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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와 노동 - < 정세 >
제목 박근혜 정부의 출범을 환영하자!
글쓴이 박봄매|회원 E-mail send mail 번호 229
날짜 2013-03-06 조회수 2183 추천수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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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중한 시대적 소명을 맡겨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며 ...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을 이뤄낼 것입니다. 부강하고, 국민 모두가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국민여러분!”





- 제18대 대통령 박근혜 취임사 중










2013년 2월 25일, 제18대 대통령에 박근혜가 취임했다. 역대 대통령이라고 하는 인간들이 그러했듯, 어김없이 “국민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 “막중한 시대적 소명” 어쩌고저쩌고 하는 입에 발린 소리를 늘어놓으면서 그렇게 권력의 정점에 섰다. 박근혜가 연단에 서서 ‘국민’을 떠벌이고 있는 동안, 취임식장 밖에서는 비상시국회의와 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경찰의 저지에 막혀 취임식장에는 들어가지도 못한 채. 대체 박근혜가 말하는 ‘국민’은 누구이고, “막중한 시대적 소명”이란 무엇일까.















와신상담(臥薪嘗膽)










33년 전, 대통령의 딸로 상복을 입은 채 청와대를 나왔던 박근혜가, 이제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어 청와대 문턱을 다시 밟게 된 것이다. 권력을 향한 의지, 아니 차라리 ‘투지’라고 해야 할 법한 그 집념만큼은 누구보다도 높이 사줘야 할 것 같다. 비록 거북한 섶에 누워 자거나, 쓰디 쓴 쓸개를 맛보지도 않았겠지만, 20년 가까운 세월을 ‘공주’로만 자라온 그에게 ‘궁궐’을 벗어난 삶은 그 자체로 충분히 쓰고도 남았으리라. 당시 시가로 ‘고작’ 아파트 300채 값밖에 안 되는 6억 원으로 ‘근근이’ 버텨오면서도, 탄핵 역풍에 맞아 ‘천막당사’에 주저앉았을 때도, 정작 자신이 당 대표로서 한나라당을 ‘되살려’냈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에 밀려 대선 레이스조차 치르지 못했을 때도, 그는 손에 물집이 잡히고 피가 나도록 ‘악수’를 하면서 자신을 담금질하지 않았던가. 결국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박근혜, 2007)고 했던 자신의 자서전 제목을 스스로 증명이라도 하듯 다시 청와대에 입성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그래서였을까.









‘아랫것들’의 아우성이 아직은 박근혜 자신이 걸어 온 길 만큼 처절하지 않아서였을까, 아니면 애초부터 ‘아랫것들’의 아우성에는 귀 기울일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 그의 고귀한 신분 때문일까. 이도 저도 아니라면 결국 박근혜가 말하는 ‘국민’에 투쟁하는 노동자들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인가. 수많은 기자회견을 하고 진을 치고 농성을 해도, 박근혜를 만나겠다고 인수위 담벼락을 넘어가도, 곡기를 끊고 ‘죽음’으로써 항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도, 심지어 노동자들이 죽어나가도, 박근혜 당선 이후 인수위를 대상으로 전개된 수많은 노동자들의 투쟁은 인수위 담벼락에 막혀 그저 울림 없는 외침으로 그치고 말았다. 결국 7만 명이 운집했다는 취임식마저도 경찰의 저지에 막혀 들어가지 못했다. 그렇다. 박근혜의 ‘국민’에 ‘고분고분한’ 노동자는 있을지언정, 투쟁하는 노동자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국민행복” 운운하지만, 결국 이들 투쟁하는 노동자의 생존권에 대한 책임은 가당치도 않은 것이었다.















“자본주의 역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박근혜 자신 스스로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듯 “자본주의(에 대한) 새로운 도전” 즉, 자본주의의 위기가 전면화된 상황에서 출범했다. 2008년 전면화한 공황으로부터 여전히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고, 2013년은 더욱 깊은 수렁에 빠져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본주의를 구출하겠다는 “막중한 시대적 소명”을 가지고 출범한 것이다. 박근혜가 자본주의 위기 탈출의 해법으로 제시한 “공정한 시장질서”니,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질서 확립’(인수위 국정과제 중)이니 하는 것은, 그 완곡한 표현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시장질서, 정확하게는 자본주의 원리를 보다 철저하게 관철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뿐이다.










자본주의란 무엇인가. 노동자에 대한 착취를 통해 막대한 이윤을 자본가가 전취하는 사회가 자본주의 사회 아니었던가. 나아가 그 착취에 근거해서 자본가가 노동자를 지배하는 사회 즉, 자본-임노동 관계, 계급 지배 관계가 철저하게 관철되고 있는 사회가 자본주의 아니었던가. 자본이 주인인 세상! 노동자는 한낱 소모품으로 그저 쓰다 버리는 하나의 생산요소에 불과한 것이 아니었던가! 결국 자본주의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것은 노동자 계급에 대한 착취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 계급 지배 관계를 보다 공고히 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박근혜는 노동자들이 정리해고를 당해 길바닥에 나앉든 말든, 비정규직으로 겨우 연명하면서 살아가든 말든, 소상공인이 독점자본에 밀려 파산을 하든 말든, 자본의 위기를 노동자 민중이 짊어지라고, 착취와 빈곤에 허덕인 노동자 민중에게 더 착취당하고 더 빈곤해지라고, 그래서 자본의 위기,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박근혜는 자본주의 위기 탈출의 해법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뿐만 아니라 공동의 이익을 위해 같이 힘을 모아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어려운 시절 우리는 콩 한쪽도 나눠먹고 살았습니다. 우리 조상은 늦가을에 감을 따면서 까치밥으로 몇 개의 감을 남겨두는 배려의 마음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계와 품앗이라는 공동과 공유의 삶을 살아온 민족입니다. 그 정신을 다시 한 번 되살려서 책임과 배려가 넘치는 사회를 만들어 간다면, 우리 모두가 꿈꾸는 국민 행복의 새 시대를 반드시 만들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방향을 잃은 자본주의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며, 세계가 맞닥뜨린 불확실성의 미래를 해결하는 모범적인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저와 정부를 믿고, 새로운 미래로 나가는 길에 동참하여 주십시오. 우리 국민 모두가 또 한 번 새로운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는 기적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합쳐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만들어 갑시다.





- 제18대 대통령 박근혜 취임사 중










그러나 이러한 방식으로는, 아니 다른 어떠한 방책을 내놓더라도 자본주의의 위기를 타개할 수는 없다. 아무리 시장 질서를 확립하더라도, 노동자 계급에게 빈곤을 강요하더라도 자본주의의 위기는 결코 극복할 수 없다. 설사 잠시 잠깐 위기를 모면하더라도 결국에는 자본을 송두리째 집어삼킬 더 큰 공황의 파고를 불러올 뿐, 그리고 자본주의를 역사의 뒤안길에 묻어버릴 노동자계급의 거대한 투쟁을 불러올 뿐, 결코 자본주의의 위기는 타개할 수 없을 것이다.















박근혜의 ‘국민’이 아님은 얼마나 영광스러운가!










결국, 아무리 박근혜가 ‘국민’이라는 말을 남발하더라도, 그 안에 노동자 민중은 없다. 그저 자본가만 존재할 뿐이다. “경제부흥”은 자본을 더욱 살찌우는 것이고 “국민행복”은 더 많은 이윤에 감격해 할 자본가의 행복일 뿐이다. 나아가 “문화융성”이라 함은 노동자에 대한 자본가의 지배, 계급 지배 관계를 은폐하고 더욱 공고히 할 지배계급의 사상, 지배계급의 문화를 더욱 융성하게 하겠다는 것에 불과하다.










허나, 실망할 것도, 원망할 것도 없다. 어느 정부고 그렇지 않았던 정부가 있었는가. 설사 박근혜가 아니라 문재인이 되었던들, 이미 ‘열사’가 되어 버린 노무현이 살아 돌아온들 무엇이 다르겠는가. 이미 우리는 충분히 경험하지 않았는가. 국가란 지배계급의 도구, 계급지배를 위한 도구일 뿐이다. 그리고 국가를 운영하겠다는 정부는 지배계급의 업무를 처리하는 집행인에 불과하다. 결국 국가란 자본가의 국가일 뿐이고, 박근혜가 말하는 ‘국민’에 노동자 민중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국가란 결코 외부로부터 사회에 강요된 권력이 아니다. 또 그것은, 헤겔이 주장하는 것처럼 ‘인륜적 이념이 현실화한 것’, ‘이성이 형상화되고, 현실화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일정한 발전단계에 있어서의 사회의 산물이다. 그것은 이 사회가 자기 자신과 해결할 수 없는 모순에 빠지고, 스스로는 제거할 힘이 없는, 화해할 수 없는 대립물로 분열한 것을 고백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 대립물이, 즉 대립적인 경제적 이익을 가진 계급들이 무익한 투쟁 속에서 자기 자신과 사회를 멸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외관상으로는 사회의 위에 서서 이 충돌을 완화하고, 그것을 ‘질서’라는 틀 속에 유지해야 할 권력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리고 사회로부터 태어났지만 태어나면서부터 사회의 위에 서고, 사회에 대해서 더욱 더 외적인 것으로 되어가는 이 권력이 국가이다.”





- 『가족․사유재산․국가의 기원』(엥겔스)










국가란 계급 지배의 산물, 결코 화해할 수 없는 계급 적대의 산물이다. 박근혜 정부 역시 철저하게 계급 지배, 즉 자본가 계급에 의한 노동자 계급의 지배를 공고히 하는 데 복무할 것이다. 독재자의 딸, 박근혜 정부의 출범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자본의 절박함! 자본이 살 수 있는 길은 오직 전진 뿐, 노동자 민중에 대한 공격뿐이라는 것, 퇴로란 있을 수 없다는 것, 한 치의 양보도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 현재의 자본의 위기가 자본주의 체제 그 자체의 위기임을 보여주는 것이고, 노동자 계급이 역사적 소명을 다 할 날이 머지않았음을 웅변하는 것이다. 지배하는 ‘국민’이 아닌, 계급지배 자체를 철폐할 역사적 소명을 가진 노동자 계급임이 얼마나 영광스러운가!















박근혜 정부의 출범을 열렬히 환영하자!










박근혜 당선 직후 수많은 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상적 빈곤과 정치적 전망의 부재, 투쟁 전선이 무너진 와중에 발생한, 참으로 비극적인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들 노동자들의 죽음은 박근혜와 문재인의 차이 만큼도 희망을 주지 못하는 우리 운동의 상태와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절망하지도, 포기하지도 말자. 어차피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는 단 한 번의 결정적인 승리를 쟁취하기까지 아흔 아홉 번 패배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 아니었는가. 호흡을 다시 가다듬고 한 발 한 발 발자국을 새기면서 전진하자. 동지들을 처절히 떠나보내야 했던 오늘의 분노를 가슴에 새기고, 이제는 그 어느 누구도 떠나보내지 않겠다는 결의로, 새 찬 바람 속에 있는 동지들의 투쟁부터 엄호하자. 무너진 전선을 다시 세워내고 무너진 사상을 다시 건설하자. 그리고 노동자 계급의 해방을 견인할 노동자의 당을 건설하자. 박근혜 정부, 자본가 정권과 역사의 운명을 건 전투를 준비하자. 그때를 위해 오늘은, 노동자 계급의 해방과 자본주의 철폐의 재물이 될, 박근혜 정부의 출범을 열렬히 환영하자! <노사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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