠 등 서구의 전통강호들은 비교적 마진이 큰 대형 세단이나 SUV에 주력하고, 중/소형차 시장은 토요타나 현대기아차 등 아시아 업체들이 분할하고 있었는데, 2008년 공황과 직후 이어진 자본가 계급의 공세에 따라 전 세계 노동계급의 구매력이 급감하자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던 아시아 자동차 업체의 판매량이 무섭게 증가했다. 이 같은 정세는 지난 2009년 이후 연이어 수출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현대기아차 수출 실적4)에서도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중/소형차 및 대체에너지 차량 시장에 대한 독점자본 간의 재분할이 진행되었는데, 그 중 특히 지엠은 가장 적극적으로 이 재분할 전쟁에 참가하여 성공적인 변신을 이룩했다. 지엠은 미 정부의 공적자금을 받아 2009년 중/소형차 생산을 위해 오하이오 로즈타운에서 놀고 있던 공장을 재가동했다. 지엠의 호주지사인 홀덴에서도 2009년에 연방정부의 내수 진작 정책에 힘입어 에들레이드의 엘리자베스 공장에서 소형차 생산을 시작했다. 그런데 미국 오하이오와 호주 에들레이드, 그리고 전북의 군산에서 생산되고 있는 지엠의 주력 소형차 모델이 바로 “크루즈”인 것이다.





현재 크루즈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는 차량은 J-300 모델이다. J-300의 전세대 모델은, 당연하게도, J-100과 J-200인데 각각 대우자동차 시절 누비라, 지엠대우 시절 라세티라는 이름으로 판매되었던 한국산 모델이었다. J-300 역시 지엠대우가 연구·개발에 결정적 역할을 한 모델로, 이미 2008년에 국내에 라세티 프리미어라는 이름으로 세계 최초로 출시된 자동차이다. 공황의 여파로 소형차 판매가 급증하자 지엠은 J-300 계열에 세계적으로 주력하게 되는데, 이후 지엠대우가 한국지엠으로 바뀌면서 대우 브랜드가 사라지고 쉐보레 브랜드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라세티 프리미어 역시 글로벌 라인업에 맞춰 쉐보레 크루즈라는 모델명으로 개명한 것일 뿐이다. 2011년 현재 군산공장에서 생산되어 판매된 J-300 제품은 약 15만대 가량으로 군산 공장 전체 판매량인 약 27만대 중에서 거의 60%를 차지하고 있다5). 한국지엠은 자사 홈페이지6)를 통해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최대 생산거점인 한국지엠은 3개 완성차 공장에서 매년 90만대를 생산”한다고 밝히고 있는데, 그렇다면 이 중 군산공장의 J-300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7%에 달하게 된다. 물론 J-300의 후속 모델인 J-400이 출시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J-300 생산량과 판매량이 0이 될 리는 없다고 하더라도, 한국지엠의 생산량 약 1/6을 차지하는 차종이 후속 모델 생산에서 제외된다는 것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 결정인지는 이 글을 읽는 이 모두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른바, J-400사태. 군산이 빠지면 어디로?










크루즈가 지엠에서 밀고 있는 주력 모델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한국 내수 시장은 현대기아차가 꽉 잡고 있는 상황에서 군산에서 생산되는 크루즈의 물량 대부분은 수출물량이다. 사실 군산공장에서 크루즈 계열의 생산을 이전시킨 것은 이번 사태가 처음은 아닌데, 앞에서 언급한 호주 엘리자베스 공장의 크루즈 라인은 2009년 당시 본래 군산공장에서 생산되어 호주로 수출되던 물량을 가져간 것이다. 호주 수출 물량도 빠진 현재 군산 공장에서 생산되는 크루즈는 대부분 유럽으로 수출되고 있는데, 이번 J-400 사태에서 J-400의 생산기지로 언급되고 있는 곳이 바로 유럽이다. 즉, 2009년 호주의 경우와 동일한 형태로 수출용 물량이 현지 생산으로 전환되는 형태인 것이다. 지엠은 군산에서 J-400이 빠지는 대신 한국 내수 및 중남미의 저가 시장을 위한 J-300의 facelift 버전, 속칭 옆그레이드7) 판을 계속 생산함으로써 군산의 가동률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하였으나, J-400을 비롯한 2014년 출시될 지엠의 모든 신차들은 파편화된 기존 플랫폼을 전부 통합할 것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J-300의 옆그레이드 모델 역시 플랫폼 통합의 영향을 받아 일부 신형 부품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기존 부품을 공급하던 국내 하청부품업체에게 새로운 통합 플랫폼용 부품을 발주하지 않고 글로벌 단위에서 아웃소싱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단지 한국지엠의 문제를 넘어 하청부품업체의 노동자들까지도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또한 현재 부평과 창원에서 생산되고 있는 트랙스, 말리부, 캡티바 등의 경우에도 수출물량이 대부분이라 신차 출시 시에 크루즈와 똑같은 수순을 밟을 수 있다. 이처럼 J-400 사태는 단순히 군산 한 곳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지엠 전체와 그 하청공급업체까지 달려 있는 전국적 사안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지엠의 국제구조조정: 오펠과 한국지엠










오펠은 19세기부터 자동차를 생산해온 독일의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이다. 전간기 대공황 시기에 지엠에 인수되었으며, 2차 대전 때는 나치 정부의 발주를 받아 전투기와 탱크, 군용 트럭 등 전쟁 물자를 생산한 전력도 있다. 현재 오펠은 유럽 전역에서 11개의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데, 그 중 독일의 보훔 공장, 폴란드의 글리비체 공장, 영국의 엘스미어 포트 공장에서 크루즈의 유럽 모델인 아스트라를 생산하고 있다. 2010년까지는 벨기에의 앤트워프 공장에서도 아스트라를 생산해 왔는데, 2010년 말에 앤트워프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총 공장 수가 11개가 된 것이다. 오펠은 지엠 계열사 중에서 가장 수익성이 낮은 법인으로 특히 2008년 공황 이후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 그러한 와중에 2010년 앤트워프 공장을 폐쇄하고 크루즈 생산을 좀 더 수익성이 좋은 폴란드(글리비체)나 정부가 적극 지원을 약속한 영국(엘스미어 포트) 등으로 이전한 것이다. 이에 이어 오펠은 늦어도 2016년까지 독일 보훔 공장을 폐쇄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 독일 금속노조와 오펠이 체결한 단협에 따르면 2014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도록 되어 있는데, 지엠은 사실상 2014년 이후로 독일 내 생산 계획을 언급하지 않으면서 무언으로 노조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12년 1월, 지엠이 한국의 크루즈(유럽에서 아스트라) 생산량을 유럽으로 이전하려고 하고 있다는 독일 금속노조 고위관계자를 인용한 기사가 나왔다8). 문제는 이것이 독일 금속노조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독일 금속노조는 공식적으로는 현재 한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오펠 모카 모델을 다시 유럽으로 가져오는 것을 지엠 측에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오펠 모카라는 차종은 또 무엇인가? 바로 부평1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쉐보레 트랙스이다. 본래 이 모델은 벨기에 앤트워프의 오펠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었으나, 2010년 앤트워프 공장이 폐쇄되면서 부평으로 넘어오게 된 것이다. 즉 지엠은 “한국에 빼앗긴” 생산라인을 되찾아 올 것을 요구하는 독일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오히려 공장 폐쇄로 응하면서, 동시에 한국의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거꾸로 유럽으로 돌리는 방식으로 유럽과 한국의 노동자들 사이를 뒤흔들어 놓고 있는 것이다.















지엠의 국제구조조정: 유럽 vs. 아시아










지엠은 아직까지도 차세대 모델 생산 기지를 명확히 하지 않은 채 노조와 각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차세대 생산 기지로는 미국, 유럽, 중국,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등이 후보에 올라 있는데, 특히 유럽, 그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임금수준이 낮은 폴란드의 글리비체 공장이 유력한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크루즈 모델이 잘 나간다고는 하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아도, 한국에 비해서 임금수준이 높은 유럽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려고 하는 지엠의 구조조정을 쉽사리 이해할 수 없다. 사실 이 사태 뒤에는 ‘상식적’인 선을 넘어서는 몇 가지 배경이 있는데 간략하게나마 짚고 넘어갈 필요성이 있다.










가. 노조 길들이기










우선, 지난해 임단투에서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가 보여준 영웅적 투쟁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다. 2001년 소위 “대우사태”가 있었고, 이후 10여 년간 이렇다 할 투쟁 이슈가 나오지 않던 지엠지부에서 지난해 임단투에서 큰 일이 벌어졌다. 사무노조까지 1사1노조로 통합되면서 힘을 얻은 노조는 10년 만에 최대일수/시수의 파업투쟁을 벌이면서 임금인상은 물론이고 사무직 임금체계 개선, 신입사원 차별 철폐,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등 빛나는 성과를 이룩한 것이다. 이에 대해 사 측은 생산량 감축이라는 칼을 빼들고 노조 길들이기에 들어간 것이다.










나. 환율 전쟁










다음으로는 국제 환율 변동 상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기축통화인 달러화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유로화 가치가 급등하자 2008~2009년 동안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산업을 비롯한 많은 제조업 공장들이 아시아 등지로 이전했다. 그러나 2010년, 유럽의 PIIGS 공황9)이 닥치자 유로화의 신뢰에 금이 가면서 유로화는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의 유럽 금융 공황 이후 자본주의 세계공황은 일말의 해소 가능성을 찾지 못하고 현재는 공황을 타개하고자 하는 제국주의 간의 재정 확대가 환율전쟁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원화 대비 유로화는 지난 2009년 3월에 1유로-1975원이라는 최고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하락하여 현재 약 1유로-1420~1450원 선까지 하락한 상태10)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탈리아 정부는 국민차 피아트의 유럽 공장 살리기를 위해 지원하겠다고 밝혔고, 프랑스의 사회당 정권 역시 집권 직후부터 국산품 애용 캠페인을 펴면서 그 일환으로 자국 자동체 업체 푸조-시트로엥에 구제금융 보증을 서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유럽중앙은행은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남유럽의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방식으로 “양적 완화”를 감행, 유로화 절하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11). 지엠 역시 유럽 각국 정부의 내수 진작 정책에 호응하여 만년적자 기업인 오펠을 살려 보겠다며 비위를 맞추고 있는데, 이는 유로화 절하로 인한 국제 가격 경쟁력 확보에 힘입은 움직임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호주 역시 자국 화폐가 달러·유로·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크루즈 라인 이전으로 잠시 회생했던 지엠의 호주법인인 홀덴에서도 구조조정 및 감원이 한창 진행 중이다.










다. 비정규직의 “글로벌라이제이션”










하지만 아무리 환율이 변동했다고 하더라도, 유럽의 인건비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유럽으로 생산을 돌린다는 말인가? 대답은 지금까지 한국에서 저임금이 가능했던 이유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비정규직, 사내 하청 등의 이름으로 자행되었던 고용형태 이원화, 정확히 말하자면 임금 이원화 정책에 있다. 2008년 공황 이후 격화된 계급투쟁은 지금까지도 자본가 계급의 일방적인 승리로 점철되어 왔다. 국내에서는 2009년 쌍용차 사태를 포함해 한진 등 대기업, 대공장에서도 정리해고가 줄을 이었고, 유럽의 인민들은 각종의 긴축, 복지 축소로 고통 받고 있으며, 세계 각지에서 같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뜩이나 위축된 각국의 노동 계급은 자본가 계급에게 끊임없는 양보를 강요받고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 ≪정세와 노동≫에서는 2011년 말 있었던 전미 자동차 노조의 굴욕적인 양보에 대한 미국 진보노동당의 폭로를 번역하여 소개한 바 있다12). 전미 자동차 노조의 양보 내용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Second tier worker”, 즉 비정규직 채용 확대를 전격 양보한 부분이다. 곧이어 2012년에는 스페인의 르노 노조가 비슷한 내용의 양보에 합의하면서 유럽 노동 계급조차도 고용불안이라는 협박과 임금차별의 위기에 처해 있다. 이른바 제3세계니 개도국이니 하는 신식민지 국가에서 초저임금을 가능케 했던 임금 이원화 정책이 자본주의 선진국, 제국주의의 심장부에도 뿌리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상의 이유들 외에도 유기적으로 연결된 복잡다단한 이유들이 있겠으나, 대체로 위와 같은 이유들이 J-400사태의 배후에 숨어 있는 주요한 원인이라 진단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일부 주류 언론은 선진국으로 제조업이 귀환하는 현상에 대해 보도하고 있는데13), 환율 변동과 비정규직 제도의 확산은 이러한 현실을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마치며










우리는 이 ‘불편한 진실’과 정면으로 상대해야 한다. 사실 크루즈의 마법이 구원한 것은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아니라 상층의 정치권력과 배부른 자본가들이었음을 직시해야 한다. 아니, 오히려 크루즈의 마법은 전세계 노동자들을 분열시키고 경쟁의 도가니로 밀어넣고 있다. 이것이 현재 세계 자동차산업과 자본주의 체제가 작동하고 있는 방식이다.14)










상기한 군산공장의 J-400 사태 외에도 한국지엠 사 측은 사무직 희망퇴직, CKD15) 라인 외주화 등을 통해 생산직이고 사무직이고 할 것 없이 노동자들을 압박하는 한편, 대규모의 자본투자를 통해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매입하여 자산 통제권을 강화하려 들고 있다. 이에 맞서 한국지엠지부는 1. 한국지엠 각 공장별 신차투입, 신형 엔진미션 생산, 2. 한국지엠의 연구 개발 기능 확대와 위상 강화, 3. 지엠 측의 내수 확대 방안 마련, 4. 부품사와의 협력관계 강화, 5. 고용안정 협약 체결, 6. 산업은행의 한국지엠 매각인수 반대, 7. 산업은행 민영화 반대, 8.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정부의 감시·견제 기능 강화를 요구하며 사 측의 구조조정 압박에 대응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지엠의 국제 구조조정은 한국이라는 일국의 정세와 경제 상황에 달린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세계공황의 결과이자 공황의 여파를 조금이라도 피하고 싶은 제국주의 독점자본의 알력 다툼의 결과이다. 저들 독점 자본과 그들과 결탁한 각 제국주의 국가들이 서로 폭탄을 돌리고 있는 동안 각국의 노동 계급은 공황과 긴축으로 인한 막대한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더욱이 신자유주의의 확산과 더불어 제국주의 내에서 계급타협이 무참히 깨어지고 제국주의 내에도 비정규직 체제가 주요하게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노동 계급에게 있어서 “선진국”이나 “노동 귀족”이라는 말로 표현되던 국가 간 격차보다 일국 내 계급 간 격차가 급격히 심화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따라서 다국적 독점 자본의 일방적인 공세에 맞서 프롤레타리아트 국제주의에 입각한 연대와 투쟁만이 현시기 정세를 반전시켜 노동 계급의 승리를 이끌고 공황을 뿌리 뽑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명심하며, 노-노 갈등을 획책하려는 저들의 모략과 심리전을 폭로하고 세계 노동 계급의 단결을 촉구하는 것을 현단계 투쟁의 주요한 과제로 제출하는 바이다. <노사과연>










참고문헌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한국지엠의 미래발전과 고용안전을 위한 특별단체교섭 요구안>





오민규, , 2012/12/7, J400 생산계획 취소 관련 전문가 초청토론회 발제





오민규, <<프레시안>>, <오민규의 인사이드 경제>에서
- 2012/11/14, <'오바마의 미소' 만들어낸 '크루즈의 마법'>
- 2012/11/20, <'크루즈의 마법', 유럽도 구원할까?>
- 2012/11/27, <미국·유럽·일본, 환율전쟁 돌입하나>
- 2012/12/13, <2014년, 세계 자동차 산업 판도가 바뀐다>
- 2013/1/15, <박근혜가 이긴 이유, GM 부평공장에 있었다>





한지원, <한국GM 노동운동, 또 다른 10년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2013/1/24, J400 생산계획 취소 관련 토론회: GM의 의도와 노동조합의 대응 발제






1) 김경락, <외자수혈 자동차 ‘빨간불’>, ≪한겨레≫, 2013/2/25.





2) 엄밀히 말하자면 J-400이 차세대 모델명은 아니다. 다만 대우시절부터 J-100~J-300으로 불린 차종의 후속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편의상 J-400이라고 부르고 있다.





3) , ≪정세와 노동≫, 2013년 2월호, IAAR





4) 현대차는 1976년 첫 수출을 시작했다. 수출량 1000만대 돌파까지 27년(2001년)이 걸렸고, 2000만대 돌파까지 5년(2006년), 3000만대 돌파까지 3년(2009년), 4000만대 돌파는 2년(2011년)이 걸리는 등 수출량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2년 연말 집계는 4830만대에 달해 올해 초 5000만대 수출량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해외 누적 판매 5천만대 돌파>, ≪현대자동차 블로그≫, 2013/2/20.





5) 오민규, <‘오바마의 미소’ 만들어낸 ‘크루즈의 마법’>, 자동차통계 월보, 2011년 1월~12월,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프레시안≫, 2012/11/14, 에서 재인용.





6) http://www.gm-korea.co.kr/





7) 전체적인 상향된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부분적으로만 개량·수정한 동급 제품을 마치 새 제품인양 출시하는 기업 행태를 꼬집어 옆그레이드라고 표현한다.





8) Christiaan Hetzner and Ben Klayman, <지엠, 독일 노조가 오펠 재건에 대해 이야기하다. - GM, German union in talks to restructure Opel>, ≪로이터≫, 2012/1/12.





9) 2010년 아일랜드 부동산 시장 폭락으로 시작된 포르투갈(P)-아일랜드(I)-이탈리아(I)-그리스(G)-스페인(S) 유럽 금융공황.





10) 환율조회 www.xe.com





11) 2008년 금융공황 이후 수차례 이루어진 미 연방준비위원회의 “무제한 양적완화”는 읽는 이 모두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일본의 경우에도 지난해 새로 들어선 아베 정권이 국채매입과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해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치고 있다.





12) Progressive Labor Party, <저임금, 고이윤에 동조해버린 노조>, ≪정세와 노동≫, 2011년 11월호.





13) James R. Hagerty, <메이드 인 차이나? 일자리는 미국 공장으로 역류하고 있다 - Once Made in China: Jobs Trickle Back to U.S. Plants>, ≪월스트리트저널≫, 2012년 5월 21일.





Steve Denning, <어째서 애플과 GE는 제조업을 되찾아 오는가? - Why Apple And GE Are Bringing Back Manufacturing>, ≪포브즈≫, 2012년 12월 7일,





08년 공황 이후 주요 “선진국” 정부가 펼치고 있는 내수 진작이나 국산품 애용 캠페인은 일종의 보호 무역 강화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아이폰과 맥북으로 유명한 애플이 최근, 전량 중국으로 하청 생산하던 자사 제품 중 일부를 미국 내에서 생산하겠다고 미 정부를 상대로 약속한 사실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세계 각국과 선제적으로 무역개방(FTA)에 앞섰던 제1제국-미국조차 제조업을 자국 내로 되찾아 오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하고 있다. 80여년전 대공황 시기 각국의 보호 무역 경쟁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14) 오민규, <‘크루즈의 마법’, 유럽도 구원할까>, ≪프레시안≫, 2012/11/20.





15) 현지조립생산수출, Complete Knock-down, 또는 간단히 Knock-down 이라고도 한다. 수출 기법 중에 하나로, 수출본국에서 부품을 전부 생산하여 키트로 묶어서 수출하면, 수입국 현지에서 최종 조립만 하여 완성품을 현지 판매하는 방식. 주로 수출본국에서 정밀부품기술의 유출 없이 조립 공정을 저임금 지역으로 아웃소싱하여 비용가격을 절감하려는 자본의 경영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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